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경 기자2019-07-29

대구의 직장인 A 씨는 전업주부인 아내가 수술을 받아 아들 2명을 돌보기 어려워지자 큰맘 먹고 육아휴직을 냈다. 마침 직장 일에 바빠 아이들과도 서먹해져 가던 차였다. 육아휴직은 A 씨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에게 잘 안기지도 않던 아이들은 같이 놀아주는 아빠가 너무 좋다며 "내일도 모레도 회사에 안 가면 좋겠다"고 했다. A 씨처럼 육아휴직을 내는 아빠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민간부문 육아휴직자 5만 3,494명 가운데 남성은 1만 1,080명으로 20.7%를 차지했다. 육아휴직자 5명 중 1명이 남성인 셈이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20%를 넘어서고 반기 만에 1만 명을 돌파한 것은 사살상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작년 동기(8,466명)보다 30.9%나 급증했다. 이 추세대로 라면 올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2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육아휴직 급여, 최대 1,830만원까지 수령가능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세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되고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대체율을 높여 소득감소 부담을 덜어준 것이 주효했다. 고용부는 "남자 육아휴직에 대한 거부감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육아휴직 기간에 받는 급여가 오른 것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2017년 육아휴직 첫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60%로 높였다. 이어 올해부터는 첫 3개월 이후 9개월 동안의 급여도 통상임금의 40%에서 50%로 인상했다. 2014년에 도입한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도 월 상한액을 높이면서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이끌었다. 이 제도는 한 자녀에 대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두번 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급여를 월 200만원 한도 내에서 통상임금의 100%로 지급하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기존 200만원에서 월 250만원으로 상한액을 올렸다. 덕분에 올 들어 육아휴직에 들어간 아빠들은 아이를 키우면서최대 1,83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남성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뀐 것이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 작용했다. 일부 대기업들 사이에서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거나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성평등 의식 등이 확산되면서 남성 육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일례로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최소 1개월 이상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해 제도시행 이후 약 3,700명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나왔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 모(35)씨는 "사회적으로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이 늘고 이전보다 인식이 긍정적이어서 육아휴직 신청을 용기 내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기준 스웨덴은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비율이 45.3%나 차지했다. 아이슬란드 45.2%, 노르웨이 39.2%로 우리보다 두 배 혹은 그 이상 높았다. 아직까지 남성 육아휴직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 가운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속한 사람은 6, 285명으로 56.7%에 달했다. 한양대 이삼식 정책학과 교수는 "남성 육아휴직이 늘고 있는 현상은 긍정적이지만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빠들은 대체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어 여전히 휴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실적인 대응책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육아빠'의 증가에 따른 다양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작년 동기(8천466명)보다 30.9%나 급증했다.(도표 제공=연합뉴스)

박은결 기자2019-07-12

최근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되며 가정폭력에 노출된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보호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 여성 40%, 가정폭력에도 신고 어려워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8월까지 우리나라에 사는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2.1%(387명)가 가정폭력을 경험했다. 욕설과 신체폭력, 성적 학대까지 당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그중 36%에 불과했다. 피해를 당해도 신고를 꺼리는 이유는 현행법상 체류 허가, 국적취득과 관련된 권한이 실직적으로 남편에게 종속돼 있기 때문이다. 피해를 호소하려면 한국에 더 이상 체류할 수 없음을 각오해야 한다. 국적취득 이전이라도 결혼이주여성이 가정폭력 피해를 입증하면 합법적으로 체류자격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혼 판결문에 이혼 귀책 사유가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음이 명시돼야 한다. 참기 어려운 폭력으로 이혼을 결심해도 자신이 피해자라는 증거를 스스로 모두 수집해놓고 이를 이혼 재판에서 완벽히 입증해야만 하는 것이다.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이채희 센터장은 "합법적 체류자격이 보장되지 않은 결혼이주여성은 폭력 이후에도 선택권이 좁다"고 지적했다. 이주여성 인권 보호 강화 판결 나와 하지만 최근 들어 이주여성 인권을 보호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대법원은 체류 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남편의 전적인 책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원심을 뒤집고 "남편에 주된 책임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법에 나온 ‘자신(이주여성)에게 책임이 없는 경우’를 ‘모든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해석하면 이주여성에게 지나치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한국인 배우자의 전적인 귀책사유를 입증해야만 체류 자격을 연장해 준다면 외국인 배우자가 혼인 관계를 적법하게 해소할 권리를 행사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한국인 배우자가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생긴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부당하게 추방당할 위기에 놓인 결혼이주여성의 인권 보호를 강화한 결정"이라며 "이주여성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하나은 기자2019-09-02

