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라 기자2019-04-23

230년 된 매뉴얼…최악의 참사 막아 "프랑스의 영혼이 불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프랑스의 상징이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이면서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휘감던 불길은 발생 8시간이 지난 후에야 완전히 진화됐다. 그러나 발화 시작점으로 추정되는 첨탑과 본관 지붕 3분의 2 이상이 화마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붕괴한 후였다. 이번 화재는 대응 매뉴얼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재 발생 후인 오후 6시 15분 첫 화재경보기 알람이 울렸지만, 그로부터 36분이 지난 오후 6시 51분에서야 첫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쳐 초기 진압에 실패한 것이다. 신고가 늦어진 배경에는 육안으로 확인한 후 신고하도록 돼 있는 성당의 매뉴얼 때문으로 알려졌다. 매뉴얼대로 성당 경비원들이 확인했을 때는 이미 불길이 번져 높이 치솟은 상태였다. 하지만 화재 대응 매뉴얼 덕분에 최악의 참사는 막았다는 평가가 더 우세하다. 비록 첨탑과 지붕이 붕괴하는 등 큰 피해를 보았지만 두 개의 종탑,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 황금 가시면류관, 프랑스 국왕 루이 9세의 튜닉(헐렁한 로마식 상의) 등 주요 유물들은 대부분 무사했다. 기적처럼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데에는 230년 전에 마련된 소방 매뉴얼과 훈련, 첨단 기술 등이 삼위일체 된 덕분이었다. 프랑스는 1789년 프랑스대혁명 때 만들어진 화재 대응 매뉴얼 및 문화재별 비상 매뉴얼을 바탕으로 그동안 실전과 같은 대규모 훈련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도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대규모 훈련이 두 차례 진행된바 있다. 이날 화재에 동원된 500여 명의 소방관과 사제 등도 그간 훈련해왔던 화재 대응 매뉴얼을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 중요도에 따라 우선수위를 매겨 보호했고, '인간 사슬'을 만들어 유물을 무사히 밖으로 옮겼다. 이미 불길이 번진 첨탑을 포기하고 종탑을 보호한 것도 노트르담 대성당의 완전한 붕괴를 막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한국 사회는 프랑스보다 11년 먼저 국보 1호 숭례문을 방화로 소실한 뼈아픈 경험을 겪었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다시 한번 '소 읽고 외양간 고친다'는 교훈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문화재 보호 및 대비를 위한 철저한 매뉴얼 구축이 요구된다.

김신규 기자2019-04-22

국내 최장기 노사분쟁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13년 노사분규의 기록을 세운콜텍 노사가 마침내 정리해고 노동자의 복직에 잠정 합의했기 때문이다.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4월 22일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본부에서 열린 교섭에서 노사가 복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안에 따라 13년째 복직 투쟁을 벌여온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 임재춘 조합원, 김경봉 조합원이 다음달 2일 복직한다. 다만 이들은 같은 달 30일 퇴직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처우는 상호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회사 측은 복직 투쟁을 계속해온 콜텍지회 조합원 25명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액은 역시 공개되지 않는다. 노사는 23일 오전 10시 박영호 사장이 참석하는 조인식에서 합의안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은 "13년간의 투쟁이 마무리돼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쉽다"며 "요구사항이 완전히 쟁취된 것은 아니라 안타깝지만 13년이라는 길거리 생활을 마감할 수 있어 환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더 이상 정리해고로 고통 받는 노동자가 없는 세상을 염원했다. 반면 회사 측 대표로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이희용 콜텍 상무는 특별한 소감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날 잠정 합의는 지난 15일부터 연속으로 열린 콜텍 노사의 '9차 교섭'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노사는 이 기간 정회를 반복하며 의견을 주고 받았다. 노사는 한때 교섭장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올 정도로 의견 차이가 컸으나 서로 큰 폭의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장장 4,464일 만에 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만나 교섭해왔다. 8·9차 교섭에는 박영호 사장이 분쟁 13년 만에 처음으로 정식 교섭 자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상경 기자2019-04-22

