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경 기자2020-06-16

최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영화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바로 영화 ‘그린 북(Green Book)’이다. 비로소 우리 사회가 인종차별에 관해 진지한 접근을 하게 된 지금, 영화가 담고 있는 함의는 많은 생각거리와 과제를 던진다. 차별·편견 딛고 우정 쌓다 20세기 내내 자행된 인종차별 아래 무고하게 희생된 수많은 조지 플로이드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분노를 표출했으나 안타깝게도 차별의 역사는 바뀌지 않고 있다. 여전히 ‘그린 북’ 시대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그린 북’은 이러한 미국의 오랜 인종차별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린 북’은 1960년대 초 미국을 배경으로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분)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셜라 알리)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토니는 돈 셜리의 운전사 겸 보디가드로 취직하고, 두 사람은 8주간 남부 콘서트 투어 여정을 함께 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간다. 그들의 여정에는 인종차별과 편견이라는 주제도 함께한다.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는 백인과 유색인종의 구분이 엄격하며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때다. 흑인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영웅이 나타나 활동했던 시기기도 하다. 특히 이 시기 남부 지역은 흑인 차별이 심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린 북’은 남부를 여행하는 흑인에게 유색 인종들만 머무는 안전한 숙박시설, 식당을 알려주는 지침서를 지칭한다. 이런 가이드북이 존재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인종차별이 심했는지를 보여준다. ‘흑인과 개는 사절’이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던 당시 세태는 영화 속 에피소드를 통해 낱낱이 드러난다. 두 사람이 투어 여정에서 겪는 사건·사고는 대부분 흑인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다. 돈 셜리는 무대 위에선 최고의 뮤지션이다. 그의 화려한 피아노 연주가 끝나면 부유한 백인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거기서 끝이다.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상황은 달라지고, 백인들은 돈 셜리를 철저히 무시한다. 그 때문에 돈 셜리는 백인 화장실을 쓰지 못해 공연 중간에 차로 20분이나 떨어진 숙소까지 다녀와야 하고, 백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밥도 먹지 못한다. 편견과 멸시에 대처하는 돈 셜리의 자세는 인내와 품위다. 폭력을 폭력으로 되받지 않는다. 일부러 용기를 내 남부 투어를 강행한 그는 흑인에 대한 높은 편견의 벽을 실감하고 갈등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토니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흑인들을 차별하는 백인 사회를 경험하며, 스스로를 반성하고 잘못된 사회에 분노하게 된다. 토니도 사실은 인종 편견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 흑인 인부가 마신 컵을 아내 몰래 휴지통에 버렸을 정도다. 두 사람의 여행 전과 후는 모습이 다르다. 돈 셜리는 다혈질에다 직설적인 토니를 통해 자기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배웠고, 토니는 흑인을 인생 친구로 두게 된다.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삶을 바꾸고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바뀌게 된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흑인들이 겪어왔던 수많은 고충들과 그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백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나아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개개인이 편견을 허물고 함께 유대감을 형성해나가는 것만으로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여전히 인종차별과 편견은 존재하고 있다. 최근 발생했던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기에 영화가 시사 하는 바는 매우 중요하다.

박은결 기자2020-06-18

‘우리’와 다르면 ‘틀리다’, ‘옳지 않다’고 규정해 혐오와 차별의 프레임을 덧씌우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 지역과 인종차별·낙인·혐오는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바이러스가 돼버렸다. 그야말로 혐오가 만연한 사회다. 이에 본지는 혐오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기획을 준비했다. 각종 혐오가 확산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짚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넘어 ‘혐오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특정 인종과 성별, 연령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노인 혐오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틀딱 적폐 노인에게는 요금 두 배 받아야’ ‘할 일 없어 심심하다고 경로우대 이용해서 끼리끼리 온종일 유림하는...’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를 보도한 포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이날 하루에만 200개가 넘는 노인 비하 글이 올라왔다. 틀니 소리를 빗댄 ‘틀딱’, 연금을 축낸다는 뜻의 ‘연금충’, 시끄럽게 말한다는 의미의 ‘할매미’ 등 온라인에서는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널리 쓰이면서 ‘혐로(嫌老)·노인혐오’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전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한 후 온라인에서는 이 할머니를 겨눈 혐오표현과 인신공격이 확산했다.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치매다", "노망이 났다"는 식의 노인 혐오 표현부터 "대구 할매", "참 대구스럽다" 등 지역 비하 발언도 잇따랐다. 할머니의 발언 내용과 무관한 비난과 조롱을 쏟아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에 사망하는 노인이 늘면서 치료를 포기하거나 조롱하는 등 차별적인 행태도 나타났다. 이탈리아에서는 의료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80세 이상 노인 환자 대신 젊은 환자를 중심으로 치료에 나섰고, 영국의사협회(BMA)도 의료진더러 인공호흡기 사용의 우선순위를 젊은 사람에게 둘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는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는 용어도 확산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인 1946~1965년 사이 출생자들을 없앤다는 조롱의 의미가 담겼다. 