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규 기자2020-09-24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실종된 해양 공무원이 결국 북한에 의해 피격당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9월 24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에 피격된 뒤 화장됐다고 공식 확인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47)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께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선내에서는 A씨의 신발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튿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실종 이틀 만인 23일 오후 언론에 처음 공개했으며, 생사에 대해선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 날 늦은 시각 언론을 통해 실종자가 피격 후 화장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공식 확인한 셈이어서 사망 인지 시점 등을 놓고 논란과 함께 사고 발생 후 늦은 보고 등 군의 사고 대응능력과 관련해 비난이 예상된다.

이정은 기자2020-10-1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열병식 참가자 등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당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대집단체조(매스게임)와 예술공연 '위대한 향도'를 관람했다. 집단체조는 체조와 춤, 카드섹션 등을 선보이는 북한 행사다. 집단체조 출연자들은 '영원한 백두의 행군길', '당은 우리의 향도자', '사회주의 오직 한 길로', '격동의 시대', '민족의 영광', '우리에겐 위대한 당이 있다' 등의 무대를 펼쳤다. 김 위원장은 공연 참가자들에게 "당에 대한 무한한 충실성을 지니고 당창건 75돌을 대정치축전으로, 일심단결의 절대적 힘을 다시 한번 만방에 과시하는 혁명적 계기로 빛낸 사랑하는 인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내시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참석자들은 이날 집단체조 공연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탓에 여러 사람이 밀집하는 집단체조 행사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관측됐지만, 북한은 이달 말까지 공연을 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당창건 75주년 열병식 참가자들과 김일성광장에서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김 위원장은 광장 주석단에 오르고, 10일 자정 열병식에 참가했던 군부대가 모두 도열한 가운데 촬영이 이뤄졌다. 이날 촬영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김정관 인민무력상 등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참가자들을 향해 "끌끌하고 미더운 우리 혁명무력의 장병들"이라며 "국가 방위의 주체로서, 인민 행복의 창조자, 새로운 문명의 개척자로서의 사명과 본분에 끝없이 충실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당창건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대표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리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재룡·리일환 ·박태덕·김영철·박정천·최부일·김수길·태형철·오수용 등 당 정치국 간부들이 촬영에 참여했다. 북한은 이날 저녁 목란관과 인민문화궁전, 옥류관, 청류관, 평양대동강수산물 식당 등에서 당창건 기념 경축연회를 열었다. 연회에서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 등 간부들과 이번 행사에 참석했던 각지 대표들이 참석했다.

김신규 기자2020-10-14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행사를 치른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 통수권자로서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시켰다. 또 군 장성들에겐 '장군'이라는 파격적 호칭을 사용했다. 10월 14일 조선중앙TV가 중계한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영상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열병식에서 "우리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를 육해공군 장군들이 맞이했다"며 "김정은 동지께 군 장군들은 다함없는 흠모심을 안고 최대의 경의를 드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군대 내 장성급 인사를 '장군'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례 없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에서 '장군'이란 호칭은 그동안 최고지도자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사용됐다. 현재도 북한에서 '위대한 장군님'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부르는 대명사로 쓰인다. 북한은 이전까지 우리의 장군급에 해당하는 군인사를 '장령(將領)' 또는 '장성'으로 지칭했다. 또 대장은 물론 원수나 차수 계급장을 단 군 고위 간부에 대해서도 장군은 금기 호칭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 지위 역시 지난해 '군 최고사령관'에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높인 데 이어 이번에 다시 '무력 총사령관'으로 재차 격상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5월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결정된 명령서에 기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회의에서 결정된 군사대책, 중요군사교육기관 기구개편, 군사지휘체계 개편과 지휘 성원의 군사칭호 격상 등 7건의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 군 통수권자로서의 김 위원장의 지위를 격상하고 군 장성을 장군으로 호칭하는 것은 체제 수호를 위해 무기 개발과 군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군의 사기 진작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아버지인 김정일 시절의 '선군정치' 체제에서 권력의 핵심부에 있던 군을 철저히 노동당 아래 복속시키는 '군에 대한 당의 통제력 강화' 기조를 이어왔다. 그럼에도 체제 수호의 앞장에 군이 자리하고 태풍 피해 복구 등 경제난 해소에서 군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에서 군의 역할을 평가하고 사기를 진작하며 충성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해복구 현장에서 군이 전면에 나서 활약한 데 대한 보답으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의 지위를 더 강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당 창건 75주년을 계기로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김정은의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하는 연장선상에서 장령으로 불리던 군 장성들을 장군으로 내세운 것"이라며 "장군들을 거느리는 김정은의 지위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규 기자2020-09-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5일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혀 향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앞으로 보낸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통지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공식 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표현까지 내놓은 셈이다.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다.