우리 사회가 또다시 조현병(정신분열증)환자가 저지른 범죄에 떨고 있다. 지난 17일 경남 진주에선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살인 방화 사건으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같이 정신질환자에 따른 흉악범죄는 1년에 1,000건 가까이 될 정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어선 안 된다고 하지만, 이들 중 일부가 극단적인 강력사건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정신질환자들에 관한 관련법에 맹점이 있고 관리인력 등이 부족해 체계적인 사전·사후 관리가 요구된다. 안인득, 68차례 조현병 치료…관리 사각지대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만든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 불과 지난해만해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나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진료 도중 환자로부터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간에 충격을 줬던 이 사건들의 피의자 모두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 이번에 불거진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 역시 조현병을 앓은 전력이 밝혀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안인득은 2011년 1월께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 한 정신병원에서 68차례에 걸쳐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기록이 확인됐다. 안인득이 2010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해 재판에 넘겨졌을 당시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처음으로 받은 이후 약 5년간 정신질환 진료를 받아왔다는 뜻이다. 그러나 범행 전 33개월 동안은 치료를 받지 않은 채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치료를 중단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체계가 전무해 안인득은 관계당국의 관리 대상에도 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불과 6개월 동안 안 씨가 아파트 주민들을 폭행·위협한다는 신고로 경찰이 여덟 차례 출동했지만, 경찰은 보건소나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신고 내용과 처벌 전력을 살펴보면 안인득은 타인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임에도 제대로 된 대처가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현장에서 응급입원 대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직접적인 위협이 없는데 강제로 입원시켰다가 도리어 고소당하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안 씨처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정신질환자들이 일으킨 범죄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살인·방화·강도 등 흉악범죄를 일으킨 정신질환자는 2014년 731명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937명으로 3년 사이 28.2%나 증가했다. 또 지난해 기준 전체 살인 및 방화 범죄자 열명 중 한 명은 정신질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중증 정신질환자는 퇴원 후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 등록해 관리를 받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안 씨의 경우에도 자신의 병력공개를 거부해 관리감독을 비켜갈 수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관련 절차를 설명했더니 안 씨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언급하며 '보건소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범죄 위험성을 보이는 정신질환자를 미리 발견하더라도 사전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강제입원' 요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중증 정신질환자의 경우 의사 한 명의 진단으로도 강제입원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서로 다른 소속 의사 두 명의 교차진단이 필요하다. 과거 안인득의 가족은 그의 조현병 증세가 심각해졌다고 판단, 강제입원을 시키려고 했지만 안인득이 진료를 거부해 전문의 2명의 진단서가 없어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법·제도의 정비는 물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보건법을 개정해서 관계기관이 폭력 성향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거나 적법 절차를 통해서 강제입원을 좀 더 원만히 할 수 있게 한다든지 조치가 필요하다"며 "구체적 대책이 나와야 사회적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대학교 정신과 박종익 교수는 "개개인에게 접근하는 차원으로 해결될 수 없고 결국 사회 구조적 문제"라며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 사례는 우리 의료시스템이 이들을 잘 관리하고 있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사이코패스와 달리 조현병은 치료 가능한 병으로 아픈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고 사회가 나서서 적절한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천보라 기자2019-04-22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깜빡깜빡'하기 마련이다. 기억력 저하는 노화로 오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러나 정상이었던 사람이 일상적인 활동을 혼자서 완전히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다면 치매를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이른바 '가정을 파괴하는 병'으로 불리는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령화 시대의 진입으로 최근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수도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18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738만 9,480명 가운데 추정 치매 환자 수는 75만 488명에 달했다. 65세가 넘는 노인 10명 가운데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이다. 치매를 앓는 노인은 2024년 100만 명, 2039년 200만 명 등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백세시대를 맞아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서는 치매 발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늦지 않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앙치매센터가 소개하는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 10가지'에 대해 알아본다. 단, 10가지 증상이 모두 있어야 치매인 것은 아니며, 위의 증상이 없어도 치매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치매의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고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치매 증상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내원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 10가지' ① 기억력 상실로 직업이나 일상생활 등에 영향을 준다. 잊어버리는 횟수가 증가하고, 시간이 흘러도 기억나지 않는다. ②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잘하던 요리를 만들지 못하는 등 예전에는 익숙하게 잘하던 일을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③ 언어사용이 어려워진다. 적당한 낱말이 생각나지 않아 머뭇거린다. 추상적인 말로 대신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는 일이 많아진다. ④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요일이나 날짜를 혼동한다. 또 평소 잘 알던 익숙한 장소에서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거나,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고 길을 잃어버린다. ⑤ 판단력이 감소하거나 그릇된 판단을 자주 한다. 옷을 제대로 못 입고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등 예전보다 판단력이 뚜렷하게 감소해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간혹 판단력 저하로 인해 경제적 혹은 법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⑥ 추상적인 사고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간단한 돈 계산도 하기 어려워진다. ⑦ 물건을 잘못 간수한다.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둔다든지 필요 없는 것을 지나치게 잘 간수한다든지 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또 보관 장소를 잊어버려 찾지 못하게 되면 누군가가 훔쳐 갔다고 따지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⑧ 기분이나 행동의 변화가 온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감정의 급격한 변화가 올 수 있다. 이전과 다른 의욕이나 감정 상태의 변화가 오기도 한다. ⑨ 성격에 변화가 온다. 성격의 변화 정도가 정상인보다 뚜렷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부적절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의심이 많아지거나 충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자신의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고, 무슨 일이든 따지거나 시비를 걸어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⑩ 자발성이 감소한다. 자발적으로 어떤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매사 수동적이다.