일본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수십명의 노인을 떠받치는 청년층이 코로나로 노인들이 사망하자 기뻐하는 모습을 담은 노인 혐오 일러스트가 등장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일부 언론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성세대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령화 속도보다 빠른, 혐로(嫌老) 속도 전통 사회에서 노인을 공경하고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하는 경로효친(敬老孝親)을 도리로 여겨온 우리나라에서 젊은 세대들의 ‘노인 혐오 현상’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고령화와 함께 노인 부양을 위한 복지비용이 증가하고 노인 일자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젊은 층이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거부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통계청은 우리나라가 202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로 각각 구분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00년 10.2명에서 2018년 19.6명으로 늘어났고 2060년에는 82.6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례없이 빨라지는 고령화 속도에 비춰볼 때 초고령 사회 진입이 이보다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각종 복지비용이 늘며 청년들의 노인 부양 부담이 커진데다, 일자리까지 빼앗아 간다는 불만 역시 노인 혐오 한 쪽에 자리 잡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응답자의 77.1%가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 된다’고 답했다. 고령사회에서 부양해야 할 노인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청년들의 우려가 드러난 것이다. 가치관 차이에 의한 세대 간 충돌과 함께 일부 노인들의 과격한 말과 행동도 노인 혐오가 심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는 통계 자료로도 증명됐다. 국가인권 위원회의 노인 인권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청·장년의 88%가 ‘노인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사회적으로 노인을 ‘소통 불가능한 존재’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들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양보와 복종을 강요하는 고령 세대의 태도에도 불편함을 토로했다. 대학생 최 모(23)씨는 “공공장소에서 노인들이 신체부위를 툭툭 건드리며 지나가거나, 노약자석 이외의 좌석에서도 양보를 강요하는 모습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혐로사회에서 경로 사회로 “모두 함께 노력해야” 이미 인구의 14.8%가 65세 이상 고령인 우리나라. 빠른 사회 변화 속에 세대 간 단절이 이어지면서 노인들에 대한 젊은 세대의 곱지 않은 시각이 혐오적인 태도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갈등의 원인이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에 있다고 분석하며 세대 간 소통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근대 사회에서 빠른 산업화를 거친 70대 이상 인구와 경제가 발전한 단계에서 태어난 20~30대는 사고방식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며 “세대 간 접촉과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안했다.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혐오의 눈길은 거두고 이해의 눈빛을 보내야 할 때다.

박재현 기자2020-06-20

죽음 앞에서도 담대했던 신앙 어린아이부터 백발 노인까지 66명 성도 순교 병촌성결교회, 선배 신앙인순교정신 본받아 충남 논산엔 한국전쟁 당시 신앙을 이유로 무참하게 희생된 성도들을 기리는 기념탑이 있다. 병촌성결교회 66명 성도의 순교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죽음 앞에서도 담대한 신앙을 보였던 66인의 순교정신이 담긴 충남 논산 병촌성결교회를 찾아가봤다. 순교자들의 신앙, 다음세대까지 이어지길 충남 논산 병촌리의 한 작은 마을에 세워진 높은 기념탑. 네 갈래로 나뉘어 66조각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66인 순교기념탑'은 죽음 가운데서도 손을 들고 기도하는 순교자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1950년 7월, 이 마을에선 인민군의 무자비한 폭력에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불리해진 인민군이 마을을 장악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 해 9월 27일부터 이틀간, 어린아이부터 백발 노인의 성도들은 믿음을 가졌다는 이유로 삽과 몽둥이, 죽창 등으로 폭행 당하고 그대로 구덩이에 묻히기도 했다. 병촌성결교회 윤영수 목사는 "당시 참혹했던 모습들은 수복되어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게 된다"며 "그때 정수일 집사님은 임신한 상태로 10살 된 우동식 군을 안은 상태에서 시신이 수습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던 성도들의 순교 정신은 지금의 병촌성결교회 성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성도들은 이러한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둘러 않아 찬송을 불렀으며, 죽음 앞에서 손을 들고 기도하며 "주여, 내 영혼 받으소서"라고 부르짖었다고 한다. 1957년 병촌교회 성도들은 이때 흘린 순교의 피를 잊지 않기 위해 '6.25동란 순교자기념비'와 1989년 '66인의 순교 기념탑'을 세웠다. 2015년에는 순교의 역사를 간직한 '순교기념관'도 건립했다. 병촌성결교회 김경희 장로는 선배 신앙인들의 순교정신을 본받아 자부심을 가지며 55년 간 신앙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김경희 장로는 "우리도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 말씀대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순교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다"며 "아직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신앙생활 하면서 선배 신앙인들을 본 받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윤영수 목사는 죽음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키기 위해 힘썼던 순교자들의 신앙을 한국교회가 잊지 말아야 한다며, 다음세대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영수 목사는 "한국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할 때"라며 "아기를 품에 안고 순교의 자리에서 믿음을 지켰던 그 어머니의 믿음처럼 다음세대를 품고 기도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죽음 앞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았던 우제학 집사 일가족. ⓒ데일리굿뉴스

천보라 기자2020-06-18

