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경 기자2020-09-16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자금으로 투자) 등의 영향으로 급증한 신용대출이 잠재적 금융 위험 요소로 지목되자, 은행권이 스스로 대출 총량·속도 조절에 나선다. 우대금리 폭을 줄여 전체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높이고, 최고 200%에 이르던 일부 전문직의 연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도 줄일 방침이다. 16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율적 신용대출 관리 방안으로서 우선 우대금리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85∼3.75%(각 은행 신용대출 대표상품 기준) 수준이다. 각 은행에서 최저 금리로 돈을 빌리려면 우대금리(금리할인) 혜택을 최대한 받아야 하는데, 우대금리는 해당 은행 계좌나 계열 카드 이용 실적, 금융상품 가입 유무 등 여러 부가 조건에 따라 부여된다. 우대금리 수준은 은행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낮게는 0.6% 정도부터 높게는 1%에 이른다. 결국 이 깎아주는 우대금리 폭을 줄여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높이면 대출 증가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과도한 신용대출을 자제하라는 뚜렷한 메시지를 받은 만큼, 시중은행 모두 신용대출 위험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금리에 민감한 요즘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 수단은 우대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은행들은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 등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도 낮출 전망이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보통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이뤄지지만, 특수직 등은 현재 은행에서 많게는 연 소득의 200%까지 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봉이 1억 5천만원이라면, 담보 없이 신용대출로만 끌어 쓸 수 있는 돈이 3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4일 시중은행 부은행장(여신담당 그룹장급)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최고 200%에 이르는 신용대출 소득 대비 한도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대비 한도 비율 뿐 아니라 신용대출 절대 금액이 너무 큰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대출액이 5천만원~1억원 정도라면 일반적 생활자금 용도라고 볼 수 있지만, 2억∼3억원에 이르는 신용대출은 '투자 수요'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당국 입장에서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 부동산 자금 유입 차단 등을 위해 신용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고 대출 총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서민의 '생활자금'용 신용대출까지 조일 수는 없으니, 결국 낮은 금리로 수억 원씩 빌리는 고신용·고소득 전문직의 신용대출부터 줄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은행권은 해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에 연말까지 신용대출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저소득 계층의 생활고와 관련된 신용대출은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려면, 은행으로서는 소수 특수직 등의 거액 신용대출 한도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2020-09-14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전국 70개 주유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전국의 주유소는 1만1,384개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1일(1만1,454개)보다 70개가 줄었다. 올해 1~2월 문을 닫은 주유소가 10개인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이후 영업을 중단한 주유소가 한 달에 배 이상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통틀어 문 닫은 주유소 숫자는 80개였다. 영업을 접는 주유소가 늘어난 것은 장사가 안돼서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휘발유·경유 등 주유소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 줄었다. 휘발유(-0.38%), 경유(-3.25%) 등이다. 특히 올여름 유례없는 긴 장마로 관광객이 줄면서 관광버스 운행 등이 감소해 경유 수요는 더 많이 줄었다. 7월 휘발유(차량판매용)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89% 늘었지만, 경유는 4.57% 감소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도심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지방 국도변 주유소들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들 주유소는 대부분 폐업 대신 휴업을 택한다. 주유소는 큰 기름 탱크를 갖춰야 하므로 주유소를 접을 때는 토양 오염을 정화해야 한다. 여기에 시설 철거비까지 합치면 주유소 한 곳당 폐업 비용이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가량 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장사도 안 되는데, 막대한 폐업 비용 때문에 마음대로 접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지방 도로변에 영업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되는 '흉물' 주유소가 늘어나는 원인이다. 주유소 사업자들이 공제조합을 통해 이런 비용 부담을 덜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는 폐업 주유소 철거와 정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호소한다. 최근 주유소 경영난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정부의 직접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난색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주유소 업종만 가게 문을 닫는다고 정부가 돈을 대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주유소 사업자들이 공제조합을 만들어 관련 사업을 한다면 정부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제조합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오면 정부도 나름의 성의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은희 기자2020-09-17

