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경 기자2019-03-26

교회 내 성범죄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부인하고 싶지만 교회 안 성폭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가해와 폭력 등이 종교적 신념이라는 명목하에 얼마든지 은폐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교계 성폭력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교회가 감당해야 할역할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성범죄 사건을 치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법기관에서 밝혀진 사실을 오히려 교회 재판 과정에서 방조하고 은폐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분'에 지적이 이는 지금, 교회의 사법부 구실을 하는 '교회재판'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사건의 실체 파악보다 은폐 급급 지난해 8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서울동노회 소속 박승렬 목사는 강간미수와 무고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후속조치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역중인 박 목사에게 노회가 정직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원이 박 목사의 혐의를 인정하고 실형을 선고했음에도 목사 직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기장 연대는 이 사실을 규탄하며 "가해자는 쉽게 교회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고 피해자는 2차·3차 가해로 이어져 다시는 교회공동체에 들어올 수 없게 한 처사다. 피해자의 무너진 자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재판이었으며 교회의 생명과 평화, 정의의 가치를 훼손시킨 재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징계 배경에는 비상식적인 재판국 구성이 있었다. 재판국원 일곱 명 가운데 재판국장을 포함한 세 명이 사회법 과정에서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이들이었다. 노회 재판국장은 "재판국장으로 임명되기 전 서명한 탄원서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런 경우는 비단 박 목사 사례만이 아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센터장 김애희)가 지난해 성범죄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성범죄 31건 가운데 교단이 가해자의 목사직을 면직한 경우는 5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자진 사임하거나 목회를 중단하는 식으로 목회자 신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목회자가 교단 내 요직에 오른 일도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준구 목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서울남연회 감독에 취임한 전 목사가 사임의사를 밝힌 건 올 1월 경 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감독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전 목사의 성범죄 논란이 다시 대두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 목사의 성범죄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 2007년부터다. 당시 성폭력 피해자라 밝힌 이들이 5명이나 되는데도 교회재판은 열리지 않았다. 교단 내 심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재판에 회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해자 3명에 대한 추행은 고소시한(3년)이 지났고 나머지 경우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해 10월 전 목사가 연회 감독으로 취임되고 나서야 문제가 됐다. 신기식 목사(기감 바른선거협의회 자료연구팀장)는 "목사들의 성범죄는 대수롭지 않게 취급됐다. 전 목사의 경우도 10차례 이상의 심사, 재판절차가 있었지만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보다는 사건을 방조하고 은폐하려고 했다"면서 "마지못해 교회재판에서 처벌이 뒤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는 정치적으로 과도한 판결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력한 처벌기준 요구돼 현재 법원과 검찰은 성범죄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법정형도 대폭 상향됐고, 처단형도 매우 강화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교계도 성폭력 근절을 위한 강력한 교회법을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가해자 처벌 기준의 강화를 가장 시급히 주문했다. 외국 교회의 경우 성폭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교회법을 갖추고 있는 상태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김애희 센터장은 "미국 장로교, 독일개신교회 등은 교회 관련 인사가 성적 비행에 연루돼 피해를 끼쳤을 경우, 교회가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면서 "목회자와 성도 간을 위계관계성이 있는 특수한 구조라고 규정하고 성적 관계 자체를 일체 금한다. 한국교회도 이를 토대로 성범죄 목사 치리에 엄격한 징계수준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강문대 변호사(법률사무소 로그)도 "각 교단헌법 중 강제로 행하는 성범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직접적인 처벌 대상으로 성범죄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 성범죄를 일회적인 실수나 단순 영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형사법 상의 범죄에 해당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범죄자는 강단에 설 자격이 없다는 점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천명할 필요가 있다"며 "성범죄를 행한 목회자에 대해서는 면직과 출교를 시키는 것을 원칙적인 대응 방안으로 정해야 한다. 다른 교단에서 다시 목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처벌 사실을 공개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교회성폭력만을 전담하는 '특별위원회 구성'과 '성폭력특별법 제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보연 원장(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교회 내 성폭력과 관련한 사항을 모두 관할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인지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성폭력 피해를 인지하고 드러냈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에 의해 2차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고 접수와 고소를 대행하는 것부터 피해자들을 상담센터와 연계하는 후속지원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인경 기자2019-03-19

지난 1일 서울 곳곳에서 펄럭이던 수많은 태극기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 자취를 감췄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당일에는 대대적인 행사들이 열렸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에 본지는 3·1운동 기념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진행하는 정기답사 일정에 함께했다. 아직 쌀쌀한 봄 날씨에 옷깃을 여민 채, 주말 이른 아침 충남 천안·아산 일대 3·1운동 유적지로 향했다. 호서지방 최대 규모, 천안 아우내 만세운동 겨우내얼어있던땅이녹고만물이겨울잠에서깨어난다는경칩(驚蟄)이지났지만충청남도천안아우내삼거리에는아직쌀쌀한찬기운이남아있었다. 하지만 마침오일장이열린아우네장터거리에는 색색깔천막들이줄지어펼쳐져 있어 활기를띠었다. 좌판에자리잡은온갖싱싱한봄나물과지역토산물, 닭등가축들과더불어장사꾼들의힘찬호객 소리와 흥정하는 사람들, 한켠에탁자를놓고장기를두는 모습은봄이성큼다가왔음을느끼게했다. 100년전3월1일서울에서시작된‘조선독립만세’ 함성이이곳천안에내려온건한달 만인4월1일이었다. 이날인근각지에서3천여명이운집해당시호서지방에서최대규모의만세운동이열렸다. 오후1시경동네어른이었던 조인원선생이독립선언서를낭독한뒤군중들은헌병주재소로 행진을시작했다. 장터입구의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은당시헌병주재소가있던곳에 조성됐다. 이 곳은 유관순열사가붙잡혀옥고를치른장소이기도하다. 공원에들어서면가장먼저횃불과태극기를들고목청껏만세를부르는유관순과군중을형상화한동상을만나게된다. 맨선두에앞장선유관순열사는가히‘한국의잔다르크’라불릴만큼만세운동을주도하는모습이었다. 그런데힘차게양손을뻗은동상들사이로바닥에누워있는한남자와그를얼싸안고 있는 동상이눈에들어왔다. 만일 안내자가 없었다면 유관순 동상에만 잠깐 눈길을 두고 무심히 지나쳐갈 만큼 구석 한 켠에 있었다. ▲김구응 의사(32)와 최정철 지사(67)는 1919년 4월 1일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한날 한시에 순국의 길을 걸었다.ⓒ데일리굿뉴스 김구응·박종만 등, 100년 간 조명받지 못한 숨은 주역들 “아우내장터만세운동의숨은주모자로뒤늦게알려진김구응의사와그의어머니최정철지사에요. 그간우리는3·1운동의주도자를유관순으로알고있었지만, 당시약200만명의수많은민초들이참여한만세운동에서유독유관순열사가구국의영웅으로부각된까닭은일부인사들이자신들의친일행적을감추기위한방패막이었다는설이있죠.” 유관순의공적을추앙하며그그늘에숨은친일파가운데에는유관순의이화학당재학시절지도교사였던박인덕이자리해있다. 그녀는한때독립운동에헌신하며유관순과함께서대문형무소에수감됐던인물이다. 하지만일제말기변절한이후조선임전보국단이라는친일단체에참여해각종친일강연과연설에나섰고제자들에게정신대로향하도록선동했다. 