고등학교 1학년 박채은 양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인 아미다. 평소 SNS에서 아미들과 맞팔하던 박 양은 최근 씨피(couple · 팬이 그룹 중 지지하는 멤버 커플) 팬들과 자주 소통하게 됐다. 대화 주제는 대부분 팬픽이었는데, 내용을 모르면 소외될 정도였다. 박 양은 분위기에 휩쓸려 트위터 알페스(Real Person Slash·실존 남성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동성애)를 읽게 됐고, 음란물을 연상케 하는 내용에 큰 충격을 받았다. 박 양은 이후 팬픽을 보지 않지만, BTS가 나올 때마다 팬픽 장면이 떠오른다. 음지 문화에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세계적 보이 그룹 BTS 멤버들이 낯뜨거운 베드신의 주인공이 됐다.멤버들이주고 받는노골적인 성적 표현은 민망할 정도다.팬들이 직접 쓴 소설, 팬픽의 이야기다. 팬픽은 팬(fan)과 소설을 뜻하는 픽션(fiction)의 합성어로 팬들이 창작하는 소설을 의미한다. 팬픽의 역사는 꽤 길다. 처음엔 대부분 팬심에서 시작된 로맨스나 판타지 충족이었다. 본격적인 등장은 1990년대로 볼 수 있다. HOT와 젝스키스, 신화 등 1세대 아이돌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인 팬덤이 형성됐다. 당시 팬 동호회에는 아이돌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등장했고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 생긴 신조어가 '팬픽'이다. 팬픽은 아이돌 세대의 교체와 팬덤의 진화를 거쳐 분화를 거듭했다. 특히 2000년 초반 인터넷 소설의 황금기에 이어 최근 몇 년 새 웹소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팬픽 역시 전환기를 맞았다. 우선 팬픽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연령층이 넓어졌다. 장르도 다양하고 작품의 질적 수준 역시높아졌다. 몇몇 팬픽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출판되거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분화 거듭할수록 확산하는 우려 팬픽 소비가 확산하면서 우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선정적인 동성애다. 실제로 많은 팬픽이 아이돌 멤버 간 동성애를 다루고 있었다. 이 중 대부분이 동성 간 성관계를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표현했다. 강제로 성을 착취하거나 대가성 성관계 등을 사랑으로 미화한 설정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다. 수위가 높은 팬픽은 팬들 사이에서조차 논란이다. 대학교 1학년 황세경 씨(19 · 여)는 비슷한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 때 팬픽에서 강간하는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 그는 자신과 다르게 많은 친구가 트위터 알페스를 보며 좋아했다고 밝혔다. 황 씨는 "평범한 연애가 아니었다"며 "이야기가 전개되기 위한 전제로 항상 성적인 요소(동성애 행위)가 포함됐는데도 친구들은 좋아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10대 소녀들이 주로 팬픽을 향유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소년에게 왜곡된 성적 환상과 그릇된 성 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은 2013년 실시한 한 조사가 방증한다. 서울시와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가 서울 지역 중학생 1,07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11명(10.6%)이 '동성 친구에게 (이성에게 그렇듯) 설렌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중 여학생(12.5%)은 남학생(8.6%)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 정체성을 고민했다는 응답자도 여학생(7.4%)이 남학생(4.3%)보다 많았다. 특히 당시 조사에서 중학생 1,053명 중 751명(71.3%)이 성 표현물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중 여학생(540명)은 팬픽과 야오이(19%), 소설(18.5%)을 자주 접한다고 답했다. 야오이는 남성 간 동성애를 다루는 소설이나 만화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팬픽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동성애 등으로 전개되는 방향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이 팬픽의 왜곡된 메시지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자녀들이 향유하는 팬픽, 그 속에 다뤄지는 동성애 등은 부모들이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자녀들에게 건강한 성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관심과 교육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팬픽 문화의 무분별한 발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 오락물이더라도 동성애를 다룬 팬픽을 계속 생산하고 소비하게 되다 보면 성의 왜곡된 의식이나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청소년들이 선정적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하는문제점을 언론이 계속 지적하고 계도 활동을해야 한다"며"학교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교육이 이루어져서 학생들이 스스로 이러한 문화를 자제하게끔 유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2020-07-08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장애인이나 저소득 아동과 같은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고 저소득 아동의 돌봄을 지원하는 단체가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본지는 코로나 위기 속 한국교회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진행하는 연중특별기획 '주여, 이 땅을 치유하소서'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NGO 단체들의 다양한 사역을 취재했다. 장애인 생계지원, 일자리 창출 등 큰 역할 최근 장애인 복지시설이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문을 닫게 되면서 장애인들의 외부활동이 어려워졌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외출이 힘들어 사살상 집안에 고립돼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족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코로나19로 가정에 고립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지난달 25일 온라인 비대면 콘서트를 마련했다. 장애인 인식 개선은 물론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번 콘서트 수익금은 코로나19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과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 된다. 밀알복지재단은 발달장애인을 고용한 '굿윌스토어'와 '기빙플러스' 운영하고 있어 이들의 고용유지와 직업훈련을 돕는 데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굿윌스토어와 기빙플러스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 기업에서 팔고 남은 재고 상품을 기부 받아 판매한다. 