서울에서 등록임대주택 사업자가 임대기간을 준수하지 않거나 도중에 집을 처분하는 등 의무사항을 위반해 부과된 과태료의 3분의 1은 강남3구에서 나왔다. 일부 사업자는 과태료를 감수하고 무더기로 집을 임대 의무기간에 등록말소해 과태료를 4억원 넘게 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4~12월 서울 25개 자치구들이 의무 위반 임대사업자에게 부과한 과태료는 총 781건, 74억4천944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작년 1월 '등록임대주택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고서 임대등록시스템 자료를 일제 정비하고 임대료 증액제한 등 등록임대 사업자의 의무 준수에 대한 세밀한 검증을 벌이기 시작했다. 등록임대 의무사항 위반에 대한 과태료는 임대주택이 소재한 자치구에서 부과된다.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등 강남3구에서 부과된 과태료는 25억3천240만원(34.0%)에 달했다. 강남구는 12억6천120만원으로 서울 25개 구 중에서 과태료가 가장 많이 나왔다. 뒤이어 송파구 8억9천만원, 용산구 3억9천520만원, 서초구 3억8천120만원, 동작구 3억6천880만원 등 순이었다. 강남3구에서 부과된 과태료 건수도 서울 전체(781건)의 25.9%(202건)로 적지 않았다. 강남3구에 마포구(3억1천960만원)와 성동구(1억6천720만원) 등 마용성 지역까지 합한 과태료는 34억1천440만원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45.8%)이었다. 이들 지역에서 임대사업자에게 부과된 과태료가 많은 것은 그만큼 고가주택이 많고 시세 상승률이 높다 보니 과태료를 내더라도 차익 실현이나 세금 절감 등으로 얻는 이익이 커 임대 의무기간 내 주택 처분 등에 나서는 사업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3구 과태료의 대부분인 24억9천800만원(98.7%)은 임대의무 기간을 준수하고 그 기간 내 양도할 수 없게 한 민간임대특별법 43조를 위반해 부과된 것으로 파악됐다. 과태료 부과 건수를 봐도 202건 중 191건(94.6%)이 특별법 43조 위반이었다. 세입자 입장에선 약속받은 임대 의무기간을 누리지 못하고 부당하게 퇴거당하는 등 애꿎은 피해를 봤을 개연성이 크다. 과태료 중 가장 많은 것은 10월 강남구에서 부과된 4억2천400만원이었다. 이 경우는 법인 사업자가 보유 중이던 주택 24채를 의무기간 중 한꺼번에 등록말소해서 과태료가 부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임대의무 회피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건당 3천만원이지만 감경 조항이 있어 과태료 수준이 낮아졌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해 4월 송파구에선 3억1천만원의 과태료가 나온 사업자도 있었는데, 이 역시 많은 주택을 한꺼번에 등록말소해 이 같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혁 의원은 "등록임대 제도가 임차인의 주거안정보다는 임대사업자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전락했고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 중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임대사업자 제도에 대한 추가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2020-09-14

수도권 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정부가 기대한 경기 'V자 반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올해 성장률을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역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역성장을 방어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부도 순성장은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며 "하반기에 방역을 진정시키고 수출을 회복시켜 역성장 폭을 최소화하는 게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 석상에서 순성장이 어려워졌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유럽 재정위기가 닥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전망치를 수정하며 올해 한국 경제가 -1.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와 KDI의 성장률 눈높이가 낮아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3분기 경기 반등이 어려워진 탓이 크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을 반영한 경기지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카드승인액이나 대중교통 승객 등 내수경기와 경제활동을 속보성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2월 말∼3월 초 수준으로 나빠졌다. 기재부에 따르면 음식점 카드매출은 9월 첫째 주(8월 31일∼9월 6일)에 전년 동기 대비 28.4% 급감했다. 감소율은 2월 넷째 주(-37.8%)보다는 작고 3월 첫째 주(-27.4%)와 비교하면 컸다. 다만 9월 첫째 주 전체 카드승인액은 2.2% 감소하는 데 그쳐 그 폭이 3월 첫째 주(-10.3%)보다 작았다. 방역조치가 강화된 영향이 식당 등 대면 서비스업종에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8월 넷째 주에 74.7% 줄어든 영화 관람객은 9월 첫째 주에도 72.6% 감소하며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 이용객도 9월 첫째 주에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했다. 