이날 안내를 맡은 감리교신학대학교외래교수홍승표목사는“해방이후박인덕은1947년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를구성해그의행적을널리알리기시작한다”며“아이러니한사실은유관순을영웅으로부각시킨이들대부분이친일경력이있는사람들”이라고설명했다. 1919년9월2일자로미국샌프란시스코에서발행된신한민보는‘천안시위운동의후문, 30여명을일시에총살’이라는제목의기사에서만세운동의주모자를유관순이아닌김구응, 박종만으로밝히고있다. 또이듬해나온민족대표33인중한사람인김병조의<한국독립운동사략>과박은식의<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서도천안아우내장터의만세운동주도자를김구응의사로기록하고있다. 홍 목사는 "만세 현장에서 바로 순국한 김구응 의사는 일제에 잡혀가서 신문이나 재판을 받은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 행적이 기록으로 남겨질 기회 또한 없었다"며 "유관순 열사의 업적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유관순과 같이 독립운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천안 지역 최초의 교회로 알려진 매봉교회는 유관순 열사의 생가 옆에 위치해 있다.ⓒ데일리굿뉴스 카리스마적 리더 아닌 3·1운동 수많은 참가자들, 전부 빛나는 주연 유관순 열사가 예배를 드렸던 매봉교회(박윤억 목사)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인기 방문지로 떠올랐다. 박윤억 목사는 지난 3·1절 당일 하루 동안 교회를 방문한 사람이 거의 1년치 방문객에 달할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천안 지역 최초의 교회로 알려진 매봉교회는 1901년도에 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연도를 알기 어려운 까닭은 매봉교회 교인들이 이 지역 독립운동의 주축으로 나서자 일제가 1907년 무렵 교회를 모두 불살라 버려 관련 기록들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유관순의 작은 아버지가 매봉교회의 전도사였고, 여전히 그 친척들이 대대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며 "친척들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지는 내용을 보면 유관순은 교회 뒷편에 위치한 매봉산에 올라가 3일 동안 먹지도, 자지도 않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당시 집에 없는 유관순을 찾으러 산에 올라갔던 친척은 '(유관순이) 자기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기도하더라'고 전했다고 한다. 유관순의 성장 환경과 관련 일화들을 설명한 박윤억 목사는 그러면서도 "이제 사람들이 유관순을 그만 기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 100년 동안 3·1 만세운동의 빛나는 주역으로 전 국민에게 기억된 유관순이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다른 열사들이 조명을 받지 못하고, 후손들인 우리 역시 유관순을 기억하는 것으로 3·1운동에 대한 평가를 끝내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가 모든 사람을 다 기억할 수는 없다. 또 17세 어린 소녀가 품었던 독립에 대한 열망과 그 희생은 그 자체로 충분히 기억하고 기려야 한다. 하지만 3·1운동이 단 한 명의 영웅에 의한 것이 아닌, 학생부터 노인까지 그 수많은 민초들이 자발적으로 또 주체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음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드라마틱한 영웅적 서사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보게 되는 독립운동의 그 면면은 우리의 가슴을 더 오랫동안 뛰게 할 것이다.

박혜정 기자2019-04-04

요즘 새학기를 맞아 술자리가 잦은 시즌이다. 이맘때가 되면 크리스천 청년들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술자리는 가야겠으나 술을 마셔야 할지 마시지 말아야 할지 갈등하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청년들이 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아울러 전문가를 통해 술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과 성경적으로 어떻게 술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짚어봤다. 크리스천은 왜 술을 마시면 안되나? 우리사회에서 크리스천은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인식이 기본적인 정서로 자리 잡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조성된 데는 초기 한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의 금주운동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책 <기독교 역사 속 술> 저자 성기문 교수는 기독교 간 금주문화가 자리잡게 된 배경으로 △미국 근본주의 △청교도주의를 계승한 선교사 △미국 감리교의 절제 운동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에 처음 복음을 전한 미국인 선교사 대부분은 엄격한 청교도 신앙을 지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교수는 “금욕주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신앙관을 가진 선교사들은 음주로 인해 가정 폭력, 집안일과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자 음주를 구원 문제와 연결했다”며 “기독교인이라면 윤리적,도덕적 측면에서 금주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조선 말기와 일제 강점기 개신교가 사회 변혁을 위해 벌인 절제 운동도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당시 전개된 ‘절제 운동’은 술·담배 끊기, 농촌 살리기, 부채 탕감 운동 등 윤리적·사회적 운동 확산을 위한 역할을 했다. 청교도 신앙과 당시 사회적으로 전개된 절제운동은 한국교회 내 음주를 금기시하는 정서가 자리잡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천, “마실 수도 없고, 안 마실 수도 없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크리스천은 당연히 금주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크리스천들 사이에서는 꼭 금주를 해야 하는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부모님으로부터 술을 마시는 것은 ‘죄’라고 배웠다는 모태신앙인 A군(20)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독교인이 술을 마시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든다”면서 “하지만 과하지 않게 절제하면서 마시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친구 관계 유지를 위해서라도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각 사회생활 5년차, 8년차인 B씨(30, 여)과 C씨(33) 역시 “교회는 술을 권하는 문화가 아니다보니 사회생활 초기에는 술을 안 먹으려 했으나, 직장 동료들과 선후배와 친하게 어울리고, 진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한두잔 정도는 마신다”고 대답했다. 술 마시는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다. D씨(35)은 “술을 마시고 안마시고의 여부 하나만을 두고 그 사람의 신앙 자체를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것을 죄책감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을 통해 술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과 성경적으로 어떻게 술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짚어봤다. 금주 “신앙의 기준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이같이 다양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크리스천들은 술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지는 게 옳을까. 특별히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에게 직장사역연합 대표 방선기 목사는 술과 우리나라 음주문화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음을 전했다.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 마시는 서구 문화와 달리 술을 강요하는 우리나라 술 문화를 지적했다. 방 목사는 “믿음이 없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할 경우, 자신의 완강한 술 거부로 인해 분위기를 흐리거나 원활한 교제를 막는다고 판단된다면 몇 잔의 술을 마실 수 있다“며 ”기억해야 할 점은 자신이 술을 마시는 것이 상대방과의 교제를 위해 예의를 갖추는 행동인지 이미 술 마시는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인지 스스로를 돌아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상대방이 술을 더 심하게 권하더라도 예의를 갖춰 정중히 거절할 수 있는 절제 능력도 필요하다”며 “애초부터 절제할 수 있는 자신이 없다면 아예 처음부터 먹지 않는 것이 또 다른 대처법으로 거론되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술 마시는 크리스천을 완전히 정죄해서도 당연하게 여겨서도 안되지만, 크리스천끼리도 술이 있어야만 교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면 이러한 교제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직장선교사역자 강하룡 목사(예함교회)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성도가 어쩔 수 없이 술 한 잔 받는 것에 대해 배도한 것처럼 몰아가지 않기 바란다”며 “과도하게 경직된 기준이 성도들의 반감을 산다. 