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경 기자2019-01-0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평화와 경제를 강조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외관계 개선과 경제발전에 총력 하겠다는 국정 방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미 관계 진전·남북관계선 긴장완화, 경제협력 의지 김 위원장은 육성으로 직접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하며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고, 남북관계에서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협력에 박차를 가할 뜻을 밝히며 대외 환경의 긍정적 변화에 역점을 뒀다. 내부적으로도 경제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와 전쟁'을 지속해 분위기를 일신하며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고 경제발전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김 위원장이 집권 이래 처음, 그것도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단어를 육성으로 언급함으로써 비핵화 의지를 미국과 국제사회에 재확인한 점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 직후 생방송으로 중계된 공동기자회견에서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평화의 터전'을 언급한 적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 트럼프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미국이 올해에도 대북압박 기조를 유지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미국에 맞대응할 수 있음을 피력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대화와 압박이라는 투 트랙 입장을 밝힘으로써 오히려 미국에 대해 강한 대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남쪽을 향해서는 더 진전된 남북 간 협력을 제안하며 2018년 만들어진 화해의 흐름을 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개성공단 재개와 개성·금강산 관광을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또 작년 합의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올해에는 지상과 공중, 해상 등 한반도 전 지역에서 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군사적 긴장 완화에서도 속도를 낼 것을 피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는 비핵화 재천명·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개 등이 담겼다.(사진제공=연합뉴스) 美전문가들 신년사 분석 "트럼프에 가시 달린 올리브 가지 내밀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북미간 대화와 협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면서도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기존의 요구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해군연구소(CNA) 소속 켄 가우스 박사는 이날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연설은 정확히 예상했던 대로였다"며 김 위원장은 그의 인내심이 무한정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관여(engagement) 행보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가우스 박사는 "이번 연설은 미국 쪽으로 공을 넘기기 위한 차원으로, 북한의 양보는 끝났다는 것"이라며 향후 북미협상 전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는 주고받기(give and take)의 상호 과정 속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요약하면 김 위원장이 (화해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으나 아주 날카로운 가시도 함께 내민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신년사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하고 미국이 외교적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더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단언하는 데 충분히 분명한 언급들이었으나 김 위원장은 외교적 교착의 책임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고 (협상에) 무거운 조건을 부과하며 '새길'을 찾을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김신규 기자2018-12-0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보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문 대통령은 이날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 호텔에서 저신다 아던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답방에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답방 계기에 제가 직접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어질 2차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더욱 큰 폭의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도록 촉진하고 중재하고 설득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한반도 분단 이후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그 자체가 남북 간 화해·평화의 진전, 나아가 비핵화 진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뉴질랜드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세계적으로 비핵화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도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유엔사 전력 제공 국가인 만큼 최선을 다해 유엔 대북제재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적 대북 지원과 관련한 물음에 아던 총리는 “2008년 이후 더 이상 원조를 하지 않았다”며 “비핵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1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뉴질랜드는 지난 2008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요청에 따라 대북 지원금을 기부했고 이보다 앞서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참여해 재정을 분담하기도 했다.

윤인경 기자2019-01-02

새해를 맞아 남한과 북한, 미국의 정상들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대중의 관심을 끈 대목은 단연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망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겼지만 실질적인 조치 가능성은 오히려 적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봤다. 확 달라진 김정은 신년사, 우선 긍정적 평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는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검은 양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집무실의 갈색 소파에 앉아 전 세계인에게 새해 인사를 건네는 파격적인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연단에서 북한 국민을 향해 신년사를 발표한 것과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으로, 정상국가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년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완전한 비핵화'를 육성으로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 밝힌 것은 집권 이래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자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북미 2차 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북한의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잘 알고 있는 김 위원장을 나도 만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2일 신년사를 전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새해에는 평화의 흐름이 되돌릴 수 없는 큰 물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면 평화가 번영을 이끄는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실현해서 평화가 우리 경제의 큰 힘이 되는 시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핵 보유국 선언'에 '2차 북미회담 전망'까지 이처럼 남북미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지만, 신년사 면면을 뜯어보면 오히려 비핵화 진전 시점은 더 불투명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특히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압박을 가한 것에 촉각을 세웠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핵 시설 해체를 위한 조치를 하기 전에 미국이 제재 해제를 시작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요구는 근본적으로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핵 대결로 복귀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위협도 함께 했다"고 분석했다. 상응조치 제공을 놓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반년가량 교착국면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북한이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2018년 초나 지금이나 북한은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하려는 데 한 치의 변화가 없다”며 “미국이 올해도 북핵 폐기 협상을 고집한다면 2019년의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는 2018년과 같이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직접 담판' 의지를 확인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려면 '비핵화 열매'가 절실하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김 위원장의 진의를 잘 분석할 것이고 이는 협상 진전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한 가능성을 연, 새로운 평화를 위한 서곡"이라고 평가했다.