승객 감소율은 3월 첫째 주(-42.7%)보다 작았지만 2월 넷째 주(-34.9%)보다는 컸다.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철도 이용률도 1년 전보다 50.6%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이동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액은 한 달 전보다 6.0% 줄어들었는데, 8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주요 지표는 이보다 훨씬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1차 확산이 잠잠해진 시기에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 소비 활성화 정책을 썼지만, 방역문제가 심각한 지금은 경기를 살릴 뾰족한 수가 없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차 추경을 바탕으로 8월부터 8대 소비쿠폰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모두 연기됐다. 이에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투자를 늘려 지역 경기를 조금이라도 떠받치기로 했다. 도로안전 확보, 송배전 건설 등 내년분 공공기관 투자계획 가운데 1조원을 올해 4분기로 앞당겨 쓴다. 올해 계획된 공공기관 투자(60조5천억원)도 100% 모두 집행할 계획이다.

차진환 기자2020-09-20

서울 아파트의 거래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간간이 성사되는 매매는 신고가를 기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달 서울 내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천건이 채 되지 않으면서 역대 최소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새 임대차법 시행에 따라 전세값이 오르면서 매매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매매, 역대 최소인 2008년 11월보다 적을 가능성 20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계약일 기준)는 620건에 불과하다. 6월 1만5천591건에서 7월 1만655건, 8월 4천589건으로 급감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거의 거래절벽 수준이다. 중구에서는 고작 4건이 신고됐으며 종로구(5건)와 광진구(9건)도 10건을 밑돌고 있다. 9월이 열흘가량 남아 있고,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달 말 추석 연휴까지 있는 점을 고려하면 9월 월간 매매량은 1천건을 밑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가 2006년 월간 집계를 시작한 이래 1천건 이하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11월(1천163건)이 가장 적었다. ▲반전세 매물이 소개된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 정보란. (사진출처=연합뉴스) 전세·매매 가격 동반 상승…비강남권 전용 59㎡도 15억원 최고가에 신고되는 전세 계약과 매매 계약은 이어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후 전세값이 오르면서 매맷값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비강남권에서도 전용 59㎡의 매맷값이 15억원을 돌파하는 사례가 신고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59.8154㎡는 지난달 15일 15억9천만원(13층)에 팔려 그 전달 28일에 기록한 종전 신고가(15억5천만원)를 갈아치웠다. 이 면적의 전셋값은 지난달 19일 7억8천만원까지 오른 데 이어, 현재 시세는 8억5천만∼8억8천만원에 형성돼있다. 매매 시세는 16억∼16억5천만원으로 상승했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전셋값이 올라가면 매맷값을 밀어 올린다"며 "매매는 관망세지만 실수요자가 남아있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여전히 커서 은근히 거래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59.99㎡가 지난달 17일 15억원(23층)에 매매 계약됐고, 같은 달 31일 8억원(2층)에 전세 거래돼 잇달아 매맷값과 전셋값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2단지' 전용 59.9796㎡는 지난 15일 14억6천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역시 신고가를 깼다. 이 지역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를 끼고 매매된 물건"이라며 "매매 관망세 속에서도 갭투자를 통해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면서 전용 59㎡도 15억원에 수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천보라 기자2020-09-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지난달 예식과 숙박 서비스에 관련된 소비자 상담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전월 대비 3.8% 증가한 총 6만 3,540건이었다. 특히 예식 서비스 관련 상담이 507.5% 급증했다. 호텔·펜션(295.6%)과 기타 숙박시설(271%) 관련 상담도 많아졌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예식 서비스 관련 상담은 1,268.7% 크게 늘었다. 호텔·펜션 관련 상담은 229.9% 많아졌고, 마스크 등 보건·위생용품에 대한 상담도 607.4% 큰 폭 증가했다. 상담 건수는 호텔·펜션 관련 상담이 2,504건으로 가장 많았다. 헬스장·피트니스 센터 관련 상담이 2,420건, 예식 서비스가 2,272건으로 뒤를 이었다. 8월 초순(1일~10일)에는 집중 호우의 영향으로 호텔·펜션 관련 상담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한 중순(11일~20일)에는 헬스장·피트니스센터 관련 상담이, 이어 하순(21일~31일)에는 예식 서비스 관련 상담이 가장 많았다. 상담 사유로는 계약해제·위약금이 2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품질·애프터서비스(A/S)와 계약불이행이 각각 26.1%, 12.9%였다. 상담을 요청한 소비자의 32.1%는 30대였다. 