출산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담긴 한국의 2015∼2018년 합계출산율 평균은 1.11명이었다. 이는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엔이 추계한 2015∼2020년(이하 유엔의 인구 통계는 시작 연도 7월 1일부터 마지막 연도 6월 30일까지 만 5년 단위) 전 세계 201개국 합계출산율 평균인 2.47명보다 1.36명 작다. 2015∼2020년 대륙별 합계출산율 평균을 보면 아프리카(4.44명)가 가장 높았고, 유럽(1.61명)이 가장 낮았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는 2.15명이었다. 한국은 1970년대만 하더라도 전 세계 평균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유지했지만, 급격한 감소에 따라 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전락했다. 한국의 1970∼1974년 평균 합계출산율은 4.21명으로, 40여년 사이에 3.10명(73.6%)이나 감소했다. 유엔의 1970∼1975년 통계상 전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은 4.47명으로, 45년 사이 2.00명(44.8%) 감소했다. 1970년대 초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개 국가 중 74번째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40여년 새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의 작년 한 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인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기대수명 세계 최고 수준 반면 기대수명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의 2015∼2018년 기대 수명은 82.5세였다. 유엔의 2015∼2020년 추계 전 세계 평균 72.3세보다 10.2세 많다. 유엔 통계상 가장 기대수명이 긴 홍콩(84.6세)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의 1970∼1974년 평균 기대수명은 63.1세로 40여년 사이 19.4세(30.7%) 늘었다. 유엔의 1970∼1975년 통계상 전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58.1세로 40년 사이 14.2세(24.4%) 많아졌다. 한국의 2015∼2017년 국제순이동(입국자와 출국자의 차이)은 연평균 9만 7,000명 순유입이었다. 2015∼2020년 전 세계 1위인 미국(477만 4,000명·유엔 추계)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에서는 864만 6,000명이 순유출되고, 유럽에서는 680만 5,000명 순유입될 것으로 유엔은 전망한 바 있다.

최상경 기자2019-07-23

장애인시설 주위에 지정되는 장애인 보호구역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애인들이 각종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문제는 장애인 보호구역 적용 기준이 협소하고 지정이 어려운데다 지방자치단체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호지역 전국 90곳 뿐, 서울은 7곳에 불과 서울 시내만해도 장애인 보호구역은 단 7개에 불과하다. 그마저 불법 주정차와 과속 차량 때문에 장애인 이동권에 제약이 따르는 형편이다. 실제로 장애인 보호구역인 강서구 방화근린공원 옆 도로에는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불법 정차된 차량들이 즐비해 있었다.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 있는 장애인시설은 거주시설이 282개, 지역사회재활시설 208개 등 총 631개다. 이 가운데 장애인 보호구역은 7곳 뿐. 전국으로 따져봐도 90곳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경기남부(24곳), 제주(14곳), 광주(11곳), 충남(11곳)만 10곳을 넘겼고, 대구·인천은 6곳, 경기북부는 4곳, 대전·울산은 2곳, 부산·충남·전남은 1곳에 불과했다. 아예 장애인 보호구역이 없는 지역도 있었다. 세종·강원·경남·경북·전북 등이다. 중증시각장애인 이재동 씨(65)는 "시각장애인이 많이 이용하는 곳은 교통약자를 위한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면서 "인도에 설치된 점자블록 위에 불법 주차한 차량 때문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파다하다. 장애인 보호구역을 지정하면 운전자 경각심은 물론 이동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보호구역에서는 교통약자인 장애인 보호를 위해 차량 통행이나 속도가 제한된다. 장애인 보호구역을 신청한다 한들 모두 수용되는 것도 아니다. 현행법상 일정기간 장애인이 거주해 요양 서비스 등을 지원받는 '장애인 거주시설' 인근에만 지정할 수 있다. 복지관 주변 등 장애인이 자주 오가는 장소더라도 보호구역 신청이 불가피한 것이다. 장애인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해도 사고 위험은 여전히 높다. 제대로 된 지자체의 관리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센터 관계자들은 "보호구역이지만 아무런 표시 없이 방치된 곳도 있다"며 "구역 지정을 요청하고 수요가 있을 시에만 조사가 진행된다.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애인 안전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세심한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실태조사 △보호구역 확대지정 검토 △보행자 장애요인 제거 △단절된 보행자 길 연결방안 수립 등이 구체적인 방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미 장애인 안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나선 지자체들도 생겨났다. 인천시는 2억 6,000만원을 투입해 교통약자의 안전한 보행조성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의 확대설치와 보수를 추진한다. 서울 동작구도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통약자를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 중에 있다. 지난달에는 버스 노선을 추가하고 확대운영에 나섰다. 동작구 유원식 복지정책과장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이동에 제약이 많던 주민들을 위해 이동편의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교통안전표지와 과속방지턱, 보행자 방호울타리 등 교통시설물 설치 및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현 기자2019-09-10

