박혜정 기자2019-04-10

크리스천의 가장 큰 덕목인 ‘사랑’에 관한 묵상집이 발간됐다. 탈북민 사역을 펼치고 있는 목회자이자 책 <사랑은 행복을 꽃피우는 삶>의 저자는 실제 사역 현장에서의 경험과 성경적 가치관을 토대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사랑은 행복한 희생이죠 “눈으로만 입으로만 사랑을 말하지 말고 진실한 마음과 몸으로 희생하며…” <사랑은 행복을 꽃 피우는 삶>은 독자들로 하여금 일상에서 ‘사랑’에 관한 묵상을 통해 영적 성장을 돕는 묵상집이다. 이 책의 저자는 탈북동포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남북사회복지실천운동본부 대표 구영서 목사다. 구 목사는 탈북자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새터민 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현재 쉼터에서는 탈북민들의 결혼과 취업, 자녀교육, 수술 문제 등과 관련된지원사역을 펼치고있다. 저자는 목회현장과 북한 선교사로 활동하며 깨달은 것들을 짧은 글로 기록해 자신의 SNS를 통해 전해 왔다. 이를 토대로 ‘사랑과 나눔’의 덕목을 강조한 자신의 묵상 이야기를 이 책에 수록했다. 책에는 △‘믿음을 심는 사랑’ △‘소망을 꿈꾸는 사랑’ △‘사랑은 행복의 열매’라는 세 가지 주제아래 총 152개의 짧지만 따스함과은혜를 전해주는신앙 에세이가 실렸다. GOODTV 글로벌선교방송단 교회기자(신언장로교회)로도 활동하고 있는 구 목사는 “목회자이자 북한 선교사로 섬기면서 깨달은 것은 사랑은 행함으로 실천해야 진실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행함이 없는 말뿐인 사랑은 죽은 믿음”이라며 “각박한 세상에 지친 영혼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도 사랑하며 더불어 살 수 있도록이 책이 도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인경 기자2019-04-01

신약성경의절반가까이를집필한사도바울. 그가가장사랑한제자디모데에게남긴서신은오늘날디모데전·후서로전해지고있다. 제자를향한사도바울의진솔한조언들은이시대의영적지도자와그리스도인들이어떻게살아가야하는지를깨우쳐주는최고의지침서로꼽힌다. 목회자·성도들 영적 성장에 필요한 조언 “오늘날서점에서도자기계발서는언제나눈에띄는곳에전시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사람들은왜이토록자신을계발하기원하는것일까요? 그것은더나은존재가되기원하는사람들의바람때문입니다. 스스로만족하기위해혹은타인과사회를이롭게하기위해더나은존재가되기를원하는마음이사람들로하여금자신을계발하게끔만드는것입니다” 이영훈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위임목사)가최근펴낸신간<영적지도자의길>은디모데전·후서의내용을바탕으로오늘날기독교인들에대한당부의말을담아냈다. 비기독교인, 기독교인을불문하고모든사람들은자기계발에대한욕망이있다. 다만자신을계발하는방법과참고서는다르다. 비기독교인들의경우이미성공한사람들이쓴자기계발서를읽는다면, 기독교인들은하나님의말씀인성경을의지한다. 이목사는“인간의노력은반드시더나은존재로만든다는보장은없다”며이는“지속적이지못하고한계에부딪히기마련이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 따라서오직하나님의말씀만이우리를변화시키고성장시킬수있다고강조한다. 사도바울이사랑하는제자디모데에게참된목회자의길을가르치기위해기록한디모데전·후서는영적지도자, 즉목회자가되기를바라는사람들뿐아니라가정, 직장등각자의자리에서선한영향력을고민하는성도들에게도도움이된다고소개한다. 특히일상의삶에서경건을훈련해야하는것은모든성도들에게필요하다고강조한다. 이영훈목사는매일기도와함께하루를시작하고, 혀를잘다스려서덕스러운말만하고, 긍정적인생각을하며, 범사에감사하는신앙생활을지속적으로해나가야한다고권면했다. △은혜에대한감사△다양한성도들을대하며등12장으로구성된책은챕터별로각자의삶의자리에서하나님의이름을드높인영적지도자들의삶과신앙을소개한다. 마틴루터가기도생활에대해조언한기록도실렸다. “기도를아침에눈뜨자마자해야할중요한일이자저녁에잠들기전에어김없이해야할마지막일로삼는게좋다.(중략)크리스천은‘기도하라!’라는명령을받았다. 이는‘살인나지말라’, ‘도둑질하지말라’라는명령에못지않게엄중하고단호한가르침이다.” 이영훈목사는 이 책에서“하나님께쓰임받는일만큼영광스러운일은없다”며“디모데전·후서에녹아있는조언을깊이새겨누구든지삶의자리에서그리스도의향기를내길소망한다”고전했다.

