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기자2020-05-23

입양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입양 가정은 오히려 줄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9년 발표한 입양 통계에 따르면 입양으로 가족을 만난 아동은 2012년(1,880명)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704명에 그쳤다. 2018년 보호아동이 1만 1,565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극히 일부 아동만 새로운 가족을 만난 셈이다. 입양이 갈수록 감소하는 데는 경제적인 문제도 있지만 사회적 인식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김형모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 입양은 한계가 있다"며 "혈연 중시와 더불어 특히 보호아동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에 선뜻 나서서 아이들을 자녀로 받아들이고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깨고 공개입양을 통해 건강한 가정을 이뤄나가는 가족이 있다. 아들 하나에 딸 둘, 다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하을이네도 입양가정이다. 하을이네 "믿음으로 무장한 비전공동체가 꿈" 염제하·최상미 부부는 셋째 하을이를 공개 입양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를 자녀로 품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들 부부는 "세상 모든 아이에게 부모와 가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입양을 결정했다. 특히 보육원에서 자라 단 하루라도 부모 밑에서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염 씨는 "어린 시절 이루지 못한 입양에 대한 꿈을 결혼을 통해 이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완벽한 부모가 될 순 없더라도 한 아이의 울타리가 되기 위한 소망을 오랫동안 품어온 것. 하을이는 태어난 지 70일 만에 염 씨 부부의 셋째가 됐다. 처음엔 양육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는 게 이들 부부의 고백이다. 최씨는 "어릴 적부터 입양에 대해 미리 알려줬던 덕에 첫째 하람이가 잘 이해해줬고, 지금도 너무 예뻐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오순도순 잘 지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 둘째 하린이가 처음부터 동생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상행동을 보여 심리 상담까지 받을 정도였다. 염 씨 부부는 "당시 하루하루가 어려웠지만 확신을 가지고 기도했다"며 "다행스럽게 1~2년 정도 지나자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어 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을이를 통해 베이비박스에 놓인 아이들, 미혼모 등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두고 봉사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언제나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것. 그저 같이 있기만 해도 좋은 것이 '가족'이라는 하을이네. 염 씨 부부는 아이들이 또 다른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가족 모두가 믿음으로 무장한 '비전 공동체'가 되길 꿈꾼다. 염 씨 부부는 "입양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아이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2020-05-07

어느 때부터인가 봉제 공장이 밀집하면서 '봉제 거리'를 품게 된 창신동. 값싼 인건비로 무장한 후진국에 봉제산업이 밀려나면서 창신동도 빛을 잃어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봉제 장인과 청년 디자이너들이 협업하면서 지역경제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는 것. 청년 디자이너·지역 봉제공장 협업…"디자이너 꿈꾸는 청년에게 희망" 서울봉제산업협회 차경남 회장은 지역 특색을 살려 청년 디자이너들에게 부족한 현장 경험을 제공하며 이들의 정착을 돕기 시작했다. "많은 청년 디자이너들이 무대를 설 기회가 없을 뿐더러 현장에서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디자이너는 봉제가 뒷받침해야 하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창신동에서 봉제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죠." 30여 년 전만 해도 봉제 견습생이 넘쳤던 창신동 거리를 살리기 위한 차 회장의 아이디어다. 차 회장은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창신·숭인 도시패션 선도 사업'을 계기로 본격적인 봉제 장인의 현장 특화 교육,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을 도왔다. 차 회장은 "서울시와 함께 진행한 '소잉 마스터 아카데미' 수료 교육생들을 중심으로 '창신 데님 연구소'를 만들게 됐다"며 "지난해에는 ‘데님 647’이라는 공방을 만들어 데님 브랜드 GMH, KKR을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직접 자신의 색깔을 담은 브랜드를 제작하고, 관련 업계로 진출해 나가면서 창신동과의 연결고리를 계속 이어나가는 방식이다. 특히 지난해 열린 '647 오프로드 패션쇼'는 청년 디자이너들에게 자신만의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옷을 직접 만든 지역 봉제공장들은 자부심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차 회장은 "봉제 장인들도 자기 일을 제쳐놓고 신나서 참여하곤 했다"며 "지역 특성을 찾아 도시재생과 연계하고 교육이나 일자리 측면에서 지역을 살리고자 한 게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봉제산업이 발전한 봉제직접지인 창신동에 청년 디자이너와 지역 봉제 장인이 협업해 나간다는 건 패션을 꿈꾸는 다른 청년들에게도 기회와 희망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창신동이 청년 디자이너와 봉제공장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은희 기자2020-05-01