#김지현(가명), 현윤종(가명), 박하윤(가명)씨는 한 집에 살고 있다. 세 명 모두 발달장애가 있다. 2년 전부터 가족의 품을 떠나 독립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의 가족들은 비슷한 고민으로 아이들을 내보냈다. 나중에 가족들조차 챙겨줄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 살아낼 수 없을 것을 염려한 것이다. 장애인 ‘탈시설’ 정책 불구 독립까지 멀고 먼 길 2006년 유엔에서 192개국 만장일치로 통과된 장애인권리협약은 제19조에서 ‘장애인은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자신의 거주지 및 동거인을 선택할 기회를 가지며 특정한 주거 형태를 취할 것을 강요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이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들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살기 어려운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김지현 씨 엄마인 유가슬(가명)씨는 7년 전 지현 씨를 장애인시설에 보냈다. 도저히 돌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안 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지현 씨가 다니던 시설에서는 조금만 말썽을 피우고 이상징후를 보여도 정신과 약을 한 움큼씩 줬다. 정해진 시간에 다같이 일어나 같은 시간에 밥을 먹어야 했다. 또한 특정 장애를 가진 약점을 이용해 다른 친구들이 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제외시키곤 했다. 지현 씨는 이곳을 ‘감옥’이라고 표현한다. 이같이 장애인거주시설의 비인권적 행태가 계속해서 수면위로 올라오지만 여전히 시설에 수용돼서 사회와 격리된 경우가 많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관내 시설 입소 장애인 2,657명(2017년 기준) 중 자진해서 시설로 간 사람은 3.5%(96명)에 불과하다. 원치 않는 시설행으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사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이에 서울시는 2013년 전국 최초로 장애인 탈시설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 1차 장애인거주시설탈시설화추진계획에 따라 2013년부터 5년간 장애인 600명의 탈시설을 지원했다. 2차 발표한 탈시설화 추진계획은 ‘5년 내 800명 지원’이다. 하지만 당장 탈시설 후 독립하기 위해 집을 구할 때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2017년 서울시가 시설 입소 장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탈 시설을 희망하는 장애인 45.3%가 ’둘 이상 함께 살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여기서 문제는 함께 살기를 희망해도 서로 가족이라고 인정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정부가 제공하는 취약계층전세자금대출혜택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주택지원 정책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주거코치 통한 장애인 독립 '맞춤형 지원' 시급 서울시는 장애인이 독립 후 자기 집에 거주할 때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주택 주거서비스’ 시범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 중이다. 자기 생활을 독립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주거매니저, 주거코치를 통해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주거코치는 숙직하기도 하고 필요한 시간대에 맞춰 방문하기도 한다. 독립한 장애인들을 돌봐주고 기본적인 집안일부터 알려준다. 설거지부터 요리, 빨래 등을 혼자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연습시킨다. 그 결과 지현 씨와 친구들은 장을 봐서 요리를 하고 식탁 세팅을 하며 식후에는 설거지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돈 관리하는 법, 아플 때 병원에 전화하는 법 등을 배워가며 ‘홀로서기’를 준비 중이다. 가슬 씨는 “같은 어려움을 가진 부모들에게 어렵겠지만 그래도 자녀를 독립시킬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한다”며 “부모와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살아갈 수 있게 일찍부터 연습을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장애인 독립을 돕는 정책이전반적으로 개선돼서 ‘내 집’ 마련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음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유창선 기자2019-08-30