천보라 기자2019-03-03

네 얼굴은 조선사람 같아 선조는 조선인이겠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눈을 감으면 본 적도 없는 조선의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 그 청명한 푸르름이 펼쳐진다 아마도 그렇겠죠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 '얼굴' 중에서 한국을 사랑한 일본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 시대를 성찰한 지성인, 한국을 사랑한 일본 대표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子, 1926~2006)의 대표작을 모은 시선집 <처음 가는 마을>이 출간됐다. 시선집에는 그의 9권의 시집과 3권의 시선집, 미발표작 등 52편의 시편이 실려있다. 이바라기 노리코는 1926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와 태평양전쟁으로 살벌한 시대를 버티며 성장했다. "이런 멍청한 짓이 또 있을까…" 그의 시와 사상은 시대의 아픔과 나라가 저지른 만행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쪽으로 가게 하는 일, 이것이 이바라기 노리코가 평생 쉬지 않고 해온 작업이다. 이번 시선집에는 '전쟁의 폐허에서 벗어나 빛나는, 청춘의 시절, 자유와 희망이 가득한 곳, 그 속의 사람들을 꿈꾼' 시인의 마음이 ‘잔잔하되 절실하고 절절히’ 표현된 시편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을 사랑하던 이바라기 노리코의 죄의식과 부끄러움, 그리고 한글과 한국 예술에 대한 애정은 그의 시편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일찍이 일본어가 밀어내려 했던 이웃나라 말 / 한글 / ゆるして下さい (유루시테구다사이) / 용서하십시오 / 땀 뻘뻘 흘리며 이번에는 제가 배울 차례입니다 / 어느 나라 언어에도 굴복하지 않았던 / 굳건한 알타이어족의 한 줄기 정수에- /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 온갖 애를 써가며 / 그 아름다운 언어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 '이웃나라 언어의 숲' 중에서 실제로 시인은 어린 시절 김소운이 편역한 <조선민요선>을 읽고 민요의 소박함과 기지에 이끌린 후 불상, 민화 등 조선의 미술에 애정을 갖게 됐다. 남편과 사별한 이듬해인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윤동주와 신경림 등의 작품을 읽으며 한국의 현대시를 직접 번역하기 시작했다. 이바라기 노리코가 번역하여 출간한 <한국현대시선>은 그에게 1991년 요미우리문학상(번역부문)의 수상의 영광을 안기기도 했다. 또한 그가 번역한 윤동주의 시가 일본의 한 교과서에 실리며 일본 사회에 윤동주를 널리 알리는 데 공헌을 했다. 젊은 시인 윤동주 /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 / 그대들에게는 광복절 / 우리에게는 항복절인 / 8월 15일이 오기 겨우 반년 전 일이라니 / 아직 교복 차림으로 / 순결을 동결시킨 듯한 당신의 눈동자가 눈부십니다 – '이웃나라 언어의 숲' 중에서 <처음 가는 마을>을 번역한 정수윤 씨는 "지난 세기, 멀고도 가까운 이웃나라 섬에서 뜨거운 생을 살다간 시인은 자기 나름의 사랑과 정의를 위해 아름다운 투쟁의 시간을 살다갔다"며 "무엇이든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수용하여 자기 언어로 풀어내고자 하는 시원스러운 용기, 모든 감정을 안고서 용감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경쾌하고 성숙한 시인의 시편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이바라기 노리코는 일본의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동화작가, 각본가이다. 1926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전쟁 중 공습을 피해 다니다 패전 후 희곡을 쓰기로 결심한다. 1953년 다니카와 슌타로 등 작품 성향이 비슷한 시인들과 시 동인지 <노(櫂)>를 창간, 1955년 첫 시집 <대화>를 발표했다. '6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등 대표작으로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총 9권의 시집을 남겼다. 1976년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한글 에세이 <한글로의 여행>을 썼고, 1991년 번역시집 <한국현대시선>으로 요미우리문학상(번역부문)을 수상해 한국시를 일본에 알렸다. 2006년 도쿄에서 별세했다. ▲<처음 가는 마을> (이바라기 노리코 지음·정수윤 옮김, 봄날의책)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2019-04-17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에서 '결혼이 의무가 아니다'라고 답한 사람은 56.4%로, 조사 이래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젊은 세대일수록 결혼은 '선택'이란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이 이렇게 변했음에도 한국 사회는 결혼하지 않은 이들에게 '왜'라는 질문과 '외롭겠다'는 식의 걱정, 지탄을 먼저 보낸다. 심지어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결혼 이전'의 임시상황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비혼(非婚)을 택한 이들은 결혼의 책임을 지지 않음으로써 그저 가뿐하기만 할까. 그렇지만은 않아 보인다. 재정문제, 주거, 사회적 편견 등 고난과 역경이 지뢰처럼 숨어 그들을 기다린다. 비혼을 '문제' 혹은 '단순한 현상'으로 치부해선 안 되는 이유다. 여기에 책을 펴내 세상의 선입견이 덧씌워지지 않은 진정한 비혼 라이프를 공개한 이들이 있다. '41년생 우리나라 비혼 1세대' 김애순(78)과 '1988년생 비혼계 떠오르는 샛별' 이진송(31)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비혼을 비정상, 사회문제 원인으로 보는 우리 사회에 통렬한 한 방을 날린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결혼의 의미와 책무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비혼(非婚),또 다른 삶의 형태일 뿐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당당하게 비혼(非婚)을 선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결혼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시대가 된 셈이다. 저자 김애순과 이진송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비혼>에서 비혼을 결심한 계기부터 그간 느낀점까지 비혼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대담 형식의 두 사람의 대화를 읽다 보면, 비혼이라는 공통점만으로 47년이라는 세대차가 무색해진다. 이들이 먼저 공통되게 말한 건, 비혼으로서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에도 우리 사회는 그 면면은 보지 않은 채 이들을 보통의 범주가 아닌 것으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진송은 "비혼을 외치는 사람들을 '이기적'이거나 혹은 자기밖에 모른다거나, 감정이 메말랐다는 식으로 결혼시장에서 낙오한 사람으로 보면서 자꾸 성격상의 문제점을 찾아내려 한다"고 말한다. 그의 말은 비혼주의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일상에서의 감정적 어려움을 대변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혼을 선택하는 데는 다양한 문제와 결부된다. 가부장적 문화에 편입되고 싶지 않아서 혹은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등 개인 가치관의 이유일 수 있지만, 사회적인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일례로 2030세대가 결혼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 꼽힌다. 서울시의회 '서울시 1인 가구 대책 정책연구'에 따르면 '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20대가 39.7%, 30대는 39.2%에 달했다. 홀로 사는 청년 10명 가운데 4명이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과 청년실업 증가 등 팍팍한 현실이 결혼에 대한 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 저자는 이 같은 다양한 면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혼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보는 시각에 아쉬움을 드러낸다. "비혼을 바라볼 때 결혼의 문제점에만 초점을 맞추면 결국 대안은 ‘좋은 결혼’, ‘문제점이 개선된 결혼’이 돼요. 저는 그보다 비혼이 다양한 삶의 방향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내가 결혼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차별이나 제약에 부딪히지 않는 세상을 원해요."(이진송) 비혼주의자들이 비혼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며 비혼으로 살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를 잘 보살피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혼주의자 ▲김애순·이진송 지음,알마 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은 두 저자의 대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이 비혼의 모든 면을 담아내려고 노력한 두 저자의 목표는 결국 '비혼은 이기적이다. 문제가 있다'는 편견에 어퍼컷을 날리는 것. 이들은 이제 개인의 노력이나 희생 없이도 비혼이 자연스러운 삶의 형태로 받아들여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비혼이 완벽해서, 기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해서, 결코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서 비혼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삶이 더 나에게 맞고, 내가 원하는 모습이고, 그에 수반하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 이것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며, 결혼할 자유만큼이나 중요한 ‘결혼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고 싶을 뿐이다."