김신규 기자2018-12-03

지난 9월 평양에서 있었던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연내 서울답방을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를 한 달 여 남은 상황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여부는 진척이 없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과연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과연 가능한가 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관심사에 대해 지난 12월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이날 다음 순방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조금 더 지켜보자”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 답방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 아주 긍정적 역할을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날 정상회담에서) 인식을 같이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에서 한 가지 우려를 덜었다”며 “북미 간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지면 혹시라도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으로 그런 우려는 사라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올해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을 닫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김 위원장의 결심만 서면 조만간 서울 답방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한미 정상이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만큼 이른 시기에 김 위원장 답방과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 등이 발표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70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큰 사변이었듯 북한의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그 자체가 세계에 보내는 평화,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 이 모든 것을 다 담은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내용적인 면에서도 조금 더 알찬 내용이 담길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것은 답방이 이뤄진다면 의제에 대해 논의할 부분이고, 우선은 그것을 떠나서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경우 김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해 아주 우호적이고 좋아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런 만큼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합의를 마저 다 이행하기를 바라고, 또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내용을 전달해왔다고 문 대통령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 시 우려되는 경호·안전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그 부분은 우리가 철저하게 보장해야 한다. 그런 보장을 위해 혹시라도 교통 등 국민께 초래되는 불편이 있다면 국민께서 조금 양해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남남갈등을 일으킬 우려에 대해서는 “(저는) 김 위원장 답방을 두고 국론 분열이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답방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남북 간 평화가 이뤄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국민이 바라는 바이며, 거기에 보수·진보가 따로 있고, 여야가 따로 있겠느냐.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인경 기자2019-02-17