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선항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가족’이란 이름에 추억을 선물하는 사람이 있다. 평일에는 전라북도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로, 주말에는 장애인 가정을 찾아다니며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오준규 씨다. 12년 동안 오 씨의 재능기부로 전북지역 14개 시·군을 돌며 1,200여 가정에 가족사진을 선물했다. “장애인 가족의 ‘행복’을 찍어요”라고 말하는 오 씨는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가 정말 좋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가난한 형편 탓에 첫 필름 카메라를 20대 중반 이후 갖게 되었다. 오 씨의 첫 카메라에는 특별한 추억이 있다. 교회에서 알고 지낸 지인의 이삿짐 나르기를 도와주면서 그의 중고 카메라를 선물 받게 된 것이다. 오 씨는 최민식 작가의 책 <사진이란 무엇인가>와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루이스 하임의 영향으로 사진을 찍기로 결심했다고. 카메라를 들면 이유 모를 설렘이 지금까지 있다는 그는 이유모를 사명감이 지금까지 이끌었다고 고백한다. 오 씨는 1998년 사회복지사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즐기게 됐다. 오준규 씨의 삶 절반의 시기는 장애인들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 가운데 자연스럽게 장애인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가족사진 한 장’을 갖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 오준규 작가의 사진에는 장애인들을 향한 따뜻함이 묻어난다. ⓒ데일리굿뉴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사진관에 가서 가족사진을 찍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관에서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경우, 비용 문제도 부담이 된다. 처음 카메라를 잡았을 때의 두근거림을 아직도 느낀다는 오 씨는 이 마음이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 여겨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사진작가로서 다수의 전시도 열며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는 오씨가 시각예술을 복지사업에 접목시킨 것이다. 경제적, 지리적인 이유로 가족사진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던 저소득 장애인 가정, 노인 부부 세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다. 사진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오 씨가 전부 부담했다. 신청 인원이 늘면서 자비량으로 충당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자, SNS를 통해서 크라우드 펀딩을 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선한 일에 함께하고자 많은 이들의 도움의 손길이 모여 적지만 촬영을 위한 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분들이기에 직접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이동식 스튜디오 봉사를 했다. 금세 입소문이 나면서 사진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준규 씨가시각예술을 복지사업에 접목시켜 12년째 이어오게 된 '행복한 순간으로의 초대'사업을 통해 장애인들을 위한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이후 오 씨는 이 프로젝트를 ‘행복한 순간으로의 초대’라는 이름을 가진 복지사업으로 복지관에 직접 제안했다. 수요가 늘면서 더 많은 이들의 가족사진을 남겨주기 위해 오 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 사업기획서를 냈고, 성과도 좋아서 3년 연속 지속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전북은행에서 사회공헌기금으로 예산을 지원해주며 오 씨의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오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들도 있다고 말하는 오 씨는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루는 남편과 부부사진을 찍고 싶다고 혼자 촬영장을 방문하신 할머니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장애인 가족들의 사진촬영이 끝나도록 남편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을 이상히 여긴 할머니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이 중풍에 걸려 쓰러져 올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할머니는 오 씨에게 실례가 안되면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서 사진을 남겨줄 수 있냐 물었고 흔쾌히 무거운 장비를 들고 할머니와 산 속에 위치한 집에 찾아갔다. 사진 한 장이 없었던 할머니께서는 가족사진 갖는 것이 평생 소원이셨기에 사진을 찍어 준 오 씨에게 무척이나 고마워 하셨다며 이 순간이 가장 보람되고 잊혀지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오 씨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피사체를 담는 시선이 얼마나 따뜻한지 느낄 수 있다. 오 씨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지나가고 가족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을 수 있는 날이 다시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은희 기자2020-05-14