최상경 기자2019-04-23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케이팝(K-Pop)의 역사를 새로 썼다.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차트에 이어 일본 오리콘차트까지 석권하며 음악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대중들은 BTS의 인기비결로 뛰어난 군무 실력, 음악적 감수성, SNS를 통한 활발한 소통 등을 꼽는다. 물론 이같이 다른 가수보다 특출난 지점들이 존재할지라도 BTS가 지금의 정점을 찍은 데는 '강남 스타일'로 전세계를 흔들어 놓은 싸이 같은 걸출한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BTS 역시 케이팝 기획사에서 나온 아이돌 그룹이고, 이들의 음악이 케이팝으로 불리는 한, 케이팝 열풍의 요인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케이팝'은 어떻게 부상했고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됐을까. 여기에 '케이팝'의 ABCD를 총 정리한 한 권의 책이 존재한다. 이 책은 세계적인 사회학자 존 리(John Lie) 교수가 케이팝의 역사와 산업을 분석한 번역본이다. 단순히 케이팝의 인기요인을 열거하기보다는 케이팝이란 현상과 함께 냉철한 분석을 곁들여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다. '대한민국 대중음악과 문화 기억상실과 경제 혁신'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저자는 케이팝이 '문화적 기억상실'과 '경제적 혁신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그간 국내 문화사회학이나 대중음악 연구자들 사이에서 찬반의견으로 인용되며 다소 논쟁을 빚기도 했다. 자본론의 결과물, 이익쫓아 해외진출 "케이팝에 붙은 '케이(K)'는 한국 문화나 전통보다 오히려 '자본론(Das Kapital)'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케이팝 양식은 대한민국 수출 강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고 해야 정확하겠다. 그리고 이 발언으로 우리는 정치경제 영역에 들어가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급격한 경제발전과 현대화로 인해 전통문화를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조차’ 망각하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 한국인들이 서양이나 일본 문화를 어설프게 모방하던 단계를 지나, 서구의 발전된 문화를 자신의 문화인마냥 거리낌없이 재창조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케이팝의 시작점을 '서태지와 아이들'이라고 본다. 이른바 '서태지 혁명'으로 대중음악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했다고 강조한다. 이를 기점으로 새로운 서구 주류 음악의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전염성 강한 테크노 비트와 중독적인 후렴구, 감각적인 안무 등의 양식이 케이팝 원형으로 굳혀졌다는 것이다. 즉 케이팝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의 현상이며 21세기 첫 10년간 명확해진 음악브랜드이자 양식이라 일컫는다. 이렇게 완성된 양식은 '문화기술'이란 이름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게 된다. 존 리 교수는 "케이팝 양식은 대한민국 수출 강박과 떼려야 뗄 수 없다"면서 "케이팝이 선택한 미학이나 음악발전을 부정하거나 과소평가하진 않지만, 해외 성공 소식으로 수출 지향성 케이팝이 대한민국 시장을 점령하게 됐다. 10대가 대중음악 소비 지배층으로 떠오르면서 업계 역시 아이돌 그룹 음악을 듣는 그 취향을 맞추고 생산하고 또 따라가는 형태를 취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가치판단을 배제한 듯해도, 저자는 케이팝을 바라봄에 있어 이처럼 ▲존 리 지음·김혜진 옮김, 소명출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현재 케이팝이 세계에서 인기를 끈다며 각종 매체가 떠들썩한데, 이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다소 이질감이 들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저자가 지적한 것과는 달리, 한국만의 색으로 대중문화를 창조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BTS가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이들 그룹은 케이팝의 특성을 취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창의력과 공감력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케이팝이라고 불리는 수출 대상인 상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또 어떻게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까지 이 음악을 소비하게 됐는지, 그의 냉엄한 탐구를 쫓다 보면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게 만든다. 그는 "케이팝의 부상은 한국 수출의 성공이라는 또 다른 예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축하면서도 "한국 대중음악의 장르적, 예술적, 유흥적, 그리고 기술적 혁신은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한국 대중음악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도약이 요구되는 지금, 케이팝의 정체성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기엔 최적인 책이다.