오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의전에 관련한 실무협상이 이번주 개최된다. 이 때 합의문에 담길 구체적인 사항들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D-9, 의전 등준비 본격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흘 여 앞둔 가운데, 양국 특별대표가 이번주 구체적인 합의사항과 의전에 관련한 실무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오는 20일을 전후해 하노이에서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는 오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6월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합의문 내용은 현재 백지에 가깝다"고 말했다. 합의문 내용을 어떻게 채울지는 이번 실무협상 결과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핵심 의제는 북한 측의 영변 핵시설 폐기, 검증과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상응 조치다. 현재로서는 낙관적 평가와 비관적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낙관적 측면은 북한이 상응조치로 요구해 온 '제재 완화'에 대해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그간 '제재 완화'에 대해 비핵화 이전까지는 안 된다고 선을 그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발언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끌어내기 위한 당근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으면 이번 회담에서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북한이 어느 정도의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 제재 완화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제재 완화가 유일하게 남은 대북 압박카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영변 핵시설에 더해 영변 외의 우라늄 농축시설 등에 대해서도 신고·검증을 통한 폐기에 나서야 제재 완화가 검토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제재 완화의 대상으로는 개성공단 사업이나 금강산관광 재개가 1순위로 꼽힌다. 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따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된 대북 정유제품 공급 상한선을 올리는 방안도 일부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실제 이런 사항들이 상응조치로 거론된다 해도 북한이 모든 핵시설의 폐기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실무협상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대표기 지난 8일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후속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지난주에는 비핵화-상응조치의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아 후속 협상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담판에 사실상 결과를 맡겨두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다만, 미국이 '제재 완화'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북한도 보다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릴 가능성이 종전에 비해 커졌다는 기대도 여전히 존재한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핵과 미래핵에 해당하는 모든 핵시설에 대한 폐기 이행계획과 이미 생산한 핵분열물질과 핵무기 등 과거핵에 대한 폐기 의지가 합의문에 담길 가능성이 있다"며 "핵시설 폐기의 상응조치로 미국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제시하고, 합의문에 담기지는 않더라도 안보리 차원의 유류 공급 상한선 완화와 일부 남북 경협사업도 패키지로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신규 기자2019-02-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월 5일 미 연방의회에서 한 국정연설을 통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역시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이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 온 문재인 대통령도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3주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정상회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6월의 1차 정상회담은 북미가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는 상징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2차 정상회담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사이에서 '주고받기'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의 문제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북미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중재자' 역할에 집중할 전망이다. 북미 양자 간 협상에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지만, 물밑에서는 충분히 이견 조율에 나설 수 있다. 워싱턴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서훈 국정원장의 비공개 워싱턴행,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위한 방북 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것 등도 이런 조율행보라는 시각이다. 이번 북미 간 담판의 결과가 향후 남북관계 발전의 동력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더욱 절박한 심정으로 중재역에 나설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이 최대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되돌릴 수 없는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이런 연장선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날짜에 맞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을 찾을 수 있다는 추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찾아 북미정상회담 종료 후 곧바로 남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부에서 거론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져, 북미정상회담이나 미중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 논의가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북미 담판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작년 4·27 판문점선언이나 9·19 평양공동선언 등에 명시된 남북협력 사업 논의에 급격히 속도가 붙으며, 자연스레 정부의 대북정책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나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해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면, 이는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는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할 가능성이 크다. 평화체제 논의를 앞세워 자유한국당 일부를 중심으로 한 대북정책 공세를 누그러뜨리는 것은 물론, 경색된 정국을 타개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청와대 내부에서 번지고 있다. 한편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에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애초 문 대통령은 설 연휴가 지난 뒤 인사검증 작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뜻을 가진 장관들을 중심으로 2월말∼3월초 교체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2월 27∼28일로 잡혀 개각 시기 역시 이에 맞물려 더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북미정상회담까진 문 대통령도 중재행보에 집중해야 하며 그 후에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여력이 없으리라는 근거에서다.

박혜정 기자2019-01-11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연내 서울 답방 무산에 맞춰 보내온 친서를 공개한 데 대해 “우선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연내에 답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간곡히 양해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며 "새해에 자주 만나길 바란다는 좋은 내용이 담겨 있어서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사가 직접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경우 외에 친서를 보내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친서를 주고 받았다면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데 지난번 받은 친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것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답장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도 성의를 다해 친서를 보냈다"고 답했다. 자세한 답변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친서들을 통해서 새해에도 남북 정상 간에 보다 더 자주 만나고, 남북관계와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 있는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 "비핵화의 끝 단계에 이르면 그때는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하고, 그 평화협정에는 전쟁에 관여했던 나라들이 참여해야 한다"며 "이후 평화를 담보하는 일을 위해서도 다자 체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종전선언은 그런 식의 길로 나아가자는 정치적 선언으로 설정했던 것"이라며 "종전선언에 따라 서로 간의 적대관계를 해소하자는 선언이 이어지면 북한도 비핵화를 속도감 있게 하고 평화협정도 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홍의현 기자2018-12-31