판매하는 과정에서는 장애인들을 다수 고용해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 생계 지원을 위해선 장애인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는 "장애인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취업해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코로나19로 고용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분들이 계속해서 안정된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소득 아동지원 시급…'코로나 블루' 시달려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고 있는 저소득 아동 지원도 시급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아동들이 외부활동에 제한을 받게 되면서 인터넷 중독 문제와 가족 갈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강창훈 본부장은 "아이들이 코로나19로 나가 놀지 못하는 상황이고, 가족 구성원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최근 가족 간의 갈등 문제가 많이 늘었다"며 "아이들도 심리적으로 힘들다고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대책은 이를 위해 온라인 학습이 쉽지 않은 저소득 가정을 위해 긴급 생계를 지원하는 '희망둥지사업'과 '행복한홈스쿨'을 통한 긴급 아동 돌봄, 심리 상담 지원에 힘쓰고 있다. 기아대책은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증가한 아동학대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교회와 함께 아동 폭력 개선에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창훈 본부장은 "최근 가족 갈등 문제 가운데 아동 학대 사망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아대책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은희 기자2020-07-02

우리’와 다르면 ‘틀리다’, ‘옳지 않다’고 규정해 혐오와 차별의 프레임을 덧씌우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 지역과 인종차별·낙인·혐오는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바이러스가 돼버렸다. 그야말로 혐오가 만연한 사회다. 이에 본지는 혐오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기획보도를 준비했다. 각종 혐오가 확산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짚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특정 인종과 성별, 연령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 무차별적인 남녀 성(性) 갈등에 대한 대립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남녀 성(性)대립이 뚜렷해지면서 폭언을 넘은 폭행으로까지 이어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상에서는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같은 해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다룬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출간, 2018년 이수역 남녀 간 폭행 사건이 남녀 성 갈등을 한 번 더 부추겼다. 지난달 서울역에서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남성은 모르는 여성을 이유 없이 얼굴을 때려 피해자가 광대뼈 골절에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온라인상에는 한남충(한국 남자+蟲, 한국 남자 전체를 비하하는 단어), 김치녀(여자들의 허영을 조롱하는 단어), 맘충(Mom+蟲, 엄마를 벌레로 비하한 표현)등 온라인 기사 댓글 각종 커뮤니티에서 남자나 여자를 혐오하는 표현들이 사실상 욕설에 가까운 의미를 담은 채 사용되고 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발표한 ‘2020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82%가 한국사회의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2~2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차별이 심각한 분야로 남녀 성 차별이 40.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한국양성평등진흥교육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온라인 커뮤니티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김치녀’, ‘맘충’ 등 혐오와 비난 유형이 101건(66%)로 가장 많았고 폭력·성적 대상화가 52건(34%)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남녀 성 갈등’ 인식…해결의 시작 우리 사회에 남녀 성 갈등은 차별을 넘어서 혐오에 폭력으로까지 변질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남대학교 기독교학과 백소영 교수는 “여전히 가정과 학교, 사회의 결정권을 가진 권력 집단(남자 중년층)이 가진 가부장적 인식의 영향과 이것이 여성들에게는 불만의 요소가 되고, 남성의 경우에는 기득권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노치준 박사는 △일상생활에서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을 감별하는 민감성이 커진 것, △디지털 시대의 조직화로 악성 댓글과 무례한 표현방식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변화를 불러일으킨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남녀 간 증오와 혐오는 개별 사안의 문제가 아니다. 일상에서 쌓인 피해의식, 공포가 조금의 자극이 있으면 바로 튀어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성이 차별받는 가부장적 문화, 사회 변화, 효과적이지 못한 청소년 교육, 어려운 경제 사정, 취업난 등 여러 요인이 축적돼 서로가 서로에 의한 피해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오프라인상의 혐오 발언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며 감정을 격화시킨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없다고 우려한다. 혐오가 더 큰 혐오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에 전문가들은 ‘남녀 성 갈등’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녀 간 다툼을 무턱대고 성 대결로 몰아가서도 안 되며, 성 평등 의식이 자리 잡도록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남대학교 기독교학과 백소영 교수는 남녀 간 성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방법으로 ‘공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제시했다. 백 교수는 “‘혐오’의 가장 큰 원인은 ‘생존’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된다”며 “‘나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곧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이어 “나의 생존이 위협받지 않는 곳에서는 사람들도 너그러워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공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경 기자2020-07-01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국교회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교회의 예배 중단을 권고하고, 성도들은 온라인예배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여기에 교제와 양육까지 어려워지면서 우리의 신앙은 과연 이대로 괜찮은지 질문하게 된다. 