한혜인 기자2019-04-22

김신규 기자2019-04-19

잊을만하면 언론에 주요 면을 장식하는 ‘묻지마 범죄’가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아파트에서 발생한 조현병 40대의 방화에 이은 칼부림으로 10대 초반부터 70대 노인까지 희생됐다. 이 사건의 범인 안인득 씨(42)는 폭력전과와 함께 치료감호소에서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경찰에 구속된 이후에도 안 씨는 사건과 관련한 진술을 꺼리거나 망상적인 답변만 늘어놓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되지 못한 분노조절 장애 경찰에 의하면 안 씨는 “위해 세력에게 벗어나기 위해 범행했다”면서 “국정농단부터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자신을 괴롭히는 위해 세력이다”라는 등 횡설수설했다. 거기에다 안 씨는 이 아파트에 살면서 평소에도 이웃집이나 승강기에 인분을 뿌리거나 욕설과 폭행 등으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올 들어 안 씨의 행패·폭행에 의한 경찰 신고만도 7차례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조현병 증세에다분노조절장애까지 보였다. 이웃과의 갈등으로 인한 폭행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 등이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예전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하지만 조현병은 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잘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안 씨는그러한 관리를 받지못했다. 안 씨의 그동안의 행적이 제대로 체크되고 관리됐더라면 이번 방화와 살인사건은 발생 이전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을 것이며, 그에 따른 예방조치로 안타까운 희생사건은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문 정신심리상담사' 도입 등 시급 이처럼 우리 사회는 자신의 끓어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폭발시키는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분노 범죄’가 매년 늘고 있다. 대검찰청 자료에 의하면 전체 살인사건에서 사회 불만에 의한 우발적 살인사건의 비중은 2015년 38%, 2016년 39%, 2017년 42%로 갈수록 늘고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어느 한 순간 폭발하면서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분노조절 장애 범죄는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비롯해 올해만 해도 ‘성신여대역 행인상대 칼부림 사건’, ‘부산 범천동 고시텔 방화사건’, ‘진주 70대 노인 무차별 폭행사건’, ‘부산 대학생 피습사건’ 등으로 계속 이어졌다. 이러한 분노조절장애에 따른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의 10명 중 1명은 정신질환자라고 한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가 정신질환자들의 관리를 위한 관련법과 제도의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체 중증정신질환자 중 정신보건시설에 등록된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정신질환을 앓는 범죄 우려자에 대한 등록의무화와 정보 공유는 물론 이들에 대한 효율적인 치료가 시급하다. 특히 현재 정신질환자 관리의 초점이 감금과 치료에서 '사회 복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시점에서 환자에 대한 더욱 철한 사후 관리가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그러한 방법의 하나로정신질환자의 퇴원절차를 더욱 까다롭게 해야 한다는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강제로 치료받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열한 사회 갈등구조에서 주변인으로 밀려난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를 보듬고 치유할 ‘전문 정신심리상담사’ 제도의 도입 등을 통한 근원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상경 기자2019-04-18