"국회 입법이나 예산에서 성과 거둔 여당에 감사" 언급도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저는 (조국) 민정수석이, 더구나 피고발인 신분이어서 운영위 출석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오찬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언급한 뒤 "그러나 그 때문에 국민 안전이나 민생에 관한 법안들이 발목 잡혀선 안 되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국회 운영위 출석을 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국회가 원활하게 잘 운영될 수 있게 청와대도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 수석의 국회 운영위 참석과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가 맞물려 있다는 보고를 받고 해당 법의 연내 국회 통과를 위해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남북관계의 큰 변화, 그리고 경제에서도 사람 중심 경제를 위한 여러 정책 기조의 대변화를 둘러싸고 정치적인 논란이 아주 많았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또 "여소야대 국면에 다당 구도이기도 하고 게다가 야당들이 사안마다 생각이 다 달랐기에 여당이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회에서 성과를 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가운데서도 이해찬 대표님을 비롯한 여당의 지도부가 당을 아주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회에서도 입법이나 예산에서 아주 많은 성과를 거둬주셔서 아주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에 비해서 정책을 둘러싼 당정청 간 협의도 과거 어느 때보다 아주 활발한 것 같다"며 "당정청 간 협의를 당에서 잘 이끌어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도 당정청 간 협의는 정책뿐 아니라 정무적인 문제도 협의가 더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천보라 기자2018-11-15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 안맥결 여사와 박열 의사의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 여사 등 총 128명의 애국지사에게 훈장이 수여된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7일 제79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총 128명의 독립유공자에게 건국훈장과 건국포장, 대통령표창을 추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28명, 건국포장 17명, 대통령표창 83명 등으로 포상자 가운데 생존자는 없다. 특히 이번에는 안맥결, 가네코 여사 외에도 독립운동가 차이석 선생의 아내 홍매영 선생, 전라도 지역에서 애국계몽운동과 민족운동을 선도한 기전여학교 4명의 여학생 등 여성 32명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안맥결 여사 ⓒ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건국포장이 추서되는 안맥결 여사는 1919년 10월 평양 숭의여학교 재학 중 만세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됐고,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만삭의 몸으로 일본군의 고문을 견뎠지만 독립유공자 조건인 '옥고 3개월'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과거 서훈 심사에서 탈락했다가 13년 만에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게 됐다.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는 가네코 여사는 옥사한 지 92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서훈된다. 일본인 여성 혁명가이자 박열 의사의 부인인 가네코 여사는 식민지 한국인의 처지에 공감해 박문자(朴文子)란 필명으로 활동하면서 박열 의사와 함께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에 저항했다. 가네코 여사는 일왕 부자를 폭살하고자 박 의사를 도와 폭탄을 반입하다가 체포됐다. 이후사형 판결을 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옥살이 중 지난 1926년 7월 숨졌다. 가네코 여사의 행적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일본인이 우리나라의 건국훈장을 받는 것은 가네코 여사가 두 번째다. 앞서 2004년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일본의 조선인 토지 강탈에 대항해 한국인을 변호하고 박열 의사의 변론도 맡았던 후세 다쓰지 인권변호사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수여된 바 있다. ▲홍매영 여사와 차이석 선생 결혼사진 ⓒ국가보훈처 제공, 연합뉴스 한국독립당 당원으로 광복군 활동을 지원한 홍매영 여사에게는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홍 여사의 남편은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과 중앙감찰위원장 등을 지낸 차이석 선생이다. 어린 나이에 3·1 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옥고를 치른 전북 전주 기전여학교 학생 최애경, 최금수, 김순실, 정복수 선생에게도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이들은 1919년 3월 13일 만세운동에 참가해 남문 밖 시장 부근에서 수백 명의 시위군중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만세를 외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항일 격문을 배포하고 중국 남경 군관학교에 보낼 훈련생을 모집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박문희 선생과 3·1 운동으로 체포돼 옥고를 치르고 순국한 김학준 선생에게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1918년 10월 제주도 좌면 하원리 등지에서 법정사 승려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법정사 무장 항일시위에 농민 신분으로 참여한 김인송, 김항률, 오인식, 이봉규 선생에게는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이들은 항일시위에 참여했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포상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총 1만 5,180명(여성 357명)이다. 이중 건국훈장 1만 940명, 건국포장 1,270명, 대통령표창 2,970명이다. 지금까지 포상자가운데 여성 비율은 2%에 불과했다. 하지만 보훈처가 숨겨진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해 노력하면서 이번 순국선열의 날 포상자 중 여성 비율은 25%로 크게 늘었다. 보훈처는 "앞으로도 독립기념관을 비롯한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지방자치단체, 문화원 등 관련 기관과의 사료수집 협업 강화를 통해 국내외 소장 자료를 지속해서 수집해 알려지지 않은 여성과 무명 의병 등 독립유공자 발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상은 오는 17일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서 후손들에게 수여될 예정이다.