최근 미국에서 등장한 코로나와 이혼의 합성어 ‘코로나 이혼’은 현재 가정 내에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국사회 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부부 간 갈등이 증폭됐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한국교회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정사역원 (사)하이패밀리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 사모들 10명 중 6명은 가정사역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교회 내 사모들이 성도들의 아픔을 옆에서 가까이 지켜보며 가정사역자로 많이 활동하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일대일 상담과 단기 상담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은 만큼 목회자들이 가정사역의 필요성을 ‘선택’에서 ‘필수’로 인식하고 있다. “부부가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할 수 있어요” 인천 남동구 위치한 하나비전교회(담임 김종복 목사)는 가정사역기관 해피하우스를 세웠다. 이곳에서는 가정사역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하나비전교회는 20년 넘게 장애인 사역과 이들의 가정을 살리기 위해 힘써왔다. 목회 은퇴가 10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건강한 교회를 물려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성도들의 가정에도 부모와 자식 간에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들의 필요성을 느꼈다. 교회 내에서 장애인 가정이 회복을 직접 확인한 만큼 담임 김종복 목사와 김명옥 사모는 성도들 가정의 상처와 이를 치유하는 데 귀 기울이기로 했다. 가정사역사 1급 자격 취득과 전문가정사역기관에서 MBA를 이수한 김 사모는 태아기부터 영·유·아동·청소년·장년·노년기까지 ‘인간발달 단계에 따라 교회에서 가정을 위한 생애주기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임산부, 영유아부모학교, 가족하브루타, 사춘기 부모교실, 결혼예비학교, 아내행복교실, 노인세대를 위한 실버아카데미, 웰리빙스쿨까지 성장 시기에 알맞은 가정사역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준비됐있다. 교회 내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성도들은 매년 700명 정도가 된다. 이렇게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통해 영육간에 치유와 회복을 겪은 평신도 중에서는 MBA과정 교육을 받고 건강한 교회와 가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하기도 한다. 그 중 성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매년 열리는 ‘가족힐링캠프’다. 가족 모두가 참여하며 친밀감 형성을 할 수 있다. 신체를 통한 오감활동과 가족 간의 감정공감 및 표현활동도 한다. 가족끼리 데이트를 하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속마음을 꺼내는 시간은 단연 인기 최고다. 하나비전교회 해피하우스에서는 코로나19가 지나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성경적 성교육’이란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 사모는 “앞으로도 해피하우스의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가족이 치유와 회복될 수 있길 바란다”며 말했다. 해체 위기 놓인 가정…‘회복’의 역사도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꿈마을엘림교회(담임 김영대 목사)는 10년 전 한수은 사모의 유방암 사건이 가정사역을 하게 된 시초였다. 한 사모는 항암기간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하나님과 더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2014년 ‘마더와이즈’를 시작으로 교회에서 시작했다. 약 4년간 여성 성도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사역을 이어왔다. 꿈마을엘림교회 내에 성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남자 성도들과 가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항암치료를 마친 직후, ‘죽으면 죽으리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다는 한 사모는 성도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공감하고, 위기에 놓인 가정의 회복을 돕고 싶었다고 말한다. ▲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꿈마을엘림교회에서 진행한 부부행복학교 수료식의 모습.ⓒ데일리굿뉴스 한 사모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가정사역원에서 2년에 걸쳐 가정사역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김영대 담임목사는 “암 때문에 운전을 못 하게 된 아내를 가정사역원에 매주 데려다주다가 우연한 기회에 같이 공부를 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교회 성도들의 가정회복을 보며 잘했다고 느낀다”며 전했다. 최근 교회는 패밀리세움센터 ‘소올’을 만들었다. ‘소올(Soul, 蘇兀)’은 하나님의 생기가 가정에 들어가 살아나고 새롭게 된다는 뜻이다. 이 센터에서도 세대별 교육과 가정예배 등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태교학교, 영유아를 위한 부모교실, 사춘기 부모교실, 결혼코칭, 아버지를 위한 부(父)라보스쿨, 부부행복교실 등이 세분화돼있다. 목회적 돌봄이 시급한 암 환자 가족, 탈북자, 이혼, 재혼, 다문화 가정의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 꿈마을엘림교회의 가정사역 프로그램인'사춘기부모교실'수업시간.ⓒ데일리굿뉴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에 대해 모르고 살던 모습을 알게 되고,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다 보니 여러 가정이 회복되는 역사도 있었다. 프로그램을 참여해 온 교회 한 성도는 “이혼 위기에 놓여 조정 기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으면서 이혼을 하지 않게 되었다”며 “프로그램과 상담을 통해 가정을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경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은 기자2020-05-21