이에 본지는 개인과 교회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잃어버린 복음의 성지를 되찾기 위한 기도운동 ‘이 땅을 치유하소서’를 전개한다. 이를 위한 기획보도 첫 번째로 코로나 이후 교회가 어떻게 예배를 회복해나가야 할지 짚어본다. 코로나 장기화로 '예배회복' 시급한 과제로 코로나19 사태로 현장예배가 축소되고 예배 형식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도전받고 있는 현실이다. 머지않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겸하는 예배가 일상화될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배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돼버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가 줄어들고, 예배의 중요성에 대한 성도들의 인식마저 약화되진 않을지 위기감이 높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의 시급한 과제로 예배 회복이 꼽히는 이유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교단 소속 목회자 1,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로 응답자의 43.8%가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이라고 답했다. ‘교회 중심의 신앙에서 생활신앙 강화(21,2%)’와 ‘교회의 공적인 역할(12.9%)’,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다양한 콘텐츠 개발(6.9%)’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현장예배가 축소되고 예배에 새로운 형식이 요구되면서, ‘예배가 무엇인지’, ‘어떻게 예배하는 것이 바른 것인지’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예배의 형식이나 방법론에 치우치기 보단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의 본질’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지 방향을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게 목회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웨이처치 송준기 목사는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예배 형식을 바꿔야 한다, 이것 때문에 불안하다’라는 것은 예배의 본질적인 요소 대한 확신과 그 확신에 대한 공동체 안에서의 인정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배에 대해 모두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때에 교회 공동체가 성경의 가르침 속에서 예배의 본질을 재발견하고 이 본질에 대한 확신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상황에 따라 예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변한 건 아닌지 함께 점검해볼 필요성도 제기됐다.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목사는 “지금의 상황은 우리가 만든 게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초월적 상황”이라며 “어느 상황에서도 우리는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상황이 우리를 결정해주는 게 아니라 상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예배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문제는 상황에 따른 우리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바람직한 예배 방향…본질에 집중해야 교계에서는 예배의 본질 회복에서 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형성되고 있다. 예배 본질은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다.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이러한 본질을 가지고 교회가 어떻게 예배를 회복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봐야 할 때라고 제언한다. 현장예배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되, 성도들이 온라인예배와 같은 다양한 예배 형태를 통해 복음의 본질을 지킬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성도들이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예배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양육하고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우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는 “예배의 본질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고 말씀으로 교훈을 받는 이 세 가지가 중요한 축인데, 이를 어떻게 놓치지 않고 성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며 “우리들끼리 모여서 찬송하고 예배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라는 큰 관점에서 교회가 이 땅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같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바이러스 위협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코로나가 종식된다 한들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언제든지 코로나 같은 위기가 오더라도 예배의 의미가 상실되지 않도록 교회가 예배 본질의 중요성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조 교수는 “코로나 이후 예배에 대한 성도들의 생각이 많이 바뀔 것”이라며 “이전에 예배가 많은 이들에게 관중의 관점이었다면, 이제 함께 만들어 나가는 예배로 전환되어질 것이다. 결국 예배의 본질을 통해서 무엇이 온전한 예배인지 교회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충분히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2020-06-29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복음이 이방으로 전해진 이후 선교사역은 전 세계로 확산됐다. 교회와 선교사의 헌신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 문화권의 도움 없이 복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미전도종족이 세계 인구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까지는 몇몇 교회들이 미전도종족을 입양하는 방식으로 선교가 진행돼 왔는데, 앞으로는 국내교회와 선교단체, 현지교회가 연합하는 조직적인 전략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 미전도종족 선교 현황과 미전도종족 복음화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미전도종족, 7400여 개…32억 명 추산 미전도종족(UPG, the Unreached People Group)이란 타문화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복음화할 수 있는 공동체가 없는 종족으로, 기독교인의 비율이 2% 미만인 종족을 가리킨다. '미전도종족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랄프 윈터(Ralph D. Winter) 박사가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복음주의 세계선교대회에서 처음 주창했다. 