조유현 기자2019-08-26

여성은 오래 전부터 여름철 출근 시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와 샌들 등을 착용해 온 반면 남성은 여성처럼 간편하고 시원한 복장이 허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남성 간편 복장 문화가 적용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아 남성들은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남성 간편복장…아직은 과도기 몇 해 전부터 시원한 업무복장을 뜻하는 ‘쿨비즈(Cool-biz)’가 유행하면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남성들도 반바지와 샌들 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2012년 공무원의 여름철 반바지와 샌들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이후로 수원시와 경기도, 경남 창원시, 부산시 등에서도 허용하면서 공공기관 뿐 아니라 일반기업의 남성 복장 변화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반바지 착용은 이상적인 얘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취업포털 사이트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만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식과 시선이 변화에 뒤쳐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경기도 한 여성 공무원은 “시원한 소재의 옷도 많은데 굳이 반바지를 입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직까지 남성이 반바지를 입거나 샌들을 신는 것은 좋게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대기업 대리인 김 씨는 “최근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날 한 동료가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했는데 사장님께 불려가서 무지 혼났다”며 “여성 동료들은 다들 짧은 치마에 샌들이 일상인데 남성 직원들한테만 반바지를 못 입게 하는 건 억울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출근 복장으로 남성의 반바지나 샌들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 곱지 않아 실행이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성 간편 복장’ 문화가 정착 과정에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대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시행한다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점차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정장만이 허용됐던 남성 직장인 복장이 1999년 CJ를 시작으로 2000년대 들어 삼성, SK, LG 등 민간기업들이 줄줄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하면서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노타이에 반팔 와이셔츠, 면바지 등 남성 직장인들의 패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의 대기업에서 임직원에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 업계 종사자들은 “당장 확 달라진 반바지와 샌들 복장을 시행하면 좋겠지만 단계를 거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반바지 정장에 긴 팔 셔츠와 재킷을 매칭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조유현 기자2019-08-13

서울 한 아파트에서 탈북자 40대 여성과 여섯 살 아들이 숨진 지 수 개월 만에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모자가 굶주려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30분께 관악구 봉천동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자 한모(42)씨와 아들 김모(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의 집이 오랜 기간 요금 미납으로 단수됐음에도 소식이 없자 수도검침원이 방문했다가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해 관리인에게 알렸다.아파트 관리인은 강제로 창문을 열고 들어가 숨져 있는 모자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이나 타살 혐의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발견 당시 집 냉장고 안에 물이나 음료수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는 점으로 보아 아사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주민 등 주변인 진술을 통해 볼 때 두 달 전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냉장고가 비어있는 등 집에는 식료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씨는 2009년 중국과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정부 탈북자 지원단체인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운전면허증을 땄으며 수입이 늘어 9개월 만에 기초수급자에서 벗어났다. 이후 중국동포와 가정을 꾸려 아들을 낳았고 경남 통영에 거주하다 지역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중국으로 이사를 갔다. 그러나 한씨는 지난해 말 이혼 후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이 크면서 아동수당이 끊겼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수입은 달마다 받는 양육수당 10만원 밖에 없었다. 휴대전화도 없었고 집세도 1년 넘게 밀렸다. 경찰은 한씨 모자가 아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살 정황이 없고 타살 혐의 점 역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씨가 사망 전 생활고를 겪은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각지대로 탈북민 관리가 안 된 부분이 있어서 이런 부분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점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천보라 기자2019-07-17