이로 인해 자원하는 절제와 경건의 유익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교회 지도자, 중직자들, 성숙한자들이라면 성경에 나오는 나실인의 서원, 왕에 대한 포도주 교훈, 바울의 절제, 선교사들의 가르침을 따라 엄격한 절제가 성경의 가르침”이라며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고전 8:13)’ 말씀을 인용해 금주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초신자들에게는 음주를 절제 할 것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음주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술은 어차피 한 순간에 끊을 수 없을뿐더러 하나님과의 만남과 은혜가 먼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짚어야 할 부분은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의 행위 자체가 구원의 확신을 결정짓는 핵심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강 목사는 “구원의 기준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는 믿음”이라면서 “술 한잔 마셨다고 예수님을 배반한 것이 아니다. 술은 신앙과 관련돼 ‘비본질’이다. 훌륭한 신앙 기준은 가정과 일터에서 예수님이 분부하신 모든 것으로 배우고 순종하는 태도에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 역사 속 술>의 저자 성기문 교수 역시 “음주는 아디아포라, 즉 신앙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믿는 것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교회의 여전한 뜨거운 감자인 ‘술’, 술을 마시는 것이 개인의 구원과 신앙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성도 스스로 절제하며 때와 장소에 알맞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최상경 기자2019-03-29

교회 내 성범죄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부인하고 싶지만 교회 안 성폭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가해와 폭력 등이 종교적 신념이라는 명목하에 얼마든지 은폐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교계 성폭력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교회가 감당해야 할역할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교회에서 성폭력은 오래도록 '입에 담을 수 없는 죄'로 남아 있었다. 이런 침묵이 교회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회의 성폭력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교회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일까. 피해자의 소리에 경청하고 이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신앙공동체에서의 돌봄이 요구되고 있다. 피해자 '꽃뱀' '사탄' 규정…2차 피해 심각 최근 가수 정준영 성관계 동영상 유포 사건으로 한국사회가 떠들썩하다. 이 와중에 되려 피해자들을 2차 가해하는 사람들로 넘쳐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불법 촬영한 동영상을 공유해달라거나 피해자 리스트라며 사설 정보지(지라시)를 돌리고, 심지어 피해자를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일부 언론에서는 피해자를 추측할 수 있는 정보를 쏟아내며 피해자의 피해내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까지 했다. 사회적으로 대규모의 2차 가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피해자를 보는 이 같은 시선은 결국 더 큰 피해를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성폭력은 한 사람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며 "피해자에 대한 근거 없는 억측과 '신상털기' 등은 2차 가해로 이어진다. 피해자가 2차 피해 없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성폭력 피해자를 향한 '이중적 시선'도 문제가 된다. 피해자상에 대한 선입견 등은 피해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돼 더 큰 상처를 안긴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교회공동체 내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외에도 제3자들이 많아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2·3차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이는 '피해자의 영적 무너짐'과 '교회 공동체 분열'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는 분석이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홍보연 원장은 "교회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 상황에서 공동체 내에 성폭력이 행해지다 보니, 교회전체가 되려 피해자를 '꽃뱀'과 '사탄'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여기서 피해자들은 더 큰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나게 된다. 피해자들을 바라봄에 있어 선입견이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회의 역할…"외면 말고, 함께 고민해야"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교회에 요구되는 역할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회가 나서서 피해자 여성에 대한 '인식변화'와 '후속조치' 등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내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시, 이를 공론화하고 적극 대처에 나서는 자세도 요구된다. 일례로 삼일교회는 2010년 당시 담임목사였던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문제가 불거진 뒤 교회 차원에서 '치유와 공의를 위한 TF팀'을 조직했다. 이를 통해 전 목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사건을 공론화 하는데 앞장섰다. 이런 노력은 전 목사의 성범죄 인정 판결이 나오는 데 한 몫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교계단체와 협력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기독교반성폭력센터'도 개소했다. 현재 센터는 피해자 치유와 지원, 교회 내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한 교육·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대응은 교회 차원에서 성범죄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며 수습했던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이를 모델 삼아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기구도 발족됐다. 라이즈업무브먼트(현 히즈웨이브미니스트리, 이종한 대표)가 '라이즈업TF팀'을 출범한 것이다. 과거 이들 단체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법률과 의료, 상담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문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 상담을 의뢰할 수 있는 채널도 확보했다. 이종한 대표는 본지를 통해 "지금까지 내부 문제로 인해 과거 약속대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이행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의 올바른 방법이 굉장히 중요하단 걸 절감했다. 피해자 지원에 있어 공신력 있는 방안을 찾다가 삼일교회 TF팀을 모델로 삼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문 기관와 연계해 사건을 수습하는 데 끝까지 힘쓸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책임을 다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교회가 성폭력에 대해 공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병행돼 피해자들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교회의 경우, 미투의 연장선상인 '처치투(#Church Too)' 운동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이 운동은 목회자·선교사의 자녀들인 두 여성이 미투를 계기로 과거 교회 내에서 경험한 성폭력 피해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데서 시작됐다. 실제로 미국 전역으로 운동이 확산돼 교회의 신속한 대응과 피해자를 도울 방안을 이끌어 내고 있다. 김향숙 원장(성폭력피해여성치유상담센터#WITHYOU)은 "지금의 상황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된 지 오래"라며 "한국교회가 피해자들의 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면 이를 돌이켜 경청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김신규 기자2019-04-21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예수님의 사랑의 섬김을 실천하는 선한 소식들이 부활절의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섬김의 정신 되새기는 세족식 기독교대학인 명지대학교(총장 유병진)는 부활절을 앞둔 지난 4월 16일 서울 인문캠퍼스 본관, 용인 자연캠퍼스 채플관에서 19년 전통의 세족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병진 총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명지대학교 교직원이 참여해 학생들의 발을 씻겨주며 섬김의 정신을 전했다. 