이어 40대(25.2%)와 50대(18.2%)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예식의 보증 인원 축소, 일정 연기 등을 두고 소비자와 사업자 간 위약금 분쟁이 많았다"며 "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캠핑장 등 숙박 시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기상 악화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면서 위약금과 관련된 상담을 요청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오현근 기자2020-09-17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쥐고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터리 개발 착수 25년 만에 분사 결정을 내렸다. 중국 CATL, 국내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와의 설비투자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장을 선점할 실탄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분사 이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주식 시장 상장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분사가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퀀텀 점프'로 기록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LG화학은 회사 분할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전기차 배터리의 구조적 이익 창출 본격화를 꼽았다. 올해 2분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몇 분기째 줄곧 적자를 이어오던 배터리 사업에 확신을 갖게 한 순간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흑자 폭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고, 연간 흑자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올해 1∼7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SNE리서치)에서 25.1%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일본 파나소닉을 가뿐히 추월한 데 이어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도 제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LG화학에 따르면 회사는 선제 연구개발(R&D)을 통해 가격,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 3세대 전기차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995년부터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이래 순수 연구개발에만 수조 원을 투자했고 특허 건수 기준으로 2만2천건이 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NCM523 배터리를 양산했고 2016년 하이니켈 파우치형 NCM622 배터리를 내놓기도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니켈 함량이 90%에 달하는 NCMA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수주 낭보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GM과의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고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르노 등에도 배터리를 대고 있다. 이번 분할로 배터리 사업 가치를 재평가받게 되면 보다 수월하게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총 배터리 생산 능력을 10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1회 충전 시 380㎞를 주행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 16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오는 2023년까지는 2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이때는 LG화학의 배터리로 전기차를 330만대나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재로서 LG화학은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투자 자금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 분할로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게 되면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든든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LG화학에 남게 되는 석유화학 사업 등에도 이번 분사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부문에서도 적기에 필요한 투자를 집중해 배터리 사업과 함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은희 기자2020-09-17

서울에서 등록임대주택 사업자가 임대기간을 준수하지 않거나 도중에 집을 처분하는 등 의무사항을 위반해 부과된 과태료의 3분의 1은 강남3구에서 나왔다. 일부 사업자는 과태료를 감수하고 무더기로 집을 임대 의무기간에 등록말소해 과태료를 4억원 넘게 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4~12월 서울 25개 자치구들이 의무 위반 임대사업자에게 부과한 과태료는 총 781건, 74억4천944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작년 1월 '등록임대주택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고서 임대등록시스템 자료를 일제 정비하고 임대료 증액제한 등 등록임대 사업자의 의무 준수에 대한 세밀한 검증을 벌이기 시작했다. 등록임대 의무사항 위반에 대한 과태료는 임대주택이 소재한 자치구에서 부과된다.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등 강남3구에서 부과된 과태료는 25억3천240만원(34.0%)에 달했다. 강남구는 12억6천120만원으로 서울 25개 구 중에서 과태료가 가장 많이 나왔다. 뒤이어 송파구 8억9천만원, 용산구 3억9천520만원, 서초구 3억8천120만원, 동작구 3억6천880만원 등 순이었다. 강남3구에서 부과된 과태료 건수도 서울 전체(781건)의 25.9%(202건)로 적지 않았다. 강남3구에 마포구(3억1천960만원)와 성동구(1억6천720만원) 등 마용성 지역까지 합한 과태료는 34억1천440만원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45.8%)이었다. 