50·60대 퇴직자의 상당수가 비자발적으로 준비 없는 퇴직과 함께재취업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시 두 번 이상 일자리를 옮긴 퇴직자들도 절반 가까이나 됐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지금, 중고령자 재취업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 재취업 준비 못한 퇴직, 대응책 '시급' 50~60대 퇴직자 절반 이상이 갑작스러운 퇴직에 아무런 준비 없이 재취업에 뛰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최근 50·60대 퇴직자의 재취업과 일자리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한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10년 이상 임금 근로자로 일한 뒤 직장에서 퇴직한 국내 거주 만 50~69세 남녀 1,80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재취업자의 절반 이상(51.0%)이 2번 이상 일자리를 옮겼고 3번 이상 옮긴 재취업자도 24.1%에 달한다. 중고령자들이 퇴직 후에도 유목민처럼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일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을 지칭해 '5060 일자리 노마드족'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은퇴자의 상당수가 갑작스런 퇴직으로 준비 없이 재취업에 임하는 현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직을위해 자발적으로 퇴직한 경우는 24.2%에 불과했다. 나머지 75.8%는 폐업, 해고 같은 회사 사정이나 건강 악화 등 개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재취업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채 일을 그만둔 퇴직자는 41.2%나 된다. 연구소는 "본인 계획에 따른 자발적 퇴직이 드물다 보니 퇴직 시점이 예상보다 빠른 경우가 많았다"며 "이 같은 상황은 재취업 준비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재취업을 한 주요 동기는 '경제적 필요성'(43.3%)이 가장 높았다. 많은 퇴직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처음 재취업할 때 소득이 퇴직 전에 비해 평균 36.9%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심각성을 더했다. 퇴직 전 월평균 소득이 426만 원이라면 퇴직 후 첫 번째 일자리의 월평균 소득은 269만 원으로, 퇴직 전 소득의 63.1% 수준에 그쳤다. 그 뒤 두 번째 일자리에선 월평균 244만원, 세 번째엔 230만 원으로 소득이 점점 감소했다. 이런 현실에 따라 중고령자 재취업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확대될 중고령자 재취업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나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퇴직과 재취업 문제는 50·60세대 개인의 일이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지금 중고령자 재취업 문제를 국가 성장동력 유지를 위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해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50·60대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위한 요건으로 △체계적 재취업 준비 △전문성 확보와 인적 네트워크 구축 △일자리 포트폴리오 구축 △퇴직 전 '재정소방훈련' 실시 △근로소득 감소를 금융소득으로 보완하는 체계적 구조 만들기 등을 제시했다.