세족식 자리에서 유병진 총장은 “매년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수난절이 되면 세족식을 통해 섬김의 정신을 전하는데, 우리 학교 세족식이 어느덧 19년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며 “서로 섬기고 사랑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명지의 화합과 사랑·진리·봉사의 정신이 세계로 널리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인문캠퍼스 세족식에서는 ‘세계로 뻗어가는 명지’에 초점을 맞춰 외국인 교환학생의 발을 닦아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현재 명지대학교에는 47개국 270개의 국외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여 1,700여명의 외국인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다. 명지대학교의 세족식은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진리·봉사를 실천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명지의 대학이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활절을 앞둔 고난주간에 스승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면서 참된 기독교 정신과 섬김의 본을 전하는 미션스쿨의 전통을 잘 보여주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기아대책, ‘오래된 기도’ 부활절 캠페인 진행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 한교총과 함께 올해 부활절을 앞두고 북한을 위한 기도 캠페인을 펼쳤다. 기아대책은 이번 고난주간 및 부활절 기간 동안 ‘오래된 기도’라는 주제로 부활절 북한지원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기아대책의 올해 부활절 캠페인 ‘오래된 기도’는 장기화 된 북한의 경제적 악화와 억압된 체제 속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의 기도를 묵상하고, 공감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기아대책은 이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북한의 보육원, 산골 학교 아동 5만여 명의 식량 지원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부활의 기쁨 전하는 기쁨나눔선물상자 전달 서울 양천구 목동의 평광교회(담임 조성욱 목사)는 부활절을 앞둔 4월 18일 본 교회에서 예수 부활의 기쁨을 전하기 위해 양천사랑복지재단에 ‘기쁨나눔선물상자’ 1000개를 기부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평광교회는 매년마다 부활절을 맞아 양천구 관내 11개 복지기관과 협력해 불우이웃과 소외된 노인들을 위해 생필품을 담긴 상자를 나누어주는 나눔실천을 진행해 오고 있다. 올 부활절을 앞두고 교회는 3,000만원 상당의 선물상자 1,000개를 준비해 양천구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교회가 마련한 선물상자에는 커피믹스, 라면, 참치통조림, 고추장, 된장, 소금, 설탕 등 각종 생필품들이 들어있다. 평광교회는 주변의 이웃에게 위로와 격려와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목적과 함께 예수님의 섬김을 실천하기 위해 6년째 기쁨나눔선물상자를 나눠주고 있다. 평광교회의 섬김에 대해 양천사랑복지재단 관계자는 “지속적인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꼭 필요한 곳에 사랑의 선물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작은교회들 연합예배로 부활의미 되새겨 ▲반석위에창대한교회 여전도회원들의 찬양 모습 ⓒ데일리굿뉴스 교단과 지역이 다르지만 소형교회 3개 교회가 한 자리에 모여 부활의 주님을 찬양하는 찬양예배를 함께 드렸다. 경기도 덕양구 용두동에 있는 새서울교회(담임 김홍규 목사)와 노원구 상계동의 반석위에창대한교회(담임 임달호 목사), 은평구 갈현동의 시온교회(담임 임장환 목사)는 21일 부활절 오후 새서울교회에 모여 연합찬양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김홍규 목사의 사회와 임장환 목사의 기도에 이어 임달호 목사가 ‘부활은 무엇을 증거하는가?’(고전 15:12-20)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2부 순서에서는 3교회의 주일학교를 비롯해 각 기관과 성도 개인들이 나와 찬양을 발표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특히 창대한교회 성도들은 예배를 마친 후 전원교회인 새서울교회 동산을 거닐면서 봄나물을 채취하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성도들간 교제를 나눴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에 대해 새서울교회 김홍규 목사는 “부활절에 이웃교회와 연합으로 예배드림으로 성도들과 사랑의 교제는 물론 소형교회가 서로 협력해 전도와 이웃을 섬기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김신규 기자2019-04-13

사망 권세를 깨고 승리하신 부활의 주님의 찬양하는 부활절 전후로 부활의 기쁨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사랑나눔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 밑바닥의 소외계층을 예수의 사랑으로 품는 것은 물론, 좌절에 빠진 이들을 일으키고 생명나눔을 위한 곳곳의 선한 현장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정신이 잘 구현되고 있는 사례들이다. 비닐하우스에서 예배를 드리며 노숙인들을 섬기는 충청남도 천안의 하늘씨앗교회(담임 김경애 목사)가 그 주인공. 김 목사는 2011년 첫 사역지인 천안역 앞 광장을 시작으로 예배와 식사로 노숙인들을 섬겨왔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예배와 급식은 물론 김 목사는 노숙인들이 다시 일어나 자회에서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숙자에게 자급자족 훈련을 시킨다. 노숙인들과 직접 무농사를 짓는 등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통한 자활을 돕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생의 말년을 요양원에서 보내는 노인들을 찾아 생명과 부활의 예수를 전하고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는 선한사마리아인 병원선교회는 경기도 부천 지역 4곳의 병원에서 미용봉사를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미용봉사 중점은 요양병원 노인들의 영혼구원이다.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정태화 씨(71)는 “머리도 깎아주며 하나님 말씀을 전하니, 미안해서 도저히 교회를 나오라는데 거절할 수 없었다”면서, “미안해서 교회에 나가니 목사님 설교도 듣고 좋았다. 무엇보다 죽음 후에 부활의 소망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고 선교회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부활절을 앞두고 지역의 소외된 이웃과 함께 자장면을 나누는 특별한 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와 지역 교회들이 함께 마련한 지난 8일에 부산진역광장 마련된 행사에는 600여 명의 노숙인들에게 짜장면을 대접했다. 이날 행사1부 예배 말씀을 전한 부곡교회 김종후 목사는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특별한 날”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이웃들이 회복과 부활의 신앙으로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침례교회 도은남 목사는 “아픔을 겪고 있는 노숙인들이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참된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이웃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묵상하고 장기기증을 서약하는 생명나눔으로 사랑의 실천하는 교회들이 있다. 인천 부평에 위치한 동암교회(담임 문형희 목사)는 지난 7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 박진탁 이사장)와 함께 생명나눔예배를 드리고, 273명의 성도들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을에 참여했다. 경남 창원 진해동부교회(담임 김기해 목사)에서도 같은 날 사랑의장기기증 서약식을 가지면서 죄인을 위해 자기 몸까지 버리신 예수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 자리에서는 장기기증 경남지부 본부장 김종완 목사가 장기기증 생명나눔을 통해 체험한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고, 103명의 성도들이 소중한 헌신에 참여했다. 이 외에도 △인천 세움교회(담임 김용원 목사)와 △부산 수안교회(담임 엄정길 목사) △대구 충현교회(담임 김명환 목사) △경기 광명교회(담임 김국환 목사) △수정교회(담임 이효선 목사) △전북 군산 하울교회(담임 정승 목사) △경북 포항 봉계교회(담임 전종규 목사) 등 전국의 9개 교회 593명의 성도들이 부활절을 앞두고 생명나눔운동에 뜻을 모았다. 한편 최근 강원도 일대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악'이라 불리는 산불로 인해 주택 478채가 불타고 임야 약 530헥타르(ha)가 소실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피해지역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한 각계 성금과 구호물품 지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에서도 피해지역 복구와 이재민을 돕기 위해 팔을 걷었다. 구세군 긴급구호팀은 KB국민은행과 함께 이재민들과 산불피해 복구작업에 나선 소방대원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일 평균 600개 가까이 생필품과 간식 등 필요한 물품을 전달했다. 또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은 긴급구호팀을 구성해 양양군으로 급파하고, 강원도 고성과 속초에 구호캠프를 설치해 이재민들에게 200여 개의 구호키트를 전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도 성명을 내고 피해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교회협은 “피해 주민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힘쓰는 것이 곧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는 참된 길임을 믿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전했다.