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8월 18일)의 경우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구두로 전달했다. 1995년 '시아팩스호 인공기 게양 사건'(6월 27일)이 벌어지자 전금철 베이징 쌀 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9월 18일) 석달 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의 안정을 위해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우발적 발생'이라거나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남사과까지 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임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이 같은 사과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신규 기자2020-10-14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행사를 치른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 통수권자로서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시켰다. 또 군 장성들에겐 '장군'이라는 파격적 호칭을 사용했다. 10월 14일 조선중앙TV가 중계한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영상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열병식에서 "우리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를 육해공군 장군들이 맞이했다"며 "김정은 동지께 군 장군들은 다함없는 흠모심을 안고 최대의 경의를 드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군대 내 장성급 인사를 '장군'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례 없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에서 '장군'이란 호칭은 그동안 최고지도자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사용됐다. 현재도 북한에서 '위대한 장군님'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부르는 대명사로 쓰인다. 북한은 이전까지 우리의 장군급에 해당하는 군인사를 '장령(將領)' 또는 '장성'으로 지칭했다. 또 대장은 물론 원수나 차수 계급장을 단 군 고위 간부에 대해서도 장군은 금기 호칭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 지위 역시 지난해 '군 최고사령관'에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높인 데 이어 이번에 다시 '무력 총사령관'으로 재차 격상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5월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결정된 명령서에 기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회의에서 결정된 군사대책, 중요군사교육기관 기구개편, 군사지휘체계 개편과 지휘 성원의 군사칭호 격상 등 7건의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 군 통수권자로서의 김 위원장의 지위를 격상하고 군 장성을 장군으로 호칭하는 것은 체제 수호를 위해 무기 개발과 군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군의 사기 진작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아버지인 김정일 시절의 '선군정치' 체제에서 권력의 핵심부에 있던 군을 철저히 노동당 아래 복속시키는 '군에 대한 당의 통제력 강화' 기조를 이어왔다. 그럼에도 체제 수호의 앞장에 군이 자리하고 태풍 피해 복구 등 경제난 해소에서 군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에서 군의 역할을 평가하고 사기를 진작하며 충성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해복구 현장에서 군이 전면에 나서 활약한 데 대한 보답으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의 지위를 더 강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당 창건 75주년을 계기로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김정은의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하는 연장선상에서 장령으로 불리던 군 장성들을 장군으로 내세운 것"이라며 "장군들을 거느리는 김정은의 지위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2020-10-07

국방부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실종 신고가 들어왔을 당시,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의 초기 대응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단순 실종'으로 보고를 받고도, 언론에 발표할 때는 '첩보에 따른 자진월북 판단'이라고 한 데 대해서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실종 신고 접수 당일엔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 유가족이 월북 시도를 했다는 해양경찰청과 군의 발표에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인 만큼, '단순 실종'에서 '자진월북자'로 판단이 바뀌게 된 '결정적' 근거가 된 첩보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 장관은 이날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A씨 실종 신고가 해경에 접수된 지난달 21일 당일 북측에 신속히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지적에 "(실종 당일엔) 북한으로 넘어간다는 판단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에 월요일(9월 21일·실종 당일)에 보고 받고 북측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고 실무진들한테 물어봤는데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 이렇게 보고를 받고 그때는 통신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이 실종 당일 해경을 통해 신고 내용을 공유받고 수색 지원에 나서긴 했지만, 이튿날 A씨가 북측 해역에서 최초 발견되기 전까지 만 하루 동안 '단순 실종'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 장관도 "(실종 다음 날인 22일) 나중에 첩보를 통해 북측에 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루 만에 A씨를 '단순 실종자'에서 '월북 시도자'로 판단을 바꾼 것이다. 아울러 A씨가 실종된 해역이 북측으로 얼마든지 떠내려갈 수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실종'이라는 군의 초기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예상된다. '오판'으로 A씨를 구조할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국방부는 A씨 실종 사흘 만인 지난달 24일 북한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발표하면서 A씨가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근거로 "자진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신규 기자2020-10-06

오는 10월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중요한 날이다. 북한 최대 기념일의 하나인 당 창건 75주년을 코앞에 두고 북한은 전방위적으로 축제 분위기 띄우기에 한창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0월 6일 "노동당 창건 75돌 경축행사에 참가할 대표들이 5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리일환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평양에 도착한 각 지역 대표들을 직접 맞이하고 이들의 숙소도 방문하는 등 각별한 환대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수도 평양이 경축분위기로 들끓는다' 제목의 기사에서 오는 10일 열병식과 경축행사가 열릴 평양의 분위기를 자세히 전했다. 신문은 평양시 당위원회가 "수도의 거리가 들썩하게 곳곳에 방송 선전차와 이동식 음향 증폭기재들을 전개(설치)했다"며 경축행사를 앞두고 내부 결속과 분위기 띄우기를 위해 선전·선동에 나선 모습을 보도했다. 특히 평양시는 당위원회 '시꾸리기 지휘부'의 지도 아래 주택과 건물의 외장 공사, 가로등과 도로 보수, 공원 등의 잔디 관수체계 도입을 마무리하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다. 농업 부문에서는 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생산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장마·태풍에 따른 수해로 농경지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서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도, 평양시 등이 추수에 매진하는 상황을 노동신문에서 상세히 소개했다. 