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선항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용자 씨, 우리 호떡 구우며 전국 유람이나 합시다. 제주도도 가고 울릉도도 가자고 꾀었지” 20년 전 이 한마디가 김영욱(72), 김용자(70)씨 부부를 전국 호떡 나눔 여행길에 오르게 했다. 달랑 트럭 한 대에 밀가루 가죽 몇 포대 가득 싣고 전국 팔도를 돌기 시작했다. 영욱씨는 이 시간을 ‘여행’이라 표현한다. ‘복지시설로의 여행’ 양로원, 교도소, 보육원, 장애인 시설 등 전국 방방곡곡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무료로 호떡을 나눠준다. 많을 땐 하루에 열 군데 이상을 돈 적도 있다. 하루 종일 밥 한 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다닌 날들이 허다하다. 정작 영업하는 날은 토요일, 일요일 일주일에 단 이틀뿐이다. 주중에는 무료 호떡 나눔만 하러 다닌다. 김영욱, 김용자씨 부부가 지금까지 20년간 무료 나눔 한 호떡 개수는 300만 개 남짓. 잠자는 시간 빼고 하루 16시간을 봉사활동에 쏟으니 두 부부 합쳐 어림잡아 9만 시간 정도를 봉사한 셈이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저 호떡을 받는 사람들의 환한 미소가 좋아서다. 20년 전 강릉서 호떡 장사 했던 시절, 호떡 하나 먹기 위해 1시간 넘게 줄 선 손님 중 유독 굶주려 보이거나 형편이 안 좋아 보이는 사람들이 영욱씨 눈에 들어왔다. 그런 사람들에게 호떡 하나씩 더 얹어주기 시작한 게 본격적인 봉사 활동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받아들고 웃는 모습이 예쁘잖아요. 특히 애기 웃는 모습은 천사 같습니다.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순수해서 정말 예쁘죠.” 국무총리 표창, 봉사상 등 지금까지 받은 상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상금으로 받은 3,000만 원도 몽땅 기부했다. 정작 이들이 입고 있는 옷은 3,000 원짜리다. 이들 부부의 거처도 호떡 가게 안 자그마한 방 한 칸이 전부다. 지치지 않냐는 우문에 “할 거 다하면 봉사 못 한다. 모든 걸 내려놓으면 된다”는 현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아내 용자 씨는 재작년 과로로 두 번이나 쓰러졌다. 그 뒤로는 직접 가진 못하고 택배로 대신하고 있다. 아내 김용자 씨는 “몸은 힘들어도 직접 다니면서 나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며 못내 아쉬운 얼굴로 지난날을 회상했다. 먹고 살만큼은 된다며 앞으로도 벌이에 상관없이 쭉 베풀며 살 거라는 김영욱, 김용자 씨 부부. 인터뷰를 마치고 호떡 가게를 떠나기 전 기자 양손 가득 호떡 봉지를 쥐여줬다. 소원이 무엇이냐는 마지막 질문에 이들 부부는 “바라는 것 딱 하나”라며 “세상이 공평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결 기자2020-05-14

배우 강성연 씨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김가온 교수는 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맞벌이 부부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신실한 크리스천인 김 교수는 유명한 재즈피아니스트로, 백석예술대학교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수를 만나 비전과 신앙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자 양성에 전념…신앙적인 멘토가 꿈” 김 교수는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후 버클리 음대와 뉴욕대에서 재즈피아노를 전공한 재원이다. 예술의 전당 재즈 페스타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등 TV 출연 전부터 대중들에게 익숙하다. 김 교수는 2010년 백석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부임해 제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때문에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학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실기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남다르다. 김 교수는 “음악은 대부분 오랜 시간의 연습을 거친 후 서서히 늘어간다”며 “제자들이 수업 중 이야기 했던 것들을 깨닫고 어느 순간 좋은 연주를 들려줄 때 상당히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물론 모든 일이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연주에 대한 부담감도 여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난 게 감사하다고 김 교수는 고백한다. 김 교수는 “학창시절부터 피아니스트가 될 때까지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할 때마다 하나님이 ‘담대함’을 주셨다”며 “신앙은 모든 어려운 시기를 감당하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가르치는 교수를 넘어 학생들의 신앙적인 조언도 해줄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은 이유다. 김 교수는 “백석예대 실용음악과에서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다”며 “음악을 이야기 해주는 게 본연의 업무지만 그뿐만 아니라 살아온 길이나 사회를 보는 눈, 신앙적인 모습 등을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생각의 지평을 넓혀가는 좋은 친구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가온 교수가 온라인으로 강의하는 모습. ⓒ데일리굿뉴스 김 교수는 최근 대학강의 외에도 육아와 방송활동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늘 마음 한쪽에는 음악에 대한 갈증이 남아있다. 후진 양성에 전념하면서도 좋은 음악으로 직접 무대에 서고픈 게 속내다. 김 교수는 “좋은 뮤지션이 되기 위해 늘 고민한다”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진은희 기자2020-05-14

최근 미국에서 등장한 코로나와 이혼의 합성어 ‘코로나 이혼’은 현재 가정 내에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국사회 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부부 간 갈등이 증폭됐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한국교회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정사역원 (사)하이패밀리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 사모들 10명 중 6명은 가정사역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교회 내 사모들이 성도들의 아픔을 옆에서 가까이 지켜보며 가정사역자로 많이 활동하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일대일 상담과 단기 상담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은 만큼 목회자들이 가정사역의 필요성을 ‘선택’에서 ‘필수’로 인식하고 있다. “부부가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할 수 있어요” 인천 남동구 위치한 하나비전교회(담임 김종복 목사)는 가정사역기관 해피하우스를 세웠다. 이곳에서는 가정사역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하나비전교회는 20년 넘게 장애인 사역과 이들의 가정을 살리기 위해 힘써왔다. 