최상경 기자2019-04-12

인구절벽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안하다. 출산율 0%대의 저출산의 현실과 100세 시대를 맞아 급격한 노인인구의 증가는, 소수의 생산가능인구(15~64세)에게 다수의 부양인구 책임이라는 부담을 안겨주게 됐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가족계획·인구정책국가로 자부했던 대한민국은 이제 인구소멸을 염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본지는 인구절벽 시대를 코앞에 둔 우리 사회 출산 기피 현상과 고령화문제를 조명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되면서 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가속화된 인구감소는 예상보다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에서 기인한다. 저출산 현상에 따른 인구감소가 본격화된 지금, 사안을 바라보는 인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저출산 해법, '종합적 접근' 필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우려는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핵심 의제가 된 데는 '인구감소', 인구문제'와 같은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얼마 전 우리나라의 인구감소에 대한 정부 전망이 나왔는데, 그 배경으로도 저출산 문제가 언급돼 주목을 받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8년 5,19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그 이듬해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는 당초 2016년 발표된 추이보다 인구감소 시기가 3년 앞당겨 진 것이다. 특히나 인구의 국제이동을 제외하고 사망자와 출생아 숫자만 보면 올해부터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7월부터 다음해 6월 기준으로 2017년 35만 명이던 출생아 수는 올해 31만 명, 2067년에는 21만 명 수준으로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사망자는 2017년 29만 명, 2019년 31만 명, 2067년에는 74만 명 정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자연감소로 인해 한국의 총인구는 현재 세계 28위에서 2100년 72위로 하락한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러한 인구감소의 배경으로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가 꼽히고 있는 것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20년대부터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감소폭이 더 큰 이유는 1970년대 생인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연령인구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동시에 진입하는 출생아 수는 과거보다 더 적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까닭에 과거에는 저출산 문제를 '현상'으로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인구축소의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0여 년 전만해도 저출산을 결혼·임신·출산 등의 문제로만 인식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문제와 결부시켜 바라보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기사에서 나타난 저출산 연관어를 살펴보면 이런 인식 변화의 파악이 가능하다. 15년 전에는 저출산과 관련해 '여성들'과 '이혼률' 등이 주로 언급된 반면 지난해엔 '인구감소'와 '인구문제'의 거론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지자체', '인구교육' 등이 눈에 띤다. 특히 '지자체'가 보건복지부나 행정안전부보다 많이 언급됐다. 이 대목은 저출산 문제가 중앙부처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단계를 넘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즉각 대응해야 하는 사안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근래들어서는 경제·사회·정치 등 거시적으로 저출산 사안을 접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출산 해법을 모색하는 데도 종합적인 접근법이 요구된다. 현재의 해법은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시기에 한정한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경제·사회·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인구감소 시대에 적응할 체제를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성태윤 교수는 "인구구조가 나빠지게 되면 잠재성장을 비롯한 경제성장에 저해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여기에 연금과 기금을 포함한 상황 역시 악화되면서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고령화와 저출산에 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천보라 기자2019-04-07

온 나라가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로 떠들썩하다. 마약, 성범죄, 몰카, 탈세 그리고 공권력 유착까지 온갖 범죄가 클럽 버닝썬 안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이미 3년 전 강남 클럽에 6개월간 잠입해 그 민낯을 목도한 목사가 있다. 마치 이번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 지난 2월에는 <메이드 인 강남>이라는 소설까지 펴냈다. 이른바 '성지(미래를 예측하거나 적중한 글)'라는 표현과 함께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주원규 목사(동서말씀교회)를 만나 우리가 몰랐던 '강남'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강남에 의한, 강남을 위한 소설 <메이드 인 강남>은 상위 0.1%의 권력자와 유명 아이돌, 성매매 여성 등 10명이 강남 중심에서 마약에 취해 변태적인 그룹 섹스 파티를 벌이던 중 살해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들의 죽음은 이른바 '설계자'라 불리는 대형 로펌 변호사와 경찰의 공조 하에 자살 등으로 설계된다. <메이드 인 강남>은 욕망과 천민자본주의로 점철된 '강남'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소설 속에서 그려진 강남의 민낯을 마주하기까지는 용기가 꽤 필요했다. "설마 팩트일까"라는 기우(杞憂)는 현실이었다. 저자 주원규 목사는 "살인사건을 제외하곤 모두 팩트"라며 "오히려 소설이 현실보다 약한 편"이라고 '강남'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 목사는 2012년부터 가출청소년을 케어하며 글쓰기 지도 및 검정고시 지원 등의 일을 해왔다. 2015년 겨울, 아이들이 하나둘 사라지더니 연락마저 두절됐다. 수소문 끝에 한 아이와 겨우 연락이 닿았다. 아이들의 종착지는 강남 클럽이었다. "강남 클럽에서 10배 이상 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알기론 클럽은 유흥을 즐기는 곳인데,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기에 많은 돈을 버는지 의문이 생겼어요. 특히 여자아이들의 경우 과연 클럽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뭘까. 당장 아이들을 찾아야 했어요." 주 목사는 연락이 닿은 가출청소년 출신 클럽 가드(경호원)에게 취업을 부탁했다. 삼고초려 끝에 낮에는 클럽 설비와 주류배달, 밤에는 콜카(성매수 남성과 성매매 여성을 2차 장소로 이동시키는 차량)기사로 일할 수 있었다. 잠입한 지 두 달여가 지나자 관계자와 안면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로소 강남 클럽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음성적 문화를 목도할 수 있었다. "강남 클럽은 언터쳐블 공간이에요. 