천보라 기자2019-07-12

"염산을 뿌려 버리겠다고 하셨어요. '너 조심해. 염산 뿌릴 거야'…(중략)…그분이 그다음 주에 옆집 할머니를 칼로 찌르셨어요."-복지플래너A 씨 "임신한 저한테 '배 안에 있는 아기를 어떻게 하겠다.' 이런 말을 들으니까, 저도 일을 그만두고 싶었어요."-복지플래너B 씨 감정노동 강화…외상 후 스트레스 등 증상으로 번져 고령사회 진입으로 복지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공공부문 서비스 감정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이 매우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소장 이정훈, 센터)는 최근 감정노동 실태를 분석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방문노동자 감정노동 연구-복지플래너와 방문간호사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를 발행했다. 연구보고서는 지난해 12월 5~17일까지 구청 소속 복지플래너 8명과 방문간호사 10명, 방문노동자 서비스를 받는 시민 3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찾동 방문노동자 감정노동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감정노동을 넘어 수용할 수 없는 과도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조사에 임한 방문노동자들은 업무 관련 어려움이나 직접적인 언어·물리적 폭력, 성추행·성희롱 등 다양한 경험을 호소했다. 복지플래너의 경우 고독사나 자살 목격 등 외상사건도 확인됐다. 찾동 방문노동자들이 경험한 감정노동은 또 다른 고통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방문노동자들에게 소진, 외상 후 스트레스, 자책감, 건강 악화 등의 부정적인 증상이 뒤따랐다. 가족에게 부정적 영향이 전이되는 양상도 드러났다. 복지플래너C 씨는 "감정을 쌓아 놓았다가 집에 와 6살짜리에게 투사하며 미안함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고령사회 진입으로 복지서비스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찾동 영역에서 일어나는 지나친 감정노동은 찾동 방문노동자뿐 아니라 공공부문 노동자 전체의 문제이며, 더 나아가 국민들이 받을 복지서비스 질적 향상과 연결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사회가 감정노동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센터 소장은 감정노동자가 늘어난 우리 사회에서 감정노동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찾동 방문노동자의 감정노동 보호를 위해 제도 마련 및 처우 개선, 안전한 노동환경 구축 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이 소장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해 희생, 봉사, 친절, 공공의 종(公僕)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주민 참여의식 고양 캠페인과 복지서비스 시민 인식개선 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인식개선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인경 기자2019-07-09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말벗부터 트로트 가요 재생, 긴급 SOS 호출까지 인공지능(AI) 스피커가 홀로 사는 노인들이 느끼는 고독감과 불안함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스피커 사용에 긍정적 반응…"정부 복지정책 도움 기대" SK텔레콤이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독거노인 1,15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돌봄서비스'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AI 스피커가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재단법인 행복한 에코폰은 9일 서울 중구 삼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거노인들이 AI 스피커 '누구'의 돌봄 서비스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독거노인의 서비스 사용 비중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가 63.6%로 가장 높았고, 감성대화 서비스(13.4%), 날씨(9.9%), 운세(5.0%) 순으로 이어졌다. 일반인의 사용 비중에 비해 감성대화를 사용하는 비중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성대화는 "심심해", "기분이 어떠니"와 같은 일상적 대화를 뜻한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일반인의 감성대화 사용 비중은 4.1%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독거노인에게는 만족도가 높은 기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노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AI 스피커를 2배 정도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감성대화의 비중이 높은 것은 독거노인이 '누구'를 의인화해서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AI스피커가 외로움을 달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또 AI 스피커의 긴급 SOS 호출기능으로 긴급상황에 놓인 독거노인들이 119·응급실과 연결돼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던 사례들도 나타났다. 그 동안 노인 1인 가구가 늘면서 혈압, 두통 및 골절 등으로 갑자기 쓰러질 경우 시의적절하게 대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AI 스피커는 독거노인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도와줘" 등을 외칠 경우 위급상황으로 인지해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 세 곳에 자동으로 연락한다. ICT케어센터에서 위급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한다.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보라매병원과 협력해 노인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강화 훈련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준호 그룹장은 "정부가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펴는 데 독거노인의 AI 돌봄서비스 사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독거 어르신 돌봄의 범위와 수준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로이 기자2019-07-04