박재현 기자2019-04-23

1960년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베트남에는 아직도 정신적, 신체적 장애로 고통 속에 살아가는 고엽제 피해자들이 있다. 국내·국제 NGO 단체인 '함께하는 사랑밭'은 그들 중 베트남 소수민족인 '꺼뚜족'을 만나 의료봉사와 꽃과 같은 아름다운 추억을 전하며 작은 위로의 마음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관심의 손길이에서 피어나는 그들의 웃음 꽃" "아픔의 흔적은 지울 수 없지만, 좋은 기억으로 당신을 보듬어 주고 싶습니다." <예쁘다 너 꽃처럼>은 함께하는 사랑밭과 배우 오인혜, 캘리그라피 작가 김정호가 함께 참여해 제작한 포토에세이이자 도네이션북이다. 특히 이들은 베트남 전쟁으로 고엽제 피해를 입은 꺼뚜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내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료 진료와 의약품 전달, 캘리그라피 등을 활용한 재능기부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 책에는 꺼뚜족 아이들과 함께 봉사자들이 꽃과 붓을 통해 소통해 나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꺼뚜족은 베트남 54개 민족 중 하나인 소수민족으로 약 7만 6,000명의 70%가 꽝남성에 살고 있다. 꽝남성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곳으로 봉사자들은 이런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전하고자 했다. 이들은 문자가 아닌 그림으로 다가가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한 명 한 명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했다. 봉사자들은 "꽃잎과 한글로 열쇠고리, 부채 등을 만들며 아이들의 호기심과 기대 가득한 눈빛들을 봤다"면서 "이 순간을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했나 보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예쁘다 너 꽃처럼>은 과거 전쟁으로 인한 고엽제 피해에 대해 그냥 지나쳐 버릴 일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기억하며 어려움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데일리굿뉴스 전쟁을 통해 남은 아픔…기억하고 함께 나눠야 작은 질병들부터 언제 생겨났는지 모를 상처와 피부염증들까지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했던 꺼뚜족을 위해 봉사자들이 무료 진료와 비상약을 전한 이야기도 이 책에 담았다. 특히 한강수병원 송우진 과장은 300여 명이 넘는 꺼뚜족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료를 했다. 꺼뚜족 사람들은 마을에서 몇 시간 떨어진 병원을 찾아 나서기엔 형편이 여의치 않았고, 웬만한 아픔은 그저 참아낸다고 했다. 송 과장은 "주로 두통, 관절염 같은 질병 증상과 이유 모를 피부염증들까지 힘들게 온 분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듣고 다 봐 드릴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예쁘다 너 꽃처럼>은 과거 전쟁으로 인한 고엽제 피해에 대해 그냥 지나쳐 버릴 일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기억하며 어려움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전한다. 함께하는 사랑밭 박상애 현지 봉사자는 이 책에서 "베트남 사람들과 함께 웃고 부대끼며 살다 보니 이들의 힘듦과 아픔을 알게 되었다"며 "고엽제 피해자들의 아픔을 통해 우리도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고백했다. 한편 이 책의 저자수익금은 국내·국제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실천하는 NGO단체, 함께하는 사랑밭을 통해 기부된다. 이 책의 출판사인 '북티' 역시 수익금 일부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혜정 기자2019-04-08

다음세대의 부흥을 꿈꾸는 한국교회가 신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청소년들과 소통해야 하는지 일러주는 책이 발간됐다. 이른바 바른 믿음의 다음세대를 양성하기 위한 책 <이야기 청소년 신학>은 교회 현장의 사역자들과 교사들에게 다음세대를 성경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지금이 골든타임, 청소년신학이 필요하다!”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위기를 외치는 이 때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신앙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청소년 신학’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본서의 저자들은 청소년 사역을 20여 년간 이어온 마상욱 교수와 미국의 1세대 청소년지도자로 불리며 60년 동안 현장사역을 펼친 딘 보그먼 교수다. 두 저자는 한 달 가까이 한국 사회와 교회, 개인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다음세대와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신학’의 모델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에 이들은 청소년들을 사역한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고민과 문제를 성경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한 경험에다 총체적 실천신학을 접목했다. 저자들은 “예수 중심 사역을 위해서는 총체적 실천신학을 바탕으로 총체적 청소년 사역을 해야 한다”면서 “한 사람이 속해 있는 사회와 문화, 제도를 한꺼번에 바라봐야 한다. 현실과 단절된 신학은 피상적인 사역을 만들어 낸다”라고 말했다. 다음세대들을 잘 이해하고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문화와 현실을 이해하며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들은 이 책에서 대중문화, 디지털 세대와 소비중심, 인격과 성문화, 청소년들의 인간관계 등을 어떻게 이해야하고 해석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다룬다. 저자들은 “청소년 지도자로서 문화를 바라볼 때 선악의 관점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지 폐해가 되는지를 보아야 한다”며 청소년들의 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 이들과 대화할 것을 조언한다. 저자 소개 저자 마상욱-교회, 학교, 교육단체 등과 연계한 현장 중심 목회자로서 청소년지도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대학 강의를 진행해 왔다. 현재 숭실사이버대학교 청소년코칭상담학과 특임교수, 칼빈대학교 아동청소년사역연구소장이다. 예수믿는교회 담임목사이자 (사)청소년불씨운동(YSM) 대표인 저자는 매년 여름과 겨울 파워캠프, 크자캠프(크리스천을 위한 자기주도학습캠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 딘 보그먼(1928~)-미국 고든코넬 신학대학원 교수이자 문화 및 청소년 연구담당 이사, 보스턴 해밀턴 웬햄교회 담임목사이다. 청소년지도자 훈련 및 청소년을 위해 일생을 보낸 저자는 CYS, 청소년문화연구소를 창립하고, 2006년 청소년교육자협회(Association of Youth Ministry Educators)와 2013년 청소년 특별 프로그램(Youth Specialities)에서 청소년 부문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다. 청소년국제학술회의 명예 창립멤버이다.