특히 VVIP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고객에게 술, 여자, 마약 등을 알선하는 일명 '스페셜 이벤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일들이 횡행했어요. 이런 구조에서 미성년 (여자) 아이들이 희생양으로 착취당하고 있었고요." 희생양 중에는주 목사가 애타게 찾던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데려올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는 불과 몇 달 사이 거액의 고리사채 빚이 얽혀 있었다. 고리사채보다 더 큰 문제는 희망고문이었다. 아이들은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포주 MD의 미끼를 쉽게 놓지 못했다. 주 목사는 아이들에게 "계급사회에서 강남이 아니면 금수저들과 공정하게 싸울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소설 속 인물인 성매매 여성 혜주도 비슷한 말을 했다. 아이들을 탓할 수 없었다는 주 목사, 그 자신도 기성세대로서 참담함과 죄책감이 컸다. 3년이 지난 지금, 강남 클럽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단 2명뿐이었다. 그조차도 정신장애를 갖거나 잦은 중절수술로 자궁을 적출하게 돼 쓰임새가 없어져 버려졌다. ▲<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 네오픽션) ⓒ데일리굿뉴스 작은 변화 속 피어나는 희망 "경찰 생활을 통해 재명은 밑바닥 인생과 최상층 인생 사이를 오가면서 진정한 비루함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목격해왔다. (…) 현장에서 검거되어도 돈이 있다면 풀려날 수 있는 게 강남의 법칙이기도 하다." - <메이드 인 강남> 본문 중에서 주 목사는 '마약 청정국'이라 불리던 한국사회에서 GHB(물뽕) 등의 마약이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여성에게 마약을 먹이고 성폭행 시도를 하거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미숙한 대응 등 3년 전에도 '버닝썬 사태'와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VVIP 네트워크 중 한 고객이 부킹 온 일반 여성고객에게 물뽕을 먹이고 성폭행을 시도했어요. 그 과정에서 여성이 정신 차리고 저항하자 눈이 함몰될 정도로 폭행한 거예요. 그런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문 앞에서 관계자 말만 듣고 돌아갔어요. 클럽 안에는 주취자들만 있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몰고 가더라고요." 주 목사는 잠입 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심지어 저녁 시간대에는 강남 가는 것조차 힘들 정도다. 목회자로서 겪는 윤리적 딜레마는 더 컸다. 지금도 강남 어디선가 음성적 문화에 착취당하고 있을 아이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런 주 목사에게 버닝썬 사태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연예인들의 잘못은 발본색원해야 돼요. 하지만 거기에만 포커스를 두는 것 같아 씁쓸해요. 본질적 문제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성산업 카르텔과 배금주의라고 생각해요. 돈이라면 다 된다는, 강남이라면 다 된다는 오랫동안 고착화된 모든 관계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작업이 이젠 필요해요." 하지만 주 목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동시에 작은 희망 또한 내다봤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문제가 공론화 되고 사회적 관심과 대응이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교회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교회가 사회적 약자와 낮은 곳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을 때 교회다움을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출청소년들은 폭력성이 많고 언제 변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꺼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곳에 교회가 나서야 합니다. 더 나아가 가정의 해체를 막을 수 있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기독교가 악한 세상 속에서 일말의 희망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유일한 종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박혜정 기자2019-03-15

2018년 도서시장의 키워드는 단연 ‘공감’과 ‘위로’였다. 이른바 ‘힐링 에세이’가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도서 열풍은 여전히 어렵고 팍팍한 현실을 대변하듯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베스트셀러 10위 진입 대부분은 ‘힐링 에세이‘ 2018년 베스트셀러의 공통점은 바로 위로였다. 지친 마음에 따뜻한 말과 위로를 건넨, 이른바 ‘힐링 에세이’ 도서들이 지난해 종합순위 10위 안에 6권이나 이름을 올렸다. 삶과 존재, 관계 등 일상에 대한 고민이 있는 독자들이 “이건 내 이야기야”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 것이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등이 최근 발표한 ‘2018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목록에 따르면 1위는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를 비롯해 2위 <모든 순간이 너였다>, 3위 <무례한 사람들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5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6위 <언어의 온도>, 7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이다. 당시 교보문고는 이같은 출판계 흐름에 독자들이 찾는 책들이 가진 정서적 공통분모를 분석하고, 키워드를 ‘토닥토닥’으로 선정했다.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순위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확인 결과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스페셜 에디션)>가 도서 순위 3위를 차지했고, <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는 5위, <언어의 온도(에디션)>는 8위를 지켰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였던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올해 1· 2월 10위 권 내를 유지했다. 3월 둘째 주 기준으로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가 종합 1위에 오르긴 했으나, 그 전까지는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 13주 연속 종합 1위를 지켰다. 이 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모든 순간이 너였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 역시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독자들, 힐링에세이 ‘공감 된다’ vs ‘비현실적이다’ ‘힐링에세이’는 주로 20·30대 여성독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도서 구매층을 성별·연령대 별로 보면 여성은 60.5%, 남성은 39.4%였다. 종합 10위권 안에 든 도서는 20·30대 독자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일상의 경험과 감정을 쉽게 풀어낸 책들이 베스트셀러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팍팍한 현실에 지친 현대인들을 다독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힐링에세이를 읽는 사람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정리된다는 의견이다. 