김신규 기자2018-11-09

소득주도성장의 수정인가? 고수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9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동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로써 현 정부 초대 경제 사령탑 역할을 했던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재임 1년 6개월여 만에 퇴진하게 됐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동반 퇴진은 결국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제 현실을 고려한 쇄신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경제정책을 놓고 잇단 엇박자를 노출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부총리 후임에 경제부처 관료 출신인 홍남기(58·행정고시 29회)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하고, 장 실장 후임에 김수현(56) 청와대 사회수석을 임명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또한 새 국무조정실장에는 노형욱(56·행정고시 30회) 국무조정실 2차장이, 청와대 사회수석에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포용사회분과위원장 겸 미래정책연구단장인 김연명(57) 중앙대 교수가 각각 발탁됐다. 강원 춘천 출신인 홍 부총리 후보자는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영국 샐포드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각각 취득했다. 옛 경제기획원에서 관료 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그는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 기획비서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김 신임 정책실장은 경북 영덕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도시공학 석사와 환경대학원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을 역임한 뒤 서울연구원장을 지낸 바 있다. 노 신임 국무조정실장은 전북 순창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정치대에서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행정예산심의관·사회예산심의관을 거쳐 재정관리관을 지냈다. 김 신임 청와대 사회수석은 제물포고와 중앙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사회정책 분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충남 예산 출신이다.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 정부 인수위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사회분과위원장을 맡았었다.

김신규 기자2018-11-01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일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핵심은 경제와 평화, 정의라는 세 단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특히 사회적 불평등을 타파해 더욱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가장 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취임 후 지난 1년 반 동안 온갖 경제정책을 구사했음에도 민생경제가 좀처럼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한 지난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정세를 반영하듯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면서 국회의 협조를 재차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모토인 적폐청산의 객체를 권력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 곳곳에 도사린 '생활적폐'로까지 확장하면서 국민 여망을 잇겠다는 의지도 표방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의지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집권 3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부분은 경제였다. 그 기저에는 지금껏 숱한 정책 드라이브에도 해소되지 않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도 않다. 불평등이 그대로 불공정으로 이어졌고, 불평등과 불공정이 우리 사회 통합을 해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기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오랜 세월 우리 사회에 고착화한 불평등이라는 토양을 바꾸지 않는 이상 어떤 경제정책도 무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특히 강조한 핵심은 ‘함께 잘 살기’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만연하는 한 경제적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현재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양극화를 더욱 심화할 뿐이라는 문제 인식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현 정부의 이른바 3대 경제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할 뜻을 밝혔다. 야당과 사회 일각의 비판에도 이런 기조야말로 경제 체질을 바꾸는 핵심이라는 소신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 체질과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경제 불평등을 키우는 과거의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은 웅덩이를 채우고 나서 바다로 흘러가는 법”이라는 ‘물웅덩이’론(論)을 폈다. 경제 체질을 바꾸기 어렵듯 웅덩이를 채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채워지기만 하면 가시적 성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경제기조 3축 중 혁신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불공정 개선에 초점을 둔 공정경제에 치우쳐 있다는 세간의 평가와 인식에 대응해 이들 3대 기조의 앙상블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동시에 혁신성장 추진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앞세운 또 하나는 한반도 평화다. 비록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위기가 크게 해소됐지만, 내년 초로 예상되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벌이는 치열한 기 싸움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고비를 맞은 가운데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앙청한 것이다.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이 기회를 놓치면 한반도 위기는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노심초사에 마음을 함께 해달라”라는 언급은 이를 웅변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평소 강조해왔던 ‘힘을 통한 평화’ 기조도 연설에서 빠뜨리지 않았다.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8.2% 증액한 점을 내세우며 “튼튼한 안보,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만들겠다. 평화야말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생활 적폐’ 청산에도 강조점을 뒀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갑질 등 민생과 직결된 영역으로까지 적폐청산의 범위를 넓히겠다고 시사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국정 지표”라고 말했다.