곳곳에서 각종 농기계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추수를 진행하고, 평안남도에서는 화상회의를 통해 추수 과정에서 생산량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낟알 허실요소'들을 점검하기도 했다. 당 창건의 의미를 되새기는 각종 전시회도 개막했다. '승리와 영광의 75년'을 주제로 한 국가미술전람회와 '인민사랑의 위대한 헌신'이라는 주제의 중앙산업미술전시회가 전날 개막해 11월까지 열린다. 또 김일성·김정일 전집을 비롯해 3대(代)의 활동과 사상이론을 다룬 수십 종의 도서들이 일제히 출간됐다. 이달 초에는 노동당 마크가 부각된 당 창건 75주년 기념주화가 금화와 은화 두 종류로 발행됐다. 또 지난달 말에는 '위대한 우리당에 최대의 영광을' 등 당 창건 75주년 기념 선전화 2점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올해 당 창건일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으로 예년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북한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북제재 장기화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으로 국경을 철통 봉쇄함에 따라 외부물자 조달이 여의치 않아졌다. 지난 8∼9월 연이은 장마와 태풍으로 피해가 막심한 탓에 북한은 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도 수해지역 주택 건설 등 복구 작업에 총력을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비롯해 평양종합병원, 삼지연꾸리기 사업 등 굵직한 건설사업 완공을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대외적 성과로 내놓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정은 기자2020-09-28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탈북 루트'가 막혀 급감세를 보였던 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지난달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28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로 입국한 탈북민 수는 3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올해 1분기(1∼3월)에 135명이었으나 2분기(4∼6월)는 12명에 그쳐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4월(7명), 5월(2명), 6월(3명) 각각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7월에도 6명에 그쳤다. 통상 탈북민들은 북한 국경을 넘어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나 중국 같은 제3국에 체류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에 이동 제한이 커지면서 '탈북루트'가 봉쇄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올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 봉쇄를 강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입국한 탈북민은 최근에 북한을 이탈한 사람들은 아닐 것으로 봤다. 일각에선 지난달 초중반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고 상황이 비교적 안정돼 해외에 흩어져있던 탈북민이 다수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이미 오래전에 북한에서 넘어와 제3국에서 장기 체류하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삶이 어려워지면서 동남아를 거쳐 국내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8월 연간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모두 19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724명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해철 의원은 "코로나19로 탈북민 수가 급감했지만 지난달 사례처럼 국내 입국하려는 탈북민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탈북민이 꾸준히 유입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정부 당국의 정착 지원 노력이 느슨해져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신규 기자2020-09-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5일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혀 향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앞으로 보낸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통지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공개사과에 나선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다. 공식 통지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표현까지 내놓은 셈이다.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다. 1972년 5월 4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을 찾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4년 전 발생한 1·21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하 1·21사태)을 놓고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며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 13일 방북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에게 "(1·21 사태는)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번처럼 공식 통지문을 통한 사과는 아니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갈등 국면에서 때때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8월 18일)의 경우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구두로 전달했다. 1995년 '시아팩스호 인공기 게양 사건'(6월 27일)이 벌어지자 전금철 베이징 쌀 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1996년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9월 18일) 석달 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의 안정을 위해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우발적 발생'이라거나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2002년에는 제2차 연평해전(6월 29일)을 놓고 김령성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7월 11일)이 벌어지자 다음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폭침(3월 26일)을 놓고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유감은 표명하되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같은 해 연평도 포격(11월 23일) 사건을 두고도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비인간적 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이후에는 남북 고위당국자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측 군인이 다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유감 표명은 모두 북한 실무자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등을 통해 내왔으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 "미안하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남사과까지 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임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이 같은 사과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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