목회 은퇴가 10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건강한 교회를 물려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성도들의 가정에도 부모와 자식 간에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들의 필요성을 느꼈다. 교회 내에서 장애인 가정이 회복을 직접 확인한 만큼 담임 김종복 목사와 김명옥 사모는 성도들 가정의 상처와 이를 치유하는 데 귀 기울이기로 했다. 가정사역사 1급 자격 취득과 전문가정사역기관에서 MBA를 이수한 김 사모는 태아기부터 영·유·아동·청소년·장년·노년기까지 ‘인간발달 단계에 따라 교회에서 가정을 위한 생애주기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임산부, 영유아부모학교, 가족하브루타, 사춘기 부모교실, 결혼예비학교, 아내행복교실, 노인세대를 위한 실버아카데미, 웰리빙스쿨까지 성장 시기에 알맞은 가정사역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준비됐있다. 교회 내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성도들은 매년 700명 정도가 된다. 이렇게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통해 영육간에 치유와 회복을 겪은 평신도 중에서는 MBA과정 교육을 받고 건강한 교회와 가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하기도 한다. 그 중 성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매년 열리는 ‘가족힐링캠프’다. 가족 모두가 참여하며 친밀감 형성을 할 수 있다. 신체를 통한 오감활동과 가족 간의 감정공감 및 표현활동도 한다. 가족끼리 데이트를 하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속마음을 꺼내는 시간은 단연 인기 최고다. 하나비전교회 해피하우스에서는 코로나19가 지나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성경적 성교육’이란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 사모는 “앞으로도 해피하우스의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가족이 치유와 회복될 수 있길 바란다”며 말했다. 해체 위기 놓인 가정…‘회복’의 역사도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꿈마을엘림교회(담임 김영대 목사)는 10년 전 한수은 사모의 유방암 사건이 가정사역을 하게 된 시초였다. 한 사모는 항암기간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하나님과 더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2014년 ‘마더와이즈’를 시작으로 교회에서 시작했다. 약 4년간 여성 성도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사역을 이어왔다. 꿈마을엘림교회 내에 성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남자 성도들과 가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항암치료를 마친 직후, ‘죽으면 죽으리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다는 한 사모는 성도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공감하고, 위기에 놓인 가정의 회복을 돕고 싶었다고 말한다. ▲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꿈마을엘림교회에서 진행한 부부행복학교 수료식의 모습.ⓒ데일리굿뉴스 한 사모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가정사역원에서 2년에 걸쳐 가정사역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김영대 담임목사는 “암 때문에 운전을 못 하게 된 아내를 가정사역원에 매주 데려다주다가 우연한 기회에 같이 공부를 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교회 성도들의 가정회복을 보며 잘했다고 느낀다”며 전했다. 최근 교회는 패밀리세움센터 ‘소올’을 만들었다. ‘소올(Soul, 蘇兀)’은 하나님의 생기가 가정에 들어가 살아나고 새롭게 된다는 뜻이다. 이 센터에서도 세대별 교육과 가정예배 등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태교학교, 영유아를 위한 부모교실, 사춘기 부모교실, 결혼코칭, 아버지를 위한 부(父)라보스쿨, 부부행복교실 등이 세분화돼있다. 목회적 돌봄이 시급한 암 환자 가족, 탈북자, 이혼, 재혼, 다문화 가정의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 꿈마을엘림교회의 가정사역 프로그램인'사춘기부모교실'수업시간.ⓒ데일리굿뉴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에 대해 모르고 살던 모습을 알게 되고,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다 보니 여러 가정이 회복되는 역사도 있었다. 프로그램을 참여해 온 교회 한 성도는 “이혼 위기에 놓여 조정 기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으면서 이혼을 하지 않게 되었다”며 “프로그램과 상담을 통해 가정을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경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재현 기자2020-05-16

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자장면 한 그릇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들이 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매일반점 임원조·이상옥 부부는 지난 33년 간 '내 가족이 대접 받는다'는 마음으로 매달 최소 한 차례씩 복지시설에 자장면을 제공하고 있다. 매달 한 번씩, 복지시설에 200인분 자장면 대접 "개업과 동시에 자장면 무료급식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데 그저 제 것을 조금 나눈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1987년부터 봉사의 길에 들어서게 된 임원조·이상옥 부부는 동네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자장면을 대접하던 일이 커져 지금은 매달 복지시설에 무료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다. 한 번에 200인분이라는 많은 양이지만 맛도 정성도 그 어떤 자장면에 뒤지지 않는다. 재료준비는 물론이고, 이른 아침 면 뽑는 기계를 복지시설에 들고가 조리할 만큼 임씨 부부의 정성 어린 땀방울이 담겼다. 임씨 부부는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드리기 위해 번거롭더라도 요리도구를 챙겨간다"며 "수년째 봉사를 해오다 보니 얼굴을 알아보고 맛있다 인사를 해줄 때면 항상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씨 부부 가게의 자장면도 그야말로 '착한 가격'이다. 