미전도종족 전문단체인 조슈아프로젝트에 따르면, 전체 복음화율이 2% 미만인 미전도종족은 7400여 개로, 세계 인구의 42%인 약 32억 명으로 추산된다. 종교별로는 무슬림이 4천 개로 가장 많고, 토착종교 부족과 힌두교, 불교 순으로 조사됐다. 미전도종족 선교단체들은 자생력 있는 교회와 신자의 유무, 성경책 번역 여부 등으로 선교사 파송과 교회개척이 특히 필요한, 복음화율 0~0.1% 미만의 미전도종족 그룹을 '미개척미전도종족'(UUPG)으로 지칭한다. 더 세분화하면 복음화율이 0%로 복음전도와 교회개척이 시급한 종족을 '비개척미전도종족'(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s)으로, 기독교인이 0명은 아니지만 복음화율이 0.1% 미만인 종족은 '미개척미전도종족'(Under- 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s)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두 명의 사역자, 한두 개의 교회가 세워지면 '종족을 개척했다'고 얘기한다. ▲조슈야프로젝트에 따르면 복음전파의 진척도에 따라 종족을 구분했을 때 복음화율이 2% 미만인 미전도종족(UPG)은 7400여 개로, 32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기자) 20년간 3200개 미전도종족, 기독교인 0명 벗어나 지난 20년간 세계 미전도종족 개척 선교운동을 주도해온 남은과업성취운동본부(FTT, Finishing The Task)는 지금까지 3200여 개의 미전도종족(UUPG)이 복음화율 0%를 벗어났으며, 현재 220~230여 개 종족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미전도종족 개척사역단체 세계협력선교회(GAP)의 김궁헌 공동대표는 "전쟁지역이나 통제가 심한 중국 소수민족 지역 같이 진입이 어려운 곳을 제외하고는 복음화가 전혀 안 된 UUPG 사역은 실질적으론 거의 끝났다고 본다"며 "지금은 세계 교회가 다음 선교의 과제를 설정해야 할 시기상 중요한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전도종족 선교운동단체 FTT는 복음화율 0.1%미만의 18억 인구, 4,800개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세계 교회가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FTT는 개척이 시급한 1순위는 233여 개의 복음화율 0%인 미개척미전도종족, 2순위는 기독교인이 0.1% 미만이면서 자생적인 교회가 없는 4500여 개 종족이라고 보고 있다. ▲FTT는 세계 교회와 협력해 2030년까지 복음화율 0.1% 미만인 미개척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자생적인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할 계획이다.ⓒ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기자) 미전도종족 선교, 멈춰선 안 돼…'긴밀한 협력'이 관건 한국교회는 90년대 초반부터 교회가 양자를 키우듯이 미전도종족을 위해 기도하고 선교하자는 취지로 '미전도종족 입양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하지만 2007년 아프간 피랍사건을 계기로 선교운동이 급격히 위축됐다. 선교전문가들은 다른 영혼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려는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전도종족선교연대(UPMA) 정보애 대표는 "성도가 300명 이상인 역동적인 공동체, 전도활동을 하는 교회의 역량 또는 세계 교회가 가진 자원이면 미전도종족들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세계적인 연대와 협력, 남은과업성취운동(FTT) 등 어떤 형태이든지 세계 복음화에 대한 우리의 사명을 재확인하고 각성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교회와 선교사, 선교단체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전도종족 복음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특히 지역교회들이 선교에 대한 마음을 품고 미전도종족을 위해 기도하면서 현지에 예수님의 제자가 세워지도록 끝까지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TT 국제실행총무 안강희 선교사는 "선교지에 있는 교회들과 성도들이 주도적, 자생적으로 자기 종족과 민족을 복음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선교사 파송, 단기선교, 중보기도 뿐 아니라 선교사나 선교단체와도 협력해서 현지 사역자를 세우는 지역교회의 적극적인 선교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역교회가 주도하는 총체적인 협력선교 모델ⓒ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기자) 이와 관련해 세계협력선교회(GAP)는 '지(역)교회가 주도하는 총체적인 협력선교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교회와 장기선교사, 선교단체, 선교지에 있는 현지교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현지 사역자를 양성하고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다. GAP 김궁헌 공동대표는 "어느 지역을 개척할 지 먼저 기도로 정하고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온 성도가 선교훈련을 하면서 수시로 선교지에 가서 실질적으로 복음을 전한다"며 "협력 선교를 통해 인도, 네팔, 미얀마 등지에서 현지 사역자들이 배출되고, 교회를 개척해서 지금은 총회까지 구성이 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10월 선교대회…500교회 동원 500종족 개척 목표 FTT와 GAP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협력해 미전도종족 사역전략을 모색하는 선교대회를 오는 10월 13~15일 인천 필그림교회와, 부광감리교회에서 개최한다. 500개 교회를 동원해 90개국에 있는 500개 미전도종족을 개척하는 것이 이번 선교대회의 큰 목표다. 이들 단체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선교단체 리더, 미전도종족 현지 사역자들을 초청해 미전도종족 선교 동향과 개척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교회가 연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강사로는 FTT총재 릭 워렌(Rick Warren) 목사와 전 총재 폴 애쉴만(Paul Eshleman) 박사, 10/40창선교전략으로 알려진 루이스 부시(Luis Bush) 박사,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 KWMA 조용중 사무총장 등이 나설 예정이다. 명수정 프로그램 디렉터는 "실질적인 선교 네트워킹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국내 입국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15개 언어로 번역된 온라인 강의와 컨퍼런스 위성 중계 등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전도종족을 위한 선교대회가 오는 10월 13~15일 인천에서 열린다. 관심 있는 지역교회 목회자, 선교사, 선교단체들은 선교대회 사무국으로 문의하면 된다.ⓒ데일리굿뉴스

박재현 기자2020-06-20