포털사이트에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연관검색어로 '에어팟'이 뜬다. 정부가 저소득층 청년들의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무분별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지만 고용노동부는 본래 취지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게임기 구매 등에 사용된 사례가 밝혀지며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자기주도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월 50만 원씩 최대 6개월간 지원하는 제도다. 자료에 따르면 '스트레스 해소' 명목으로 40여만 원의 게임기를 구매한 사례는 관련성 부족으로 '부실처리' 됐다. 반면 '여름 무더위 대비'를 위한 에어컨, '인터넷 강의 수강용' 태블릿 pc 구매 등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취업 연관성 기준이 모호해 무분별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직·간접 구직활동뿐만 아니라 생계비로도 지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구직활동 범위를 협소하게 판단하거나 사용 내용을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정책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제도는 단순히 수당 지원만이 아니라 청년 스스로 구직활동을 계획하고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청년은 의무적으로 구직활동계획서 제출, 구직활동 요령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 안내 예비교육 수강, 매월 취업 관련 동영상 수강, 매월 구직활동 결과 보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취업준비생들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 덕분에 경제적 압박에서 숨통이 트였다거나 취업 준비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모 씨(27)는 "지원금으로 영어 강의도 듣고 시험도 봤지만 교통비와 식비, 영화감상 등 일상생활에도 많이 썼다"며 "아르바이트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구직활동에 더 투자할 수 있었고 체력·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생겨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모 씨(26)는 "지원금 덕분에 화장품 등 필요한 물품도 사고 국내 여행도 다녀와 기분전환이 됐다"며 "쓰면서도 '이런 데 써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혜택도 받은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겠다 다짐했다"고 밝혔다. 좋은 제도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모 씨(27)는 "취준생도 일상생활이 필요하기 때문에 엄격한 사용처 제한은 반대하지만 교묘하게 악용할 여지도 분명 있다"며 "내용 증빙 의무 금액을 낮추는 등 신중한 소비를 위한 방향으로 보완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상경 기자2019-06-25