주로 퇴근 후 에세이 책을 본다는 직장인 김 모씨(여, 45)는 “요즘처럼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때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읽는다”며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힘들다는 것을 느끼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자연스레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박 모씨(여, 30) 역시 “에세이는 쉽게 술술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동시에 내가 처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돼 감정과 생각정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힐링에세이에 대해 마냥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 모씨(여, 35)와 정 모씨(33)는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진정한 힐링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이를테면 ‘하고 싶은대로 살아도 괜찮다’라거나, ‘질러보라’는 조언들은 실제 삶에서 실천하기 어렵다. 현실에 맞닿지 않는 듯 한 위로는 오히려 공감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힐링에세이’는 도서시장에서 꾸준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책과 사회연구소 백원근 대표는 “사회구조적으로 상처받은 개개인이 늘고 있지만, 정작 사회나 공공적 차원에서의 치유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감과 위로의 이야기를 찾는 독자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인경 기자2019-03-15

모든종교에는각자의경전이있다. 그런데개신교만큼자신들의경전을사랑하는종교는찾기힘들다. ‘성경으로돌아가자’는종교개혁계보를잇는개신교에서성경은곧하나님의말씀과다름없기때문이다. 그런데 성경이 인간의 기록물일 뿐이며 또한 틀릴 수도 있다고 한다면? 한 유대인 예언자를 따른 소수의 초라한 무리가 어떻게 오늘날 기독교로 발전했는지 신약 하나하나를 역사비평의 시각으로 파헤친 <신약 읽기>를 살펴봤다. 초기 두루마리 형태에서 '코덱스' 발달로 오늘날의 형태 갖춰져 크리스천들은단순히성경을읽는것에만그치지않는다. 성경본문에대한올바른해석을 둘러싸고2,000 년전부터지금까지도수많은연구와논쟁들은계속되고있다. 성경이인류역사상최고의베스트셀러로공고히자리잡아온것은이처럼기독교인들의성경에대한사랑이각별하기때문이다. 여기에는하나의믿음이전제되어있다. 성경이여느책과는달리, 사람의손으로쓰여지기는했지만철저히성령의감동으로기록된책이라는것이다. 때문에‘성경이틀릴수도있다’는생각은기독교인들사이에서일종의금기어와같다. 그럼 이러한전제에동의하지않는사람이 성경을 읽는다면어떨까. 미국예일대학교최고의명강의로꼽히는‘신약개론’은성경을성스러운글이아닌역사적문헌으로접근한다. 예일대종교학과명예교수이자저명한신약학자이기도한 데일 마틴은 그의 저서 <신약 읽기>에서 종교의권위를걷어내고 역사책이자 기록물로서접근했다. 그는초기두루마리형태로각지를돌던문서들이지금과같은27권의책으로신약에포함될수있었던과정에먼저의문을제기한다. 27권은어떻게선택되었을까? 누가, 어떤기준으로결정했을까? 1~2세기초기그리스도인들이기록한것으로추정되는수많은글들중어떤책은성경에포함되고왜어떤책은포함되지않았을까?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꼽히는 '신학 개론'의 내용이 담겼다. 3세기까지일반적인책의양식은두껍고큰두루마리였다. 그래서예컨대복음서의특정구절을살펴보려면두루마리를상당히많이푼다음찾아보고다시말아놓아야했다. 그런데기독교가시작될무렵두루마리를하나하나의낱장으로잘라함께꿰매묶는, 즉오늘날책의형태인‘코덱스’라는기술이발달하기시작했다. 데일마틴은이과정에서책에‘넣을것’과‘뺄것’을확고하게결정할필요가생겨났다고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고대그리스도인들은△쓰인시기와예수와의근접성△교리와신학△전반적활용도와지리등과같은기준으로 초기 문서들을 분류했다. 일반적으로 오늘날 대다수 교회에서27권의신약을받아들이고있지만동방정교회에서는요한계시록을제외한다. 신약뿐아니라성경전체를보면더들쭉날쭉하다. 천주교공동번역 성서 등은다니엘서와에스겔서의내용이더길고, 마카베오상·하와집회서등개신교에서는‘외경’으로취급하는책들이경전에들어가있다. 이처럼개신교와천주교, 유대교가각기나름의글묶음을가지고있는것에대해데일마틴은 성경이 ‘정통그리스도교를정의하는역사적논쟁에서승자가된책들의목록’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자료 통해 구성한 '역사적 예수', 실제로 있었던 예수와는 달라 신약은예수그리스도의생애중3년여의 공생애 기간만을기록하고있다. 따라서성경을역사적인 관점으로접근한다고할때많은사람들이궁금해하는지점은예수의역사적실제성에대한것이다. 이에 데일마틴은오늘날 남겨진 자료를통해역사적예수를구성하기에나선다. 하지만 그는 그에앞서먼저역사학의이론적한계를지적한다. 역사적예수가어떤말또는행동을했다고, 혹은 '○○주의자'라는확신에찬주장들이제기되지만, 역사적예수를구성하는일은어디까지나가설에지나지않는다는것이다. “우리가역사적예수를주장할때그것은‘과거에실제로존재했던예수’와는다르다는점을분명히해둬야한다. 적어도인간의방식으로는우리는이예수에게어떤식으로도다가갈수없다. 따라서역사적예수를‘실제예수’나‘실제로있었던그대로의예수’와혼동해서는안된다.” 또그는신앙을위해서는역사적예수가전혀필요하지않다고도덧붙인다. 예수그리스도가인류를구원하는하나님의아들이라는복음은오늘날역사학으로확증할수도, 그렇다고부정할수도없는명제이기때문이다. 역사학자는다만역사학의통상적인방법을이용해예수라는사람이1세기에살았고죽었다는개연성을확증할수있을뿐, 하나님과신학적예수는역사학적분석대상에속하지않는다는것이다. 그럼에도어떤역사학자도확고하게입증할수있는확실한역사적사실은존재한다. 바로역사적예수가하나님의나라를기대한것이지, 어떠한새로운종교의창시자는아니었다는것이다. 데일마틴은“나사렛예수는하나님이역사에개입하여하나님의왕국을이세상에세울날이임박했다고가르쳤을뿐, 우리가종교라고부르는무엇을세우거나세워질것이라고가르치지않았다”고결론내렸다. 대다수기독교인들은성령을통해교회를인도하는하나님이매분기점마다교회가섭리에따라올바른선택을하도록했기때문에기독교가오늘날과같은모습이됐다고믿는다. 그런점에서기독교가인간적·역사적측면에서얽히고설킨역사가만들어낸것임을분석해나가는데일마틴의주장과는일면충돌하는부분도존재한다. 하지만그가내놓은주장이옳은지그른지를떠나, 성경을바라보는폭을넓히는책이라는사실은분명해보인다. 또한해당내용이수년간예일대학교최고의명강의로꼽히며수많은학생들의호응을이끌어냈다는점은우리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

한혜인 기자2019-03-08

교회학교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사역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문화 교실을 자처하며 아이들의 문화 교육에 앞장서는 교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경기 김포에 위치한 '모두가행복한교회'가 그 주인공. 모두가행복한교회 강장식 목사를 만나 사역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세대 문화거점된 모두가행복한교회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모두가행복한교회의 '아트 앤 힐링 작은 도서관'은 평일이면 학생들에게는 마을의 놀이 공간이자 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주일에는 성도들의 모임 장소로 이용된다. 모두가행복한교회는 2년 전 김포로 거처를 옮기게 됐다. 교회 주변에 학생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 부족해 교회가 나서 만들게 된 것이 교회 안에 작은 문화 공간 '아트 앤 힐링 작은 도서관'이다. 모두가행복한교회 강장식 목사는 이 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에게 쓰임 받는 다음 세대를 양육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아트 앤 힐링 작은 도서관'에서는 만들기 활동과 창의적 독서 활동이 융합된 '아트 테라피' 활동이 진행됐다.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날 진행된 향수 만들기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됐다고 입을 모았다. 