윤인경 기자2018-10-28

'남은 올해 국정초점' 질문에 "평화프로세스 실패 없게 기회 살리도록"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시)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 및 참모들과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에 올라 산 정상에서 한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무엇을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아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 방문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찾아 천지까지 내려간 적이 있어, 민족 화합의 상징이라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이 답방할 경우 한라산을 방문하는 안이 성사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다만, "지난번에 제가 (북한에)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 김 위원장이 답방할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이 된다"며 "(김 위원장이) 얼마나 시간을 보낼지 모르니 일정이 잡히면 맞춰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찾은 자리에서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한라산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어제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이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 만들도록 하겠다"고 농담을 던지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산행에서 또, '올해 남은 두 달을, 국정 초점을 어디에 두고 정리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게 가능한가. 가계 같으면 이번 달 집수리를 마치고 다음 달 겨울 준비하고 그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국정은 동시다발적으로 개시되지 않는가"라면서도 "외교적으로도, 경제면에서도 할 일이 많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딱히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평화프로세스가 절대 실패되지 않도록 기회를 살려내도록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한편으로는 북한, 한편으로는 미국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편으로는 거시적 경제 지표가 어떻든 간에 국민이 민생을 어려워하셔서 민생의 어려움을 덜면서도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기조를 잘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려면 정기 국회 마무리가 중요하다"며 "중요 입법이 많은 만큼 국회와도 협력해야 하고 예산안도 잘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김신규 기자2018-10-22

지난 북한과의 세 차례 정상회담을 거치는 가운데 맺어진 9월의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한 국회비준이 국회 동의 없이 비준된다. 정부는 이에 10월 23일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두 합의서는 내일(23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뒤 대통령이 서명해 비준할 예정”이라며 “판문점선언과 달리 국회 동의는 받을 필요가 없다는 법제처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19일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평양공동선언과 당시 남북의 군 수장이 서명한 군사 분야 합의서의 비준을 위해 국회 동의 여부의 필요성에 대해 법제처에 질의했다. 법제처는 관련 문의에 ‘필요 없다’고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제처의 판단은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선언 이행의 성격이 강한데, 판문점선언이 이미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고 있어 평양공동선언은 따로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군사 분야 합의서의 경우 국회가 비준 동의권을 갖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입법사항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법제처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4·27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선언’에 대해 9월 11일 국무회의 의결 뒤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여야의 거듭된 공방 속에 아직 비준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상경 기자2018-09-26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핵 위협 없는 한반도’를 만들고 교류와 협력 증대를 천명한 데 대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이견은 다소 존재하지만, 기존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내용적으로 분명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비핵화는 제자리걸음, 남북관계 개선은 가속” 금번 평양정상회담을 두고 대외적으로 다양한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기대하는 핵 신고·사찰을 비롯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는 우려가 제기된 반면, ‘핵 위협이 없는 한반도’를 명문화하는 등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먼저 “비핵화는 제자리걸음인 반면 남북관계 개선은 가속화하는 불균형적인 합의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제외한 나머지가 시속 100km의 속도감이라면 비핵화는 10km 수준인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대북제재가 해결되지 않은 채 경협수순을 서두른다면 한미관계마저도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선언에 포함된 비핵화 조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확실하게 약속한 것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뿐”이라며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북 정상 간의 이 같은 합의는 물론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일정부분 기여하기는 하겠지만,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비핵화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 예측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북미가 기싸움 중인데 남북관계만 개선한다고 비핵화가 이뤄지겠느냐”며 “서울 답방이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오리라 낙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국과 교섭할 때라든지 구체적인 핵폐기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북한이 선제적으로 전문가 참관 하에 미사일실험장·발사대 폐기 및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를 밝힌 것은 큰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핵화 협상의 핵심은 북미관계임에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핵심적인 의제로 삼았다”며 “그 결과 김 위원장이 직접 핵 위협 없는 한반도를 언급한 것은 완전한 비핵화보다 강력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평양남북회담 이전에 한미간의 충분한 의견조율이 이뤄졌을 것이다. 평양공동선언문에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관련해 합의한 모든 내용이 다 담겼다고 보진 않는다”며 “다만 정황상 2차 북미정상회담이 상당히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동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비핵화는 여전히 북미관계의 문제다. 비핵화 문제에서 남한이 당사자이자 중재자로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북한이 동창리와 영변을 거론해준 것”이라며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의심을 받아온 비핵화 의지를 남북정상회담에서 공식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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