천보라 기자2019-04-18

양육비 미지급…아동 생존권으로 연결 홀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10명 중 8명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대부분은 양육비·교육비 등의 부담에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여성가족부(장관 진선미)는 만 18세 이하 전국 한부모가족(모자가족, 부자가족) 가구주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부모가족은 78.8%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육비를 '한 번도 받은 적 없다'는 한부모도 73.1%에 달했다. 양육비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한부모는 2012년(83.0%) 조사 때보다 다소(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양육비 지급이 미흡한 실정이다. 양육비 미지급은 양육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양육의 어려움은 자녀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미취학 자녀를 둔 경우 △양육비, 교육비용 부담(82.3%) △자녀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는 어려움(71.8%) △자녀를 돌볼 시간의 부족(70.4%) 등의 순이었다. 초등 자녀의 경우 △양육비, 교육비용 부담(80.8%) △양육 스트레스(58.8%) △양육·교육관련 정보 부족(58.0%) 등, 중등이상 자녀를 둔 경우 △양육비, 교육비용 부담(84.5%) △자녀 진로지도의 어려움(72.7%) △자녀의 학업성적(60.6%) 등의 순으로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양육비 미지급과 관련해 법적 도움을 받은 한부모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양육비 청구소송을 한 한부모는 단 7.6%에 불과했다. 이는 2012년 대비 고작 3% 증가한 수치다. 양육비 이행확보절차를 이용한 한부모도 8%밖에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2012년과 비교했을 때 5.5% 증가에 머물렀다. 한부모 절반가량은 여가부 산하기관인 양육비이행관리원(한부모가족의 양육비 이행을 돕기 위해 협의 중재, 법률 상담, 소송 지원, 채권 추심 등 업무 수행)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을 안다고 응답한 한부모는 44.9%였는데, 실제 이용 의사는 17.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유로는 △비양육부모와 얽히는 것이 싫어서(42.7%) △비양육부모가 양육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에(24.8%) △서비스를 받아도 양육비를 받는 게 어려울 것 같아서(9.7%) 등의 순이었다. 양육비 이행 확보를 위해서는 긴급 지원이나 처벌 강화 등의 제도를 요구했다. 한부모가족은 △양육비 긴급 지원 확대(48.5%) △미이행자 처벌 강화(29.9%)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역할 강화(20.1%) 등의 제도가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실태조사 책임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은지 박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여전히 양육비 이행 제도 실효성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민적 눈높이에 맞춰 양육비 이행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아직도 '아동의 생존권'과 직결된 양육비 문제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관계부처와 함께 '양육비 이행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양육비 이행 지원 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아동 양육비 지원 대상 확대 등 한부모가족 지원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신규 기자2019-04-18

잊혀질만하면 언론을 장식하는 보육시설 내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울 금천구에서 발생한 아이돌보미 아동학대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영유아의 부모들의 노심초사가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보육시설 내 아동학대에도 자녀의 훈육차원에서라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보육교사에 의한 체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영유아 부모들이 4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행복한 육아문화 정착을 위한 육아정책 여론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영유아를 키우는 어머니와 아버지 2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훈육을 위해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한 설문조사에서 25.1%는 '그렇다', 74.9%는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은 어머니(19.4%)보다 아버지(31.3%) 그룹에서 더 많았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7년 조사에서는 '자녀가 잘못할 때는 부모가 매를 들 수도 있다'는 문항에 '대체로' 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3.3%에 달해 체벌을 반대하는 의견보다 훨씬 높았다. 간혹 보육기관에서의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지는 사례가 있지만, 영유아 부모들은 보육기관이 대체로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자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0.9%는 '매우 그렇다', 74.5%는 '약간 그렇다'고 답했다. 자녀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아동학대'(59.7%)가 가장 많이 꼽혔고, '등·하원 버스사고'(19.4%), '급식 및 위생'(11.3%), '주변 유해시설'(1.6%) 순이었다. 반면 부모의 14.9%는 '자녀가 보육시설에서 학대를 받고 있다고 의심해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의심하게 된 이유로는 '자녀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가 33.3%로 가장 많았고, '다른 부모로부터 들었다'(20.6%), '신체학대의 흔적이 있었다'(11.1%) 등을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아동학대에 대해 신고·처벌 조항을 두고 있지만 '훈육'에 대해서는 따로 정의하지 않고 있다. 학대인지 훈육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게 맡겨져 있다.