감정초등학교 정성우(9) 군은 "예전에 문화 교실에 참여 했을 때도 오늘처럼 재미있어서 또 오게 됐다"며 "마음에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사우초등학교 장아영(9) 양은 "향수를 만드니깐 엄마한테 혼났던 기분도 날아가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아졌다"며 "처음으로 교회에 왔는데 문화 교실을 열어주니깐 교회도 참 좋은 곳인 것 같다"고 전했다. 특성화 활동·체험 프로그램 다양 아트 앤 힐링 도서관은 독서 글짓기, 감정 코칭과 같은 학생들을 위한 특성화 학습 활동뿐 아니라, 청소년 자유 학기제, 이색 직업 체험, 학부모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음 세대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짐으로써 학부모들의 교육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아이들의 전인격적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교회의 문화 교실에 참여했다가 온 가족이 교회에 다니게 된 학부모도 있다. 홍은주(42, 경기 김포시) 씨는 "모두가행복한교회의 문화 교실을 통해 가족 모두 함께 교회에 다니게 됐다"며 "교회에서 준비한 만들기 활동을 통해 자녀와 상호작용을 하다 보니, 저도 좋고 아빠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강장식 목사는 "교회 안에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지치고 피곤한 주민들에게 아트라는 매개체를 통해 위로를 전하고, 몸과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아 헤매지만, 행복의 비밀은 예수님의 구원의 십자가에 있다"며 "주님 안에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교회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천보라 기자2019-03-01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어두웠던 역사의 흔적이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면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관광을 말한다. 우리말로 '역사교훈 여행'이라고도 불린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세계 각국에 세워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박물관·추모관 등이 대표적인 장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은 약 6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후(戰後) 독일은 과거 나치가 유대인에게 가한 만행에 참회하고 용서를 구했다. 진심 어린 사죄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독일이 과거를 회피하지 않고 철저한 반성으로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독일의 참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노력이다. "우리는 용서한다. 그러나 잊지는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독일을 용서했다. 하지만 뼈아픈 역사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홀로코스트 관련 센터 등을 세워 다음 세대가 역사를 기억하고 교훈을 얻도록 생생한 교육의 현장으로 삼았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노력은 자신들의 역사를 지켰고 기억했다. 이스라엘과 비슷한 아픔을 지닌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몇 년 전 한 방송 뉴스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기자는 "안중근 의사가 누군지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머뭇거리며 답했다. "유명한 의사(醫師) 선생님 아닌가요?" 비단 남학생만의 이야기일까? 혹 역사를 대하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아닐까? 무명의 평범한 사람들 '보통 영웅' "그들 중에는 저명한 독립운동가도 있지만, 대부분은 무명의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실 이 땅에 민주주의를 가져오기 위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워온 사람들은 대개 무명의 보통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소중한 삶을 희생했지만, 역사책에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 <만세열전> 프롤로그 중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민족문제연구소 조한성 연구원의 <만세열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보통 사람들의 고귀한 희생에 주목한다.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을 조명한 점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의의가 있다. 이 책은 3·1운동을 기획하고 전달하고 실행한 숨은 주역들의 고민과 결심, 실행 그리고 일제에 잡힌 후 경찰과 검사, 판사와의 팽팽한 심문 과정 등 100년 전 그날의 숨 가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개한다. 특히 보성사 사무원 인종익은 이 책에서 처음 소개되는 인물이다. "그대의 경거망동으로 다수의 사람이 징역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래도 좋은가?" "만인이 죽어 백만 인을 살리는 방법이 있다면 죽음도 불사할 것이오. 만인을 죽이면 만인의 피가 백만을 물들이고, 백만을 죽이면 백만의 피가 천만을 물들일 것이오. 그럼 결국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겠소?" "그대가 감옥에 들어가면 가족은 어떻게 하나?" "지금 내 가족을 걱정해주는 것이오? 내 가족은 가족대로 자활의 길을 구할 것이오." 1919년 3월 6일 청주경찰서 조사실. 조선인 경부 이성근(33)의 계속된 고문으로 고개를 돌릴 만큼 참혹한 모습을 한 남성이 말했다. 천도교가 운영하는 인쇄소 보성사 사무원 인종익(49)이었다. 그는 독립선언서를 인쇄하고 지방에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2월 28일 서울에서 출발해 전주와 이리에 독립선언서를 전달한 뒤 3월 2일 청주에서 순사들에게 붙잡혔다. 그의 몸에서는 독립선언서 200여 장이 나왔다. 인종익은 무수한 고문과 구타에도 전주와 이리에 들른 진짜 목적을 숨겼다. 며칠이 지나서야 그는 독립선언서 1,800여 장을 천도교 전주교구실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독립선언서가 전주에서 배포될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는 체포 후 1년 6개월가량 수형생활을 했다. 1920년 8월 서대문감옥에서 만기 출옥한 그의 기록은 여기서 끊긴다. 일제가 만든 그의 신상카드에는 사진마저 빠져 있었다. 그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배재고보 2학년 김동혁도 처음 소개된다. 김동혁은 열아홉 살의 어린 나이에 독립선언서와 <조선독립신문>을 민가에 배포하고 만세시위에 참여했다. 결국 그는 헌병에 체포돼 무자비한 구타와 고문을 받은 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학생이면서 이번 계획에 어째서 가담했냐"는 예심판사 심문에 김동혁은 말했다. "난 조선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한 것입니다. 그것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당연한 일일 뿐이었습니다." 그의 초연한 태도는 신상카드에 실린 사진 속 앳된 모습과 대조되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이밖에도 이 책은 손가락을 물어뜯어 피로 광목에 태극기를 그려 만세시위에 참여한 순사 정호석, 그리고 정호석을 따라나선 그의 열 살짜리 딸과 흥영여학교 어린 여학생들, 끔찍한 고문에도 동료의 이름을 끝까지 말하지 않은 경성고보의 기독청년들등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보통 영웅들을 기록하고 있다. ▲<만세열전> 3·1운동의 기획자들·전달자들·실행자들(조한성 지음, 생각정원)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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