이들 지역에서 임대사업자에게 부과된 과태료가 많은 것은 그만큼 고가주택이 많고 시세 상승률이 높다 보니 과태료를 내더라도 차익 실현이나 세금 절감 등으로 얻는 이익이 커 임대 의무기간 내 주택 처분 등에 나서는 사업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3구 과태료의 대부분인 24억9천800만원(98.7%)은 임대의무 기간을 준수하고 그 기간 내 양도할 수 없게 한 민간임대특별법 43조를 위반해 부과된 것으로 파악됐다. 과태료 부과 건수를 봐도 202건 중 191건(94.6%)이 특별법 43조 위반이었다. 세입자 입장에선 약속받은 임대 의무기간을 누리지 못하고 부당하게 퇴거당하는 등 애꿎은 피해를 봤을 개연성이 크다. 과태료 중 가장 많은 것은 10월 강남구에서 부과된 4억2천400만원이었다. 이 경우는 법인 사업자가 보유 중이던 주택 24채를 의무기간 중 한꺼번에 등록말소해서 과태료가 부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임대의무 회피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건당 3천만원이지만 감경 조항이 있어 과태료 수준이 낮아졌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해 4월 송파구에선 3억1천만원의 과태료가 나온 사업자도 있었는데, 이 역시 많은 주택을 한꺼번에 등록말소해 이 같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혁 의원은 "등록임대 제도가 임차인의 주거안정보다는 임대사업자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전락했고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 중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임대사업자 제도에 대한 추가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상경 기자2020-09-16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자금으로 투자) 등의 영향으로 급증한 신용대출이 잠재적 금융 위험 요소로 지목되자, 은행권이 스스로 대출 총량·속도 조절에 나선다. 우대금리 폭을 줄여 전체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높이고, 최고 200%에 이르던 일부 전문직의 연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도 줄일 방침이다. 16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율적 신용대출 관리 방안으로서 우선 우대금리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85∼3.75%(각 은행 신용대출 대표상품 기준) 수준이다. 각 은행에서 최저 금리로 돈을 빌리려면 우대금리(금리할인) 혜택을 최대한 받아야 하는데, 우대금리는 해당 은행 계좌나 계열 카드 이용 실적, 금융상품 가입 유무 등 여러 부가 조건에 따라 부여된다. 우대금리 수준은 은행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낮게는 0.6% 정도부터 높게는 1%에 이른다. 결국 이 깎아주는 우대금리 폭을 줄여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높이면 대출 증가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과도한 신용대출을 자제하라는 뚜렷한 메시지를 받은 만큼, 시중은행 모두 신용대출 위험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금리에 민감한 요즘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 수단은 우대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은행들은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 등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도 낮출 전망이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보통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이뤄지지만, 특수직 등은 현재 은행에서 많게는 연 소득의 200%까지 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봉이 1억 5천만원이라면, 담보 없이 신용대출로만 끌어 쓸 수 있는 돈이 3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4일 시중은행 부은행장(여신담당 그룹장급)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최고 200%에 이르는 신용대출 소득 대비 한도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대비 한도 비율 뿐 아니라 신용대출 절대 금액이 너무 큰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대출액이 5천만원~1억원 정도라면 일반적 생활자금 용도라고 볼 수 있지만, 2억∼3억원에 이르는 신용대출은 '투자 수요'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당국 입장에서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 부동산 자금 유입 차단 등을 위해 신용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고 대출 총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서민의 '생활자금'용 신용대출까지 조일 수는 없으니, 결국 낮은 금리로 수억 원씩 빌리는 고신용·고소득 전문직의 신용대출부터 줄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은행권은 해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에 연말까지 신용대출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저소득 계층의 생활고와 관련된 신용대출은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려면, 은행으로서는 소수 특수직 등의 거액 신용대출 한도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2020-09-15