죽음 앞에서도 담대했던 신앙 어린아이부터 백발 노인까지 66명 성도 순교 병촌성결교회, 선배 신앙인순교정신 본받아 충남 논산엔 한국전쟁 당시 신앙을 이유로 무참하게 희생된 성도들을 기리는 기념탑이 있다. 병촌성결교회 66명 성도의 순교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죽음 앞에서도 담대한 신앙을 보였던 66인의 순교정신이 담긴 충남 논산 병촌성결교회를 찾아가봤다. 순교자들의 신앙, 다음세대까지 이어지길 충남 논산 병촌리의 한 작은 마을에 세워진 높은 기념탑. 네 갈래로 나뉘어 66조각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66인 순교기념탑'은 죽음 가운데서도 손을 들고 기도하는 순교자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1950년 7월, 이 마을에선 인민군의 무자비한 폭력에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불리해진 인민군이 마을을 장악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 해 9월 27일부터 이틀간, 어린아이부터 백발 노인의 성도들은 믿음을 가졌다는 이유로 삽과 몽둥이, 죽창 등으로 폭행 당하고 그대로 구덩이에 묻히기도 했다. 병촌성결교회 윤영수 목사는 "당시 참혹했던 모습들은 수복되어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게 된다"며 "그때 정수일 집사님은 임신한 상태로 10살 된 우동식 군을 안은 상태에서 시신이 수습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던 성도들의 순교 정신은 지금의 병촌성결교회 성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성도들은 이러한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둘러 않아 찬송을 불렀으며, 죽음 앞에서 손을 들고 기도하며 "주여, 내 영혼 받으소서"라고 부르짖었다고 한다. 1957년 병촌교회 성도들은 이때 흘린 순교의 피를 잊지 않기 위해 '6.25동란 순교자기념비'와 1989년 '66인의 순교 기념탑'을 세웠다. 2015년에는 순교의 역사를 간직한 '순교기념관'도 건립했다. 병촌성결교회 김경희 장로는 선배 신앙인들의 순교정신을 본받아 자부심을 가지며 55년 간 신앙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김경희 장로는 "우리도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 말씀대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순교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다"며 "아직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신앙생활 하면서 선배 신앙인들을 본 받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윤영수 목사는 죽음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키기 위해 힘썼던 순교자들의 신앙을 한국교회가 잊지 말아야 한다며, 다음세대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영수 목사는 "한국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할 때"라며 "아기를 품에 안고 순교의 자리에서 믿음을 지켰던 그 어머니의 믿음처럼 다음세대를 품고 기도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죽음 앞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았던 우제학 집사 일가족.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2020-06-16

최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영화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바로 영화 ‘그린 북(Green Book)’이다. 비로소 우리 사회가 인종차별에 관해 진지한 접근을 하게 된 지금, 영화가 담고 있는 함의는 많은 생각거리와 과제를 던진다. 차별·편견 딛고 우정 쌓다 20세기 내내 자행된 인종차별 아래 무고하게 희생된 수많은 조지 플로이드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분노를 표출했으나 안타깝게도 차별의 역사는 바뀌지 않고 있다. 여전히 ‘그린 북’ 시대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그린 북’은 이러한 미국의 오랜 인종차별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린 북’은 1960년대 초 미국을 배경으로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분)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셜라 알리)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토니는 돈 셜리의 운전사 겸 보디가드로 취직하고, 두 사람은 8주간 남부 콘서트 투어 여정을 함께 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간다. 그들의 여정에는 인종차별과 편견이라는 주제도 함께한다.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는 백인과 유색인종의 구분이 엄격하며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때다. 흑인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영웅이 나타나 활동했던 시기기도 하다. 특히 이 시기 남부 지역은 흑인 차별이 심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린 북’은 남부를 여행하는 흑인에게 유색 인종들만 머무는 안전한 숙박시설, 식당을 알려주는 지침서를 지칭한다. 이런 가이드북이 존재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인종차별이 심했는지를 보여준다. ‘흑인과 개는 사절’이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던 당시 세태는 영화 속 에피소드를 통해 낱낱이 드러난다. 두 사람이 투어 여정에서 겪는 사건·사고는 대부분 흑인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다. 돈 셜리는 무대 위에선 최고의 뮤지션이다. 그의 화려한 피아노 연주가 끝나면 부유한 백인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거기서 끝이다.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상황은 달라지고, 백인들은 돈 셜리를 철저히 무시한다. 그 때문에 돈 셜리는 백인 화장실을 쓰지 못해 공연 중간에 차로 20분이나 떨어진 숙소까지 다녀와야 하고, 백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밥도 먹지 못한다. 편견과 멸시에 대처하는 돈 셜리의 자세는 인내와 품위다. 폭력을 폭력으로 되받지 않는다. 일부러 용기를 내 남부 투어를 강행한 그는 흑인에 대한 높은 편견의 벽을 실감하고 갈등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토니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흑인들을 차별하는 백인 사회를 경험하며, 스스로를 반성하고 잘못된 사회에 분노하게 된다. 토니도 사실은 인종 편견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 흑인 인부가 마신 컵을 아내 몰래 휴지통에 버렸을 정도다. 두 사람의 여행 전과 후는 모습이 다르다. 돈 셜리는 다혈질에다 직설적인 토니를 통해 자기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배웠고, 토니는 흑인을 인생 친구로 두게 된다.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삶을 바꾸고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바뀌게 된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흑인들이 겪어왔던 수많은 고충들과 그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백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나아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개개인이 편견을 허물고 함께 유대감을 형성해나가는 것만으로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여전히 인종차별과 편견은 존재하고 있다. 최근 발생했던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기에 영화가 시사 하는 바는 매우 중요하다.