김주련 기자2019-02-12

늦은 나이에 글과 그림을 배워 전시회를 열었던 전남 순천 할머니들의 인생 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와 관심을 끈다. 전쟁 중 피란길의 외로움, 일본군에게 잡혀간 친구에 대한 그리움 등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슴 울리는 애틋한 이야기 덤덤하게 풀어내 "못 그려도 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고 절로 행복해집니다" '순천 소녀시대'라 불리는 할머니 20명의 살맛 나는 인생 이야기를 담은 그림 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에는 할머니들의 눈물과 웃음이 배어있다. '순천 소녀시대' 할머니들이 살아온 생을 모두 합하면 1600년이 넘는다. 이들의 삶을 모두 책에 담을 순 없지만, 책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겼다. 일본군에게 잡혀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친구에 대한 그리움, 전쟁 중 피란길에 죽은 동생을 업고 온종일 걸었던 슬픈 기억, 글을 몰라 거리의 간판이 다 외국어처럼 느껴졌던 쓸쓸함 등 애틋한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책에서는 삶의 풍파를 헤쳐 온 할머니들의 글 뿐 만 아니라 개성 넘치지만 따뜻한 그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뒤늦게 그린 그림에 재미를 붙여 수십, 수백 장을 그렸다. 모두 모으니 수천 장이 넘었고 실력도 깜짝 놀랄 정도로 늘었다. 지난해 서울 한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었는데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고, 올해는 뉴욕과 워싱턴DC, 필라델피아 등 미국 전시 계획까지 잡혀있다. 순천시 한글작문교실서 처음 글 배워 할머니들은 2016년부터 순천시 평생학습관 한글작문교실 초등반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내 인생 그림일기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과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평생 까막눈으로 살았던 할머니들은 연필을 잡는 것조차 두려워했다고 한다. 손이 떨려 선을 긋기도 힘들어 했고 '그림은 한 번도 그려본 적 없다'며 손사래 치고 한사코 펜 들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할머니들과 함께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던 김순자씨는 "글을 모른다는 사실이 들통날까 봐 불안에 떨고 흰 종이만 봐도 겁을 냈던 분들이었다"면서 "처음에는 글 공보다는 어르신들의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드는 데 더 많이 집중했다"고 전했다. 굳게 닫혔던 할머니들의 마음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열렸다. 할머니들의 마음이 열리니 한평생 묻어둔 가슴 속의 한이 쏟아져 나왔고, 이내 그 이야기들은 가슴 뭉클한 작품이 됐다. 올해 70세인 김명남 할머니는 "공부를 하니까 젊어지고 활달해지고 방송, 잡지에 나와 대단한 사람으로 느껴진다"며 "지금 내 인생의 최고 행복"이라고 말했다. 김순자씨는 "누구나 무언가 한구석 채우지 못한 부분이 있고 숨기고 싶은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인생 전체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배움이, 채움이 조금 늦더라도 어느 순간 눌려 있던 재능이 활짝 꽃피는 순간이 찾아온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울고 웃던 수많은 시간, 그 곁에서 보낸 하루하루가 내게도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김정자 할머니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신과 남편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데일리굿뉴스

김신규 기자2019-02-10

현대 사회는 양 극단의 사고를 지닌 무리들 간의 팽팽한 기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단적 사건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온다.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 테러 사건이 그칠 줄 모르고, 종교의 얼굴을 한 극단주의도 여전히 횡행한다. 한국사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소위 좌파라는 진보성향의 여당과 보수 우파 야당의 팽팽한 대립,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으로 불거졌던 혜화역에서의 페미니즘 시위, 워마드의 가톨릭 비난 성체 훼손 사건 등은 우리 사회의 극단주의의 극히 일부분의 하나다. 이외에도 SNS나 메신저 등 사회관계망에서도 특정 기사나 글에 대해 반대하는 성향의 사람들과 찬성하는 사람들 사이의 난투극은 광신을 방불케 할 만큼 우리사회에 짙게 드리운 극단주의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극단주의의 특징들- 배타성, 광신, 강요, 혐오 ▲김태형 저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표지 ⓒ데일리굿뉴스 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이 쓴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에서는 사회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극단주의자들은 사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는 극단주의의 주요 특징으로 배타성, 광신, 강요, 혐오를 꼽는다. 배타성은 “자신이 속한 집단 즉 ‘내 집단’은 무조건 옳고 외집단은 다 틀렸다고 간주하는 대단히 심각한 내집단-외집단 편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배타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불관용의 태도나 비타협성과 혼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짓이나 비타협성은 배타성이나 배타성을 기본 특징으로 하는 극단주의와 관련이 없다. 오히려 이러한 배타성은 현실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다. 극단주의는 또 비합리적 믿음, 광적인 믿음을 주요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광신은 본질적으로 배타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배타적인 사람이나 집단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없으며 인정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완전무결함을 절대적으로, 미친 듯이 붙들고 있어야 비로소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극단주의의 특징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자신의 믿음을 타인의 믿음으로 강요하는 것이다, 강요의 특징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강요함은 물론 그것을 거부할 경우 박해나 학대를 하며, 심한 경우 죽이기도 한다. 저자는 극단주의는 배타성, 광신, 강요를 세 개의 바퀴 삼아 움직인다고 정의한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극단주의를 지나치게 넓은 의미 혹은 모호한 의미로 사용할 경우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온갖 것들을 모두 극단주의로 규정하는 마녀사냥이 가능해지는 만큼 주의를 요한다. 극단주의는 외부세계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곧 혐오를 낳는다. 혐오는 배타성과 맞물리는 성향을 보인다. 둘을 분리하기 어렵다. 즉 배타시하는 대상은 혐오하는 대상이 되기 마련이고, 어떤 대상을 혐오하게 되면 그것을 배타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에 대한 혐오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기에 어떤 대상을 혐오한다는 명분으로 그를 극단주의자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극단주의 조장하는 권위주의적 사회 지배층 극단주의를 부추기거나 묵인하는 세력에 대해 이 책의 저자는 권위주의적 사회 지배층이라고 단정한다. 이들은 ‘차별’이라는 방법으로 각종 사회 집단을 이간질해 자신들의 안전과 이익을 꾀하기 때문이다. 차별당하면 억울하고 억울하면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데, 그 분노가 사회 지배층(강자)이 아닌 다른 계층(약자)으로 향하게 왜곡시켜버린다. 저자는 권위주의 저변에는 뜻밖으로 심리적 무력감이 깔려 있다는 사실 또한 묘한 아이러니 같다고 언급한다. 저자는 또 극단주의에서 빠질 수 없는 테러리즘과 관련해 유일신 근본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종교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언급한다. 여기서 사례로 든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와 같은 폐쇄적인 유일신앙은 그 배타성과 광신, 강요, 혐오로 극단적 분쟁을 초래하곤 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로 중세의 십자군 전쟁과 21세기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을 언급했다. 저자의 유일신앙이 문제가 있다는 식의 언급은 문제로 기독교적 시각에서 동의할 수 없지만, 일부의 권력층이 자신들의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저지른 역사적 사건들을 보면 잘못된 신앙관이 크나큰 역사의 오점을 남긴다는 점도 여기서 알 수 있다. 저자는 극단주의를 예방하고 퇴치하려면 안전한 사회 구축, 기층 민주주의 실현, 국가 차원의 공동체 건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실제적 위협과 정신적 위협에서 해방돼 타인들(사회)에게 받아 들여 지고 타인들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을 때 비로소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기층민주주의 실현은 민중이 기층 단위의 주인공이 됨으로써 일상적 삶을 민중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적폐 청산을 필수로 해 국가 공동체를 새롭게 재건하면 전체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된 목표를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박혜정 기자2019-01-21