코로나 사태장기화로외국인 관광객이줄어 3∼6월에 일자리가 약 12만개 줄어든 효과가 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통계를 바탕으로 관광산업 일자리 사정을 분석한 결과 취업유발인원이 11만9천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5일 밝혔다. 3∼6월 4개월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5만2천487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99.0% 줄었다. 업종별 직간접 일자리 감소 규모는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 6만명, 숙박서비스 2만5천800명, 음식점 및 주점 2만2천800명 등으로 추산됐다. 관광산업 생산유발액은 13조2천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6조1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 투자, 수출 등의 경제활동으로 유발되는 직간접 생산액과 부가가치다. 생산유발액 감소분은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 6조2조천억원, 숙박서비스 3조1천억원, 음식점 및 주점 2조5천억원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유발액 감소분은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 3조원, 숙박서비스 1조5천억원, 음식점 및 주점 9천억원 등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은 이와같은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업계에서는 요건이 현실에 맞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생산유발액 감소 추정(사진제공=연합뉴스) 한경연은 면세점업, 여행업 등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이 한시적이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 코로나 상황이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면세점업계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는 내국인이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하거나 면세품 구매 전용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숙박업을 하는 A회사는 호텔과 면세 등을 독립 사업부마다 업황이 다르다 보니 법인 단위로는 고용유지지원금 요건을 맞추기가 어려운 애로가 있다고 호소했다. 한경연은 고용유지지원금을 사업장 단위로 한시 적용해서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2020-09-15

스마트폰을 접거나 디스플레이를 돌려 쓰는 등 길쭉한 '바(bar)' 형태에서 벗어난 새로운 폼팩터(하드웨어 형태)의 스마트폰이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오후 온라인 행사를 통해 LG 윙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겠다며 최근 발표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이다. 평상시에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6.8인치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4인치의 세컨드 스크린과 함께 2개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대 이후 없었던 디자인으로, 형태가 삼성전자가 2004년 출시했던 '가로본능'을 떠올리게 한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두 화면을 모두 사용하거나,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각각의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폴더블폰에 맞서 V50 씽큐 등을 통해 탈부착 디스플레이인 '듀얼 스크린'의 유용성을 강조해왔다. 이 제품 역시 듀얼 스크린처럼 멀티 태스킹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듀얼 스크린보다 가볍고 얇아 휴대하기에 더 간편하고 폴더블폰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는 이 회사가 작년 내놓은 첫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보다 화면이 커지고 사용 경험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전작 4.6인치에서 6.2인치로, 내부 디스플레이는 7.3인치에서 7.6인치로 커졌다.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갤럭시Z폴드2의 국내 사전 판매량은 이동통신사와 자급제 물량을 합쳐 6만대 수준이다. 239만8천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형 폼팩터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작 대비 수급 역시 안정화됐다.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 화웨이 등도 폴더블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모토로라는 이달 9일 자사 폴더블폰 '레이저'의 5G 지원 후속작인 '모토 레이저 5G'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위아래로 접히는 '갤럭시Z플립'과 비슷하게 위아래로 접히는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로 펼쳤을 때 6.2인치 크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접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붙이는 디스플레이로 확장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한다. 10일 미국에서 5.6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힌지로 연결한 '서피스 듀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화웨이도 작년에 이어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10월 중 두 번째 폴더블폰인 메이트X2를 출시할 전망이다. 이 제품은 화면을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의 전작 '메이트X'와 달리 삼성전자처럼 인폴딩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형' 폼팩터 전쟁은 내년에 더욱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에는 돌돌 마는 형태의 롤러블 스마트폰을 내놓고자 준비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2020-09-14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전국 70개 주유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전국의 주유소는 1만1,384개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1일(1만1,454개)보다 70개가 줄었다. 올해 1~2월 문을 닫은 주유소가 10개인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이후 영업을 중단한 주유소가 한 달에 배 이상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통틀어 문 닫은 주유소 숫자는 80개였다. 