자장면은 1,500원, 짬뽕은 2,500원. 시중의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인 것이다. 임씨 부부는 "더 많이 벌고 싶은 욕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더 좋다"며 "그래서 배달을 하지 않고 2명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씨 부부에게도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몇 년 전부터는 이씨의 엄지 손가락에 변형이 생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매출도 줄고 봉사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임씨 부부는 "힘 닿는데까지 봉사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을 때까지, 한 10년은 더 봉사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박재현 기자2020-05-07

어느 때부터인가 봉제 공장이 밀집하면서 '봉제 거리'를 품게 된 창신동. 값싼 인건비로 무장한 후진국에 봉제산업이 밀려나면서 창신동도 빛을 잃어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봉제 장인과 청년 디자이너들이 협업하면서 지역경제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는 것. 청년 디자이너·지역 봉제공장 협업…"디자이너 꿈꾸는 청년에게 희망" 서울봉제산업협회 차경남 회장은 지역 특색을 살려 청년 디자이너들에게 부족한 현장 경험을 제공하며 이들의 정착을 돕기 시작했다. "많은 청년 디자이너들이 무대를 설 기회가 없을 뿐더러 현장에서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디자이너는 봉제가 뒷받침해야 하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창신동에서 봉제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죠." 30여 년 전만 해도 봉제 견습생이 넘쳤던 창신동 거리를 살리기 위한 차 회장의 아이디어다. 차 회장은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창신·숭인 도시패션 선도 사업'을 계기로 본격적인 봉제 장인의 현장 특화 교육,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을 도왔다. 차 회장은 "서울시와 함께 진행한 '소잉 마스터 아카데미' 수료 교육생들을 중심으로 '창신 데님 연구소'를 만들게 됐다"며 "지난해에는 ‘데님 647’이라는 공방을 만들어 데님 브랜드 GMH, KKR을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직접 자신의 색깔을 담은 브랜드를 제작하고, 관련 업계로 진출해 나가면서 창신동과의 연결고리를 계속 이어나가는 방식이다. 특히 지난해 열린 '647 오프로드 패션쇼'는 청년 디자이너들에게 자신만의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옷을 직접 만든 지역 봉제공장들은 자부심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차 회장은 "봉제 장인들도 자기 일을 제쳐놓고 신나서 참여하곤 했다"며 "지역 특성을 찾아 도시재생과 연계하고 교육이나 일자리 측면에서 지역을 살리고자 한 게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봉제산업이 발전한 봉제직접지인 창신동에 청년 디자이너와 지역 봉제 장인이 협업해 나간다는 건 패션을 꿈꾸는 다른 청년들에게도 기회와 희망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창신동이 청년 디자이너와 봉제공장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은결 기자2020-05-06

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쪽방촌 독거노인들은 하루에 따뜻한 밥 한 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20년 동안 한결같이 무료급식을 해온 사람이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부천 향기네 무료 급식소 임성택 대표(54)가 그 주인공이다. 연중무휴, 코로나19로 도시락 제공 낮 12시. 송내역 인근 향기네 급식소는 식사를 준비하는 손길들로 분주하다. 인근 공원에는 부천 지역 쪽방촌 어르신들이 식권을 받기 위해 일찍부터 길게 줄을 서 있다. 하루 평균 180명이 매일 오전 향기네 무료 급식소로 향한다. 이곳에 가면 하루 한 끼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택 대표에 따르면 부천과 인천은 물론 서울에서도 지하철을 타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임 대표는 송내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손님들께 무료로 식사를 제공해왔다. 식당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어르신들이 마음 놓고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향기네 무료 급식소를 시작하게 됐다. 임 대표는 바로 옆 ‘시골 해장국’ 식당을 하면서 버는 수입과 사람들의 기부금으로 무료급식을 이어오고 있다. 향기네 급식소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송내역 인근 야외무대에 가수들을 초청해 모금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이어온 ‘향기네 공연단’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지금은 유튜브 부천 방송 SNS를 통해서도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는 부천 향기네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 ⓒ데일리굿뉴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무료 급식소가 운영을 잠정 중단했지만, 향기네 급식소는 연중무휴다. 찾아오는 이들을 생각하면 하루도 쉴 수 없다는 것.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임 대표는 "최근 코로나로 식당 매출과 모금액이 줄어든 데다 도시락으로 식사를 제공하면서 포장 용기구입 비용까지 더해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역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임 대표는 “20년 넘게 하다 보니 향기네가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진다”며 “힘들더라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 전했다. 그러면서 “항상 필요한 비용은 하나님이 예비하셨다”며 “어려운 시기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고백했다.