천보라 기자2020-06-12

순교로 예수 사랑 실천한 철원 지역 교회 선배들의 순교 정신 계승하며 그 길 뒤따라 분열된 한국교회, 복음 통일 위해 하나 돼야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강원도 철원.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철원은 해방 후 북한 땅이었다가, 휴전 후 남한으로 편입된 '수복지구'다. 그러다 보니 첨예한 이념 갈등 속에 하루아침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밖에 없었던 아픔과 비극이 서린 지역이다. 공산 치하와 전쟁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순교 신앙으로 계승하며 발자취를 따라 걷는 강원도 철원제일교회와 장흥교회를 찾아가 봤다. 목숨 걸고 지킨 신앙의 유산 포성이 멎은 지 67년. 강원도 철원에는 아직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구 철원제일교회도 그중 하나다. 구 철원제일교회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서 700m가량 내려가면 볼 수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교회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어 지금은 전면 출입구 등 일부만 남았다. 구 철원제일교회는 이화여대를 건축한 윌리엄 보리스(William Merrell Vories)가 설계했다. 198평의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은 그 가치가 인정되어 2002년 등록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보다 소중한 유산은 따로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공산 치하까지 무수한 박해 속에서도 예배를 멈추지 않았던 선배들의 신앙이다. 1942년 최초의 신사참배 거부 운동으로 순교한 강종근 담임목사를 비롯해 공산 치하에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기독청년들이 반공 투쟁을 활발히 펼쳤다. 전쟁 중에는 김시성 장로가 공산군에 맞서 순교하기도 했다. 철원제일교회는 선배들의 애국정신과 순교의 신앙을 계승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3년에는 무너진 터 옆에 복원기념예배당을 세우고 전시실도 마련했다. 이상욱 담임목사는 "비록 건물은 무너져있어도 우리 선배들의 신앙이 무너져있으면 안 된다"며 "선배들의 신앙을 계승하기 위해서 기념예배당을 건축하고 신앙공동체가 회복됐다는 것이 귀하고 가치 있다"고 말했다. 매주 목요일에는 '복음 통일'을 주제로 통일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북한 땅이 고난의 풀무불 속에서 건짐 받고 자유와 평화,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길 바라는 소망에서다. 특히 이 목사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복음 통일'을 위해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70년 하면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 회복됐던 것을 말한다"며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복음 통일을 원한다는 대명제 아래 하나 되어 기도하는 한국교회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서기훈 목사의 마지막 목회지 장흥교회와 서기훈 목사 순교기념비(오른쪽) ⓒ데일리굿뉴스 이념 초월해 예수 그리스도 사랑 실천 순교 정신 계승은 철원제일교회를 모태로 한 장흥교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철원제일교회에서 10여 분 이동한 곳에 있는 장흥교회는 이념을 초월해 사랑과 화해를 실천하다가 순교한 서기훈 목사의 마지막 목회지다. 장흥교회 역시 해방 직후 공산 치하에서 기독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반공투쟁이 활발했다. 전쟁 당시엔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지만,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서 목사의 신앙은 공산당을 감동시켜 장흥리 주민 100여 명의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서 목사는 북한군 정치보위부에 끌려갔고 한 달 뒤 순교했다. 당시 13살이던 이금성 장로는 어느덧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그때 기억만큼은 생생하다. 지금도 서 목사의 이야기를 하면 눈물이 나온다는 이 장로. 그는 서 목사가 아니면 다 죽었던 생명이라고 회고했다. 이 장로는 "공산주의, 민주주의 따지지 않고 이웃을 위해서 오직 사랑으로 일했고 결국 목숨을 내놓았다"며 "목사님처럼 주님의 사랑이 몸에 밴 분은 아직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장흥교회는 선배들의 신앙과 순교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서기훈 목사 순교기념비와 신한애국청년회 충혼비를 건립하고, 매년 순교자 추모 예식을 드리고 있다. 십시일반으로 선교헌금을 모아 다른 지역 및 다른 나라에 교회를 세우는 일에도 나섰다. 전쟁 당시 한국교회가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작은 몫을 하겠다는 마음에서다. 6·25전쟁 70주년인 올해, 장흥교회는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한찬희 담임목사는 혐오와 갈등을 이야기하는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6·25 70주년을 회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 목사는 "우리가 왜 서기훈 목사를 기억하냐고 묻고 싶다"며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신앙이 된다면 오늘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복음은 생명력있고 역사를 일으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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