대한민국 사회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공감과 소통이다. 사회적으로 논쟁거리가 있을 때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등 마치 유행어가 돼 버렸다. 날로 팍팍해지는 현실 속에서 진정한 공감과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걸까?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은 우울증이고, 자살률은 몇 년째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현대사회의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30여 년 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한 정혜신 박사는 자신의 책 <당신이 옳다>에서 공감과 소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통찰력 있게 이야기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 팁(tip)을 제안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진정한 공감, ‘존재의 과녁’에 도달해야 “누가 이야기할 때 중간에 끊지 않고 긍정해 주는 것, 잘 들어주는 것이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그건 공감이 아니라 ‘감정 노동’이다.” 정혜신 박사는 자신의 책 <당신은 옳다>에서 공감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꼬집었다. “나라도 참아줘야지 하며 눈 질끈 감고 버티는 일엔 한계가 있다"며 "이런 것은 공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공감이란 무엇일까. 저자 정혜신 박사는 공감이란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라며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 중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힘”이라고 정의했다. 일종의 ‘치유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을 살리는 공감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성품보다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저자는 배움의 첫 단계로 ‘공감의 과녁’을 강조했다. 대화에는 과녁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 과녁에 맞추어 정확하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그는 책에서 역사에 관심 많은 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예시로 소개했다. 해당 변호사는 모임에서 다른 사람은 관심 없는 역사이야기를 꺼내 장황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응하는 정 박사의 질문은 역사에 관심이 많은 ‘변호사’, 즉 ‘그’에게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테면 “나는 역사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역사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당신이 궁금합니다. 역사의 어떤 점이 그렇게 끌리나요?” 등이 변호사를 향한 정 박사의 질문이다. 이같이 상대의 ‘존재 자체’에 관심을 돌리는 공감적 대화는 서로 간 자기 내면의 여러 마음들을 꺼낼 수 있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공감하는 일에는 전제가 따랐다. 상대방을 공감해주는 자기 자신이 먼저 공감 받아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하려는 사람은 동시에 자신에게도 무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기 보호를 잘하는 사람이야말로 누군가를 도울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회복지사, 시민운동가 같이 사회적으로 공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은 ‘공감 강박’ 때문에 탈진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나 피해자들을 돕다 무례한 대접을 받을 때, 동의 할 수 없는 요구에도 그냥 참고 인내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피해자를 미워하는 일명 '나쁜 사람'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서다. 하지만 저자는 “공감자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누군가 알아줘야 나중에 피해자에 대한 홀가분한 공감이 가능하다”며 “자기 보호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가 힘들어 보인다고 개입하는 것은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물에 빠진 사람을 보고 다급한 마음에 무작정 뛰어 드는 것과 같다. 둘 다 불행해진다”고 조언했다. ▲지난해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우울증 진료 환자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58만8천명에서 68만1천명으로 15.8% 증가했다. ‘충조평판’ 대신 해야 할 공감언어, “너는 옳다” 저자는 책에서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상대방에게 전하는 이야기들은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에 그치는 우리의 공감 능력을 꼬집기도 했다. 충조평판의 다른 말은 ‘바른말’이다. 저자는 “바른말은 의외로 폭력적이라며 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을 과장해서 한 만 배쯤은 더 많이 봤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별 것 아니다. 괜찮다. 가능하면 그녕 버텨라”,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어봐” 등 공감한답시고 무심코 내뱉는 표현들이다. 우리가 혹시 누군가에게 ‘충조평판’을 늘어놓고 있지는 않은지, 바른 말을 한답시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하게 한다. 한편 정혜신 박사의 <당신이 옳다>는 지난 해 11월에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영향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를 통해 “싱가포르, 파푸아뉴기니 순방 중에 전용기 안에서 이 책을 읽었다”며 “공감과 소통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내가 생각했던 공감이 얼마나 얕고 관념적이었는지 새삼 느꼈다. 가족들과의 공감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독후감을 남겼다. 영향을 받은 대통령 지지층들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소통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실용서와 같다는 점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키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저자는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이야기”라며 “이 책을 읽고 ‘충조평판’만 안 할 수 있어도 공감의 절반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혜인 기자2019-01-21