진은희 기자2020-05-01

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선항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가족’이란 이름에 추억을 선물하는 사람이 있다. 평일에는 전라북도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로, 주말에는 장애인 가정을 찾아다니며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오준규 씨다. 12년 동안 오 씨의 재능기부로 전북지역 14개 시·군을 돌며 1,200여 가정에 가족사진을 선물했다. “장애인 가족의 ‘행복’을 찍어요”라고 말하는 오 씨는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가 정말 좋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가난한 형편 탓에 첫 필름 카메라를 20대 중반 이후 갖게 되었다. 오 씨의 첫 카메라에는 특별한 추억이 있다. 교회에서 알고 지낸 지인의 이삿짐 나르기를 도와주면서 그의 중고 카메라를 선물 받게 된 것이다. 오 씨는 최민식 작가의 책 <사진이란 무엇인가>와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루이스 하임의 영향으로 사진을 찍기로 결심했다고. 카메라를 들면 이유 모를 설렘이 지금까지 있다는 그는 이유모를 사명감이 지금까지 이끌었다고 고백한다. 오 씨는 1998년 사회복지사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즐기게 됐다. 오준규 씨의 삶 절반의 시기는 장애인들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 가운데 자연스럽게 장애인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가족사진 한 장’을 갖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 오준규 작가의 사진에는 장애인들을 향한 따뜻함이 묻어난다. ⓒ데일리굿뉴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사진관에 가서 가족사진을 찍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관에서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경우, 비용 문제도 부담이 된다. 처음 카메라를 잡았을 때의 두근거림을 아직도 느낀다는 오 씨는 이 마음이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 여겨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사진작가로서 다수의 전시도 열며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는 오씨가 시각예술을 복지사업에 접목시킨 것이다. 경제적, 지리적인 이유로 가족사진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던 저소득 장애인 가정, 노인 부부 세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다. 사진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오 씨가 전부 부담했다. 신청 인원이 늘면서 자비량으로 충당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자, SNS를 통해서 크라우드 펀딩을 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선한 일에 함께하고자 많은 이들의 도움의 손길이 모여 적지만 촬영을 위한 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분들이기에 직접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이동식 스튜디오 봉사를 했다. 금세 입소문이 나면서 사진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준규 씨가시각예술을 복지사업에 접목시켜 12년째 이어오게 된 '행복한 순간으로의 초대'사업을 통해 장애인들을 위한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이후 오 씨는 이 프로젝트를 ‘행복한 순간으로의 초대’라는 이름을 가진 복지사업으로 복지관에 직접 제안했다. 수요가 늘면서 더 많은 이들의 가족사진을 남겨주기 위해 오 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 사업기획서를 냈고, 성과도 좋아서 3년 연속 지속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전북은행에서 사회공헌기금으로 예산을 지원해주며 오 씨의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오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들도 있다고 말하는 오 씨는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루는 남편과 부부사진을 찍고 싶다고 혼자 촬영장을 방문하신 할머니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장애인 가족들의 사진촬영이 끝나도록 남편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을 이상히 여긴 할머니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이 중풍에 걸려 쓰러져 올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할머니는 오 씨에게 실례가 안되면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서 사진을 남겨줄 수 있냐 물었고 흔쾌히 무거운 장비를 들고 할머니와 산 속에 위치한 집에 찾아갔다. 사진 한 장이 없었던 할머니께서는 가족사진 갖는 것이 평생 소원이셨기에 사진을 찍어 준 오 씨에게 무척이나 고마워 하셨다며 이 순간이 가장 보람되고 잊혀지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오 씨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피사체를 담는 시선이 얼마나 따뜻한지 느낄 수 있다. 오 씨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지나가고 가족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을 수 있는 날이 다시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신규 기자2020-04-30