장애인 정책이 31년 만에 바뀐다. 기존 1~6등급으로 분류되던 장애인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제로 전환된다. 장애 정도에 따라 중증과 경증 정도만 구분해 지원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정책 변화의 골자다. 수요자 중심 지원체제로 전환 #. 휠체어를 사용 중인 지체장애 3급인 A씨는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고 싶지만 이용대상이 1~2급 장애인으로 한정돼 이용이 불가하다. 이제는 A 씨의 사례처럼 장애등급제 때문에 혜택·지원 등이 제한되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장애등급에 따라 각종 지원을 차등적으로 제공해왔던 기존 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1988년 도입된 '장애등급제'는 복지혜택을 장애등급에 따라 일률적으로 제공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의학적인 심사에만 기반해 장애인의 개별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기 힘든 제도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정책 개정은 이 같은 여론을 정부가 반영한 결과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지적이 많았던 장애등급제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장애인 개인의 욕구와 상황을 파악하는 수요자 중심의 지원체계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내달부터 국가에 등록된 장애인은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된다. 현재 1~6급 장애등급제는 없어진다. 기존 1~3급은 중증으로, 4~6급은 경증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따로 장애인 심사를 다시 받거나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을 새로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장애등급 폐지에 따라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지원되던 141개 장애인 서비스 중 23개는 서비스 대상이 확대된다. 장애인 건강보험료 할인율도 현행 1·2급 30%, 3·4급 20%, 5·6급 10%였으나, 7월부터는 중증 30%, 경증 20%로 변경돼 경감 혜택이 커진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서비스 200여 개도 대상이 확대된다. 의정부시가 유료방송이용요금 지원 대상을 1급에서 중증으로, 이천시는 수도요금 감면 대상을 1·2급에서 중증으로 변경한다. 복지부는 "그 외 서비스들은 '장애인이 불리해지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부분 현행 수준의 지원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번 정책에서 주목되는 건,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도입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장애인의 일상지원 필요도'를 세밀하게 파악한다. 종합조사는 장애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행동 특성, 가구환경 및 사회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서비스 혜택 정도가 결정된다. 종합조사는 활동지원 급여와 장애인 보조기기, 장애인 거주시설, 응급안전서비스 등 4개 서비스에서 우선 적용된다. 장애인 이동지원 분야와 소득과 고용지원 분야는 서비스 특성에 맞는 종합조사를 추가 개발해 내년과 2022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새로운 종합조사가 시행되면,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1인 월평균 지원시간이 120시간에서 127시간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중증 장애인의 경우에도 현재 월 최대 441시간 지원이 가능했다면 월 480시간까지 확대된다.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본인이 내는 부담금도 최고 월 32만원에서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또 기존 수급자 가운데 종합조사에서 '수급탈락' 결과가 나온 장애인은 특례급여 47시간을 보장해 급격한 지원 감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는 장애계의 오랜 요구사항을 수용해 31년 만에 만들어진 것으로, 장애인 정책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대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정책 당사자인 장애인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수렴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신규 기자2019-05-28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이지만 결핵에 있어서는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 결핵검진 사각지대인 저소득 노인, 노숙인, 쪽방 거주자가 1년에 1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결핵확진 검사비와 잠복결핵 치료비는 전액 국가와 건강보험이 부담하고, 결핵 고위험국가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한 검진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유엔이 2030년까지 '전 세계 결핵유행 조기종식'을 결의함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제2기 결핵관리종합계획(2018∼2022년)을 대폭 보완했다. 먼저 결핵 발병·전파 위험이 큰 노인, 노숙인, 쪽방 거주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결핵검진과 환자관리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지역가입자 세대주와 직장가입자에게 2년에 1회, 20세 이상 지역가입자 세대원과 직장가입자 피부양자에게 2년에 1회, 비사무직 직장가입자에게는 1년에 1회 흉부 엑스레이(X-ray) 검진 기회를 준다. 정부는 만19∼64세 저소득 의료급여수급자에게 2년에 1회 검사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65세 이상 의료급여수급자는 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 노환 등 활동성이 떨어져 집에서 누워 지내는 노인, 거주지가 일정치 않은 노숙인, 형편이 어려운 쪽방주민은 기회가 있어도 놓치기 일쑤다. 정부는 이들에게 검사장비가 실린 버스를 보내 '찾아가는 X-ray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 검사에서 결핵 소견이 나오면 당일 확진검사를 진행한다. 또 요양병원, 정신병원, 복지시설에서 지내는 노인은 입소 전·후 연 1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당국은 집에서 누워 지내는 노인을 20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65세 이상 의료급여수급자는 4만 2,000명, 공식적으로 집계된 노숙인 1만 1,000명, 쪽방주민은 7,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쪽방주민은 실제로 50만 명 가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 외 요양병원 등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 규모는 현재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 보건복지부는 재정당국과 협의해 국고지원 규모와 시행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은 올해 시작된다. 정부는 역시 검진 사각지대에 있었던 20∼39세 비정규직과 영세사업자, 대학생, 무직자 등 720만 명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건강검진 혜택을 주고 있다. 이들은 내년부터 건강검진에서 결핵 의심 소견이 나와 확진검사를 받으면 검사비 무료혜택이 주어진다. 건강보험은 4만∼6만 원가량인 본인부담금을 전액 지원한다. 2021년부터는 암환자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고위험 기저질환자에게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연 1회 결핵 무료 검사를 지원한다. 결핵 고위험국으로 지정된 19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발병 상태도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현재는 비자변경 및 체류연장 시 1회 검진을 요구하지만,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기적인 검진을 한다. 또 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노리고 결핵 치료차 한국에 단기 입국하는 일을 막기 위해 환자로 판정되면 2주간 격리치료 후 강제로 출국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2017년 결핵 환자의 치료비를 무료로 지원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7만∼8만 원 선인 잠복결핵 치료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검사비, 치료비 무료화 등 이번 결핵 대책에 들어가는 건강보험 재정은 한해 450억 원 정도다. 정부는 생계 문제로 결핵 치료에 필수적인 격리기간(2주)을 지키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의 사정을 고려해 생계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외에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마치도록 통합수가를 신설하기로 했다. 환자가 병원에 간 이후 행해지는 초기평가, 교육·상담, 치료, 치료확인 등 진료 단계별로 병원에 보상하는 체계를 갖춰 병원의 꼼꼼한 환자관리를 유도한다. 2개 이상의 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 환자에에는 전문치료기관 지정을 비롯해 전화 등을 통한 복약 관리기간도 현재 2주에서 8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기간도 6개월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결핵 환자를 접촉해 발병 위험이 커진 동거인, 가족 등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발병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유아용 피내용 결핵예방백신(BCG) 국산화를 완료하고 성인용 백신도 개발하기로 했다. BCG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백신으로 해외 제조사의 사정에 따라 수급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대책을 통해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결핵발생률을 결핵 퇴치 수준인 인구 10만 명당 10명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한편 '결핵 후진국' 오명의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결핵발생률 1위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결핵 발생률은 70.4명이었다. 매일 전국에서 환자 72명이 새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OECD 평균 11.1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결핵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까지 열악한 영양·주거 환경으로 인해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이 많았고, 이들이 노인이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실제 결핵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핵 치료를 위해서는 6개월 이상 아이소니아지드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 치료를 중간에 중단하면 약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균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경우 12개월 이상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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