새해 들어 '독서 계획'을 세운 기독교인들을 위해 올해 꼭 읽어야 할 신앙 서적을 모았다. 아래 6권은 기독 출판사 에디터들이 엄선해 추천한 책이다. 먼저, <초대교회사 다시 읽기>는 초대교회의 역사를 통해 기독교가 확산된 이유를 집중 조명한다. 무너져버린 한국교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는 평가다. <혁명의 시대와 그리스도교>에는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의 역사적 사례가 풍부하게 담겼다.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고찰하도록 돕는다. ▲IVP 선정 도서<덕과 성품>,<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데일리굿뉴스 편지 형식의 책 <덕과 성품>도 눈길을 끈다. 미국에서 최고의 신학자로 선정된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로렌스라는 아이에게 15년 동안 쓴 편지가 수록돼 감동을 전한다. 편지에는 자비, 인내 등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14가지 덕목이 설명됐다.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는 로마의 한 그리스도인의 하루를 보여준다. 독자에게 기독교인의 삶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생하게 가르쳐준다. ▲넥서스크로스 선정 도서 <나는 하나님 나라의 교사입니다>, 두란도 선정 도서 <답이 되는 기독교>ⓒ데일리굿뉴스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지침서가 될 만한 책도 있다. <나는 하나님 나라의 교사입니다>에서 저자는 교사의 롤모델로 예수님을 제시하며, 그분의 영성을 가질 때 진정한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 책은 미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존경 받는 팀 켈러 목사의 <답이 되는 기독교>이다. 신이 없다고 말하는 무신론자들의 주장을 탁월한 논리로 풀어내 비기독인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으로 꼽힌다.

윤인경 기자2019-01-18

지금처럼웃음이절실한시대없었다 “오늘환하게웃은적몇번이었나요?” 유머있는사람되려면?…‘공감’·‘감수성’ 진솔한유머, 병든사회낫게하는힘 “진정한유머는경솔함이아닌진솔함에서우러나온다. 자기에게솔직할때, 그리고심각한허세를내려놓고진지한눈빛으로타인을바라볼때가슴에서가슴으로진동하는익살이솟아오른다. 그웃음은세상을다르게만날수있는삶의자리를빚어낸다.” 미국갤럽사가지난2014년, 전세계143개국을대상으로'감정에관한조사'를시행한적이있다. 긍정적인감정을경험하는나라의순위를살펴보니1위가파라과이, 2위콜림비아등중남미국가들이대부분석권했다. 미국은25위, 독일은34위, 중국은45위, 일본은83위였다. 그렇다면우리나라는몇순위였을까. 143개국가운데121위, 하위권이었다. 한국의자살률이높고행복지수가낮다는조사결과가매년발표되는만큼예상된결과지만, 긍정적인감정의경험을어떻게산출했을까? 질문은다음과같았다. △어제느긋하게쉬었습니까? △어제미소를지었거나크게웃었습니까? △당신은어제주변사람들에게존중받았습니까? 가파른생존경쟁속에서일과공부에치이는한국사회. ‘피로사회’라는말이전혀위화감이없을만큼거리를오가는사람들, 출퇴근지하철에서마주하는사람들의표정은온통무표정이다. 하루하루사는게그저힘들고짜증과분노로점철된일상에유머가깃들자리는없었다. 사람들은“웃고싶어도웃을일이없다”고말한다. ‘모멸감-굴욕과존엄의감정사회학’, ‘생애의발견-한국인은어떻게살아가는가’ 등을통해한국사회의모습을분석해온사회학자김찬호는최근<유머니즘>을펴냈다. 저자는유머를진지하게들여다보며웃음이라는감정이어떻게공유되고사회적으로어떤힘을발휘하는지를고찰했다. 무한경쟁을통한성장, 풍요에대한장밋빛환상과강박을내려놓고, 수많은사람들이‘좋은삶’이무엇인지에대해질문하는지금유머에대한관심이높아지고있다. 저자는“지금처럼세상에웃음이절실한시대는없었다”고말한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유머감각이하나의스펙이됐다. 타인에게웃음을선사할줄아는사람들이어딜가나주목을받고, 리더십에서도유머감각이요구된다. 하지만유머는공부한다고늘지않는다. 남들에게들은유머를빼곡하게적고그걸달달외우거나, 코미디방송프로그램을챙겨본다고유머를늘릴수있는게아니다. 저자는유머는스킬이아니라고말한다. “유머는스킬이아닌, 일정한세계를공유하면서변주를즐기는정신이다. 유머러스한발상과표현은사물을참신하게바라보는시선을열어준다. 에고의집착을풀고상생의기쁨으로나아가는길잡이가되어준다.” 자기를상대화하는용기, 주어진상황을낯설게바라보는관점, 타인의마음을섬세하게읽어내고그움직임을순간포착하는직관을필요로한다. 저자는“유머는대화에서양념처럼첨가되는조미료정도로여기는경우가많지만한꺼풀벗겨보면인간성을이해하고실현하는바탕이되고, 관계의본질을드러낸다”고말한다. ▲온통 무표정인 사람들. 저자는 "지금처럼 세상에 웃음이 절실한 시대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유머에휴머니즘담겨야…“함께웃지못하는웃음은폭력” 유머는인간이발휘하는독특한정신적능력이다. 경험이나상황을새로운각도에서포착하는직관이자, 이를더높은차원으로변화시키는창조성이담겨있다. 유머는사람들사이에공감대를확장하면서소통에활력을불어넣고유대감을높여준다. 또‘뼈있는농담’이라는말처럼, 유머는사태의본질을통찰하는경우도많다. 저자는하지만지금한국사회가병적인웃음으로만연하다고진단한다. 사람을업신여기면서쾌감을느끼는비웃음, 성적인수치심을유발하는성희롱유머, 권력과지위를드러내는과시적인미소등병적인웃음이가득하다는것. 다른사람들과상호작용하며유머가통하고안전하게웃을수있는삶의영역이점점좁아지고있다. 개인적인시간역시혼밥, 혼술, 1인가구의증가로더고립되고단절되는시간이늘어났다. 각종미디어에서온갖흥미진진한볼거리가쏟아지지만, 텔레비전과스마트폰을보며웃는웃음은사뭇다르다. 저자는가슴을가득채우는웃음은사람과사이의관계속에서, 마음터놓고대화를나눌때발생한다고말한다. 유머는그의도가빗나갈위험을안고있다. 웃자고한말인데죽자고덤비고, 진지한말을농담처럼받아들이기도한다. 저자는유머가폭력이되지않기위해서는‘맥락에대한섬세한감수성’이필요하다고말한다. 다른사람이이상황을어떻게느끼는지, 그들과의관계가어떤정서로채워졌는지의식해야한다는것이다. “유머는개인이발휘하는능력이나감각이지만, 신뢰와공감의사회적공간에서자연스럽게발현되는우연의예술인경우가더많다.” 모든사람들이팽팽한줄위에서아슬아슬하게균형을잡아야만하는무한경쟁의시대, 이책을읽다보면‘유머’가우리일상에서어떤의미를가질수있는지알게된다.