“평생 칼빈주의 개혁 신앙으로 목회를 해 오신 아버지(故 이만천 목사, 경산교회)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버지를 통해 보수신앙과 합리적?개혁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갖게 됐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제가 그동안 작업해온 건축 프로젝트에 여실히 드러납니다.” 지난 1986년 6월에 은퇴한 경산교회 이만천 목사의 아들인 건축가 이은석 교수(경희대, 코마건축사무소, 할렐루야교회 안수집사)는 홍익대 건축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에서 10년간(1986-1996년) 공부하면서 프랑스 건축가 자격은 물론, 소르본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파리 유학시절 파리 유수의 건축물 사업에 참여하면서 21세기 한국의 유망 신건축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995년 세계 470여개 팀이 참가한 LA문화회관 건축콩쿠르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자 ‘어머니 교회’로도 불리는 광화문의 새문안교회 신축 설계자로 유명하다. 이 교수가 설계한 새문안교회는 영국의 디자인 전문 잡지사인 디즌(Dezeen)이 선정한 2019년 세계 10대 교회 및 예배당 건축물에 이름을 올렸다. 칼빈주의 신학, 인문학적 소양 건축에 녹여 목회자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칼빈주의가 몸에 밴 그는 합리적이자 개혁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게 됐다. 칼빈주의 신학과 인문학적 소양을 자신의 건축 프로젝트에 추가하면서 남다른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그의 건축설계 지론은 ‘건물이 완공된 후 건물 사용자들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치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하는가’다. 지난 23년간의 건축실무 온 경력이 여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100여 곳이 넘는 교회설계 작업을 해온 이 교수는 교회건축에 있어 실용성에 기초한 설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추진해왔다. “이제 개신교회는 뾰족탑의 고딕형이나 돔형의 비잔틴 건축양식의 규범으로 정해진 것보다도 마가요한의 다락방과 같은 모임의 장소로도 충분합니다.” 이 교수에 의하면 그동안 교회건축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인간적인 규범화와 무비판적인 형태로 교회 본연을 추구하기보다 전통적 인습을 따라왔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이제 그러한 인습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회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지역의 평화상징이며, 이웃과 성도들의 교류와 문화를 이끌 수 있는 건축물로서의 교회건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회당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회 공간 상당부분 도시민들에게 할애한 새문안교회 설계 ▲신축 새문안교회에서 인도네시아 국무위원 방문 기념 촬영. ⓒ데일리굿뉴스 이 교수가 지난해 설계해 완공했던 새문안교회의 경우 도심 한 가운데라는 지역적 측면에서 교회의 존재가 도시화와 밀접한 영향 아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설계에 반영했다. 교회가 차지하는 공간의 상당부분을 도시민들에게 내어주도록 한 것이다. 1층 로비 부분을 모든 사람들을 위해 개방했으며, 밑에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하늘만 보이도록 했다. 이는 곧 교회가 갖는 상징적 가치인 하늘나라를 연상시키도록 함과 동시에, 이웃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교회상을 나타내도록 한 것이다. ▲서산 하늘보석교회 외관(사진 남궁선) ⓒ데일리굿뉴스 “기존처럼 교회가 넓은 공간을 차지하기보다 칼비니즘의 근검절약을 교회 외형에 반영하고 용적률을 줄임으로 교회가 세상중심에서 세상과 하나님나라를 연결하는 것에 의미를 둔 셈입니다.” 이러한 건축철학을 바탕으로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주문했다. 현 상황에서는 신축부지에서 새로운 건축물의 교회당만 고수하기보다 기존건물을 시대에 맞게 보완하는 리모델링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용과 시간의 절감과 환경적 측면에서도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여러 장점에서 21세기에 걸맞는 건축의 자세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기존 건물을 우리 시대에 맞게 보완하는데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교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롭게 짓기보다 이미 지어진 것을 잘 개선해 사용하는 것이 성경적이자 시대 정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는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예배당 중심의 교회가 쓸모없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내부공간은 공예배 중심보다 삶의 현장을 녹아낼 수 있는 작은 공간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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