영업을 접는 주유소가 늘어난 것은 장사가 안돼서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휘발유·경유 등 주유소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 줄었다. 휘발유(-0.38%), 경유(-3.25%) 등이다. 특히 올여름 유례없는 긴 장마로 관광객이 줄면서 관광버스 운행 등이 감소해 경유 수요는 더 많이 줄었다. 7월 휘발유(차량판매용)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89% 늘었지만, 경유는 4.57% 감소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도심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지방 국도변 주유소들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들 주유소는 대부분 폐업 대신 휴업을 택한다. 주유소는 큰 기름 탱크를 갖춰야 하므로 주유소를 접을 때는 토양 오염을 정화해야 한다. 여기에 시설 철거비까지 합치면 주유소 한 곳당 폐업 비용이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가량 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장사도 안 되는데, 막대한 폐업 비용 때문에 마음대로 접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지방 도로변에 영업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되는 '흉물' 주유소가 늘어나는 원인이다. 주유소 사업자들이 공제조합을 통해 이런 비용 부담을 덜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는 폐업 주유소 철거와 정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호소한다. 최근 주유소 경영난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정부의 직접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난색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주유소 업종만 가게 문을 닫는다고 정부가 돈을 대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주유소 사업자들이 공제조합을 만들어 관련 사업을 한다면 정부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제조합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오면 정부도 나름의 성의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2020-09-14

수도권 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정부가 기대한 경기 'V자 반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올해 성장률을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역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역성장을 방어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부도 순성장은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며 "하반기에 방역을 진정시키고 수출을 회복시켜 역성장 폭을 최소화하는 게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 석상에서 순성장이 어려워졌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유럽 재정위기가 닥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전망치를 수정하며 올해 한국 경제가 -1.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와 KDI의 성장률 눈높이가 낮아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3분기 경기 반등이 어려워진 탓이 크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을 반영한 경기지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카드승인액이나 대중교통 승객 등 내수경기와 경제활동을 속보성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2월 말∼3월 초 수준으로 나빠졌다. 기재부에 따르면 음식점 카드매출은 9월 첫째 주(8월 31일∼9월 6일)에 전년 동기 대비 28.4% 급감했다. 감소율은 2월 넷째 주(-37.8%)보다는 작고 3월 첫째 주(-27.4%)와 비교하면 컸다. 다만 9월 첫째 주 전체 카드승인액은 2.2% 감소하는 데 그쳐 그 폭이 3월 첫째 주(-10.3%)보다 작았다. 방역조치가 강화된 영향이 식당 등 대면 서비스업종에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8월 넷째 주에 74.7% 줄어든 영화 관람객은 9월 첫째 주에도 72.6% 감소하며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 이용객도 9월 첫째 주에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했다. 승객 감소율은 3월 첫째 주(-42.7%)보다 작았지만 2월 넷째 주(-34.9%)보다는 컸다.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철도 이용률도 1년 전보다 50.6%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이동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액은 한 달 전보다 6.0% 줄어들었는데, 8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주요 지표는 이보다 훨씬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1차 확산이 잠잠해진 시기에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 소비 활성화 정책을 썼지만, 방역문제가 심각한 지금은 경기를 살릴 뾰족한 수가 없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차 추경을 바탕으로 8월부터 8대 소비쿠폰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모두 연기됐다. 이에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투자를 늘려 지역 경기를 조금이라도 떠받치기로 했다. 도로안전 확보, 송배전 건설 등 내년분 공공기관 투자계획 가운데 1조원을 올해 4분기로 앞당겨 쓴다. 올해 계획된 공공기관 투자(60조5천억원)도 100% 모두 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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