최상경 기자2019-01-10

'입시'가 있는 세계는 둘로 나뉘어 있다. 시험 한쪽은 지망생들의 세계, 다른 쪽은 합격자들의 세계다.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들어가려면(入) 시험(試)을 치러야 한다. 문학공모전, 기업 공채, 대학입시 각종 고시 등은 그런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합격자들은 자신의 세계에서 새로운 규칙들을 습득한다. 그러다 보면 패거리주의, 엘리트주의에 자연스레 빠지게 된다. 몇몇은 이 시스템이 잘못됐다며 울분을 터뜨리지만 대다수는 시스템이 그럭저럭 기능한다고 여긴다. 주목 받는 작가로 꼽히는 장강명 작가는 전직 기자로서의 취재력, 참신한 통찰력을 갖고 시스템을 취재했다. 그가 취재 결과물을 통해 보고자 한 것은 한국 사회의 민낯이다.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은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았나. 그리고 우리는 어떤 해답을 찾아야 할까. 좌절의 시스템이 된 '공채' "대한민국의 젊은 취업준비생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참고서를 사서, 또는 인터넷 강의로, 또는 비싼 수강료를 내고 학원에 가서 그런 문제를 푸는 법을 배우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청년들이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특허를 궁리할 때 서울의 청년들은 머릿속으로 색종이를 접거나 돌리거나 오려내는 훈련을 한다." 우리 사회의 대다수는 치열한 입시 전쟁을 치러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에서 자신의 수능 성적에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서연고서성한…'을 주기율표보다 정확하게 읊어내며 서열을 매기는가 하면, 대학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에 절망하면서도 다시 대기업에 입사하려 목매다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장강명 작가는 <당선, 합격, 계급> 에서 당선과 합격이라는 제도가 사회적 신분으로 계급화되는 메커니즘을 파헤쳤다. '고시'에 비견되는 '언시'를 뚫은 기자였다가, 그 힘들다는 문학 공모전에 네 번이나 당선된 작가가 왜 이러한 선택을 했을까. 공채와 공모전 시스템의 최대 수혜자가 시스템에 반기를 든 까닭은 오직 한국 사회가 만든 간판 차별이 싫어서다. 저자는 한국 경제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과거시험과 신춘문예, 그리고 공채를 관통하는 경직된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제도적 한계에서 찾았다. 그는 "내부 사다리가 너무나 허약하기 때문에 복권이나 다름없는 공모전이 오히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투고보다는 공모전 도전을 택하면서 업계의 내부 사다리는 더욱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똑같은 현상이 지금 한국의 취업시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년실업, 헬조선, 취준생, 공시족…청년 실업자 100만 시대', 한국 사회는 앞으로도 이 시스템을 고수할 수 있을 지 우려가 제기된다. '과거제도' 닮은 '공채제도'의 모순 물론 한국의 입시·공채 제도는 선한 의도에서 출발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통과하기만 하면 안정된 지위를 갖게 된다. 단기간에 대규모 인원 채용이 가능하며 많은 이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준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간판'에 대한 집착과 합격에 따라 '기수'가 생겨나는 등 서열 문화를 양산한다. 저자는 이러한 속성들이 과거제에 근간해 있다고 설명한다. 대규모 공개시험을 거쳐 엘리트를 채용하는 공채 시스템이라는 점에서다. 과거제는 시험을 통해 능력 있는 '선비'를 선발한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폐단도 컸다. 우선 사회적 낭비가 심했다. 조선 정조 때에는 문과시험(정시 초시) 응시자가 10만 명을 넘었고 19세기 후반에는 응시자가 20만 명을 넘겼다. 최종합격자는 한해 서른 명 남짓. 청년 수십만이 한창 일할 나이에 과거에 매달린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인재는 제대로 뽑지 못했다. 과학기술이나 경제, 민생은커녕 그 시대 국제 정세, 행정에 대해서도 무지한 인재들이 많았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한국 사회가 역동성을 잃어가는 것이 바로 이런 성격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또 그는 공채 시스템이 상당 부분 운이나 심사자 취향에 좌우될 수 있는, 전문성이나 본질에서 벗어난 시험이라는 사실도 지적한다. 창의성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 시험문제, 공무원 본연의 업무와 관련 없는 공무원시험 문제, 노조에 관한 견해를 묻거나 응시자를 괜히 주눅 들게 하는 압박면접 같은 과정들이 그 예다. "<나의 토익 만점 수기>로 문학상을 받은 심재천 작가는 자신이 쓰고 싶었던 소설이 아닌 ‘공모전 모범 답안’대로 쓴 작품으로 등단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쓰고 싶은 작품을 쓰는 대신 시험 준비를 위해 힘을 낭비하는 일은 개인적으로 정말 슬픈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대단한 낭비 아닌가?" '청년실업, 헬조선, 취준생, 공시족…청년 실업자 100만 시대, 한국 사회는 앞으로도 이 시스템을 계속해서 고수할 수 있을까. 2년이란 긴 시간을 이 책을 위해 할애했다는 저자는 책을 통해 뾰족한 해답을 내리진 않는다. 다만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을 걸 뿐이다. "어쨌거나 내 의견은 내 의견일 뿐이다. 그것이 정답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나로서는, 이 책이 논쟁거리가 됐으면 좋겠다. 치열하고 생산적인 토론의 물꼬가 열리면 좋겠다." 물꼬는 이미 트여졌고, 논쟁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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