김신규 기자2019-04-17

올 봄 연일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로 인해 국민들의 호흡권이 위협을 받았다. 그런데 미세먼지 외에 차량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역시 우리의 호흡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국내 18세 이하 천식 환자(소아천식 환자) 중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질소로 인해 천식에 걸린 환자의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밀켄공중보건연구소가 최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 지구보건에 발표한 ‘2010~2015년 사이 세계의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과 천식 사이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에 의하면 한국의 18세 이하 천식 환자 중 31%가 이산화질소 노출이 원인이었다. 한국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 쿠웨이트, 카타르 등이 약 30% 정도의 비율을 보였다. 이산화질소는 경유차에서 다량으로 배출되는데, 대기 중에서 다른 물질과 반응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원인물질이다. 연구진에 의하면 새로 천식에 걸린 18세 이하 환자 92%의 거주지가 WHO 권고기준 농도 이하인 지역이다. 또 2010~2015년 사이 매년 이산화질소 노출로 인해 연간 400만 명가량의 18세 이하 인구가 추가로 천식을 앓게 됐는데 이 중 64%가 도시지역에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됐다. 도시별로는 분석대상 125개 도시 가운데 이산화질소의 영향을 받은 소아천식 환자의 비율이 가장 많은 곳은 48%인 중국 상하이였다. 상하이에서 소아천식을 앓는 어린이의 절반가량이 자동차가 내뿜는 오염물질로 인해 천식을 앓는 셈이다. 서울은 약 40%가량이었다. 매년 소아천식에 걸리는 환자 수로는 중국이 연간 76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인도 35만 명, 미국 24만 명을 기록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건강문제뿐 아니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따라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소아천식 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온실가스 감축이 필수적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대중교통의 쉬운 이용을 위한 개선과 자전거 타기, 걷기의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물질을 건강에 대한 주요한 환경적 오염으로 규정한다. 때문에 연간 이산화질소 농도가 21ppb(물질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10억분의 1을 의미)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신규 기자2019-04-17

도시의 각박한 생활을 접고 귀농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여전히 농촌에서 일하는 10명 중 6명은 60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30-40대의 귀농 등 예전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농촌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고 있지만 여전히 농촌인구의 고령화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1년간 농촌 인구는 70세 이상만 증가했을 뿐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감소 추세여서 농촌 고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농업의 규모화가 진행됨에 따라 농축산물 판매 수입이 연간 1억 원 이상인 농가의 비율은 증가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12월 1일 기준으로 농가는 102만 1,000가구로 1년 전보다 2만 1,000가구(2.0%) 감소했다. 농가 인구는 231만 5,000명으로 역시 10만 7,000명(4.4%) 줄었다. 전체 대비 농가의 비율은 5.2%, 농가 인구의 비율은 4.5%로 각각 전년보다 0.2%포인트씩 감소했다. 농가가 가장 많은 시·도는 경북(17만 6,000가구)으로 전체 농가의 17.3%를 차지했다. 시·군·구 기준으로는 제주 제주시(1만 8,000가구, 1.8%)에 가장 많았다. 농가 인구 분포의 경우 70세 이상이 전체의 32.2%(74만 5,000명)로 가장 많았다. 이들 인구수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그러나 60대 이하의 연령대 구간에서는 인구가 줄었다. 이로 인해 농가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은 44.7%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전국 고령인구 비율(14.3%)의 3배를 웃도는 것이다. 60대(28.3%)와 70세 이상을 합한 비율은 58.0%로, 농촌 인구 10명 중 6명이 60세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또한 전체 농가의 절반이상인 54.8%(56만 가구)농가가 2인 가구였다. 즉 성장한 자녀들이 도시로 나가고 노부부만 남은 가구인 것이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농가 1인 가구는 3.5% 증가했지만 2인 가구(-0.1%), 3인 가구(-5.7%), 4인 가구(-12.7%), 5인 이상 가구(-13.7%)는 감소세였다. 농가당 평균 가구원은 2.3명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한편 경지 규모에서는 1.0㏊(헥타르, 1㏊=0.01㎢) 미만 농가가 71만 4,000가구로 전체 농가의 70.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3.0㏊ 이상 농가는 7만 8,000가구로 전체의 7.7% 수준이었다. 연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농가는 66만 2,000가구로 전체 농가의 64.9%를 차지했고 1억 원 이상 농가는 3만 6,000가구(3.6%)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1억 원 이상 농가는 8.8%, 5,000만∼1억 원은 4.5% 증가했지만 120만∼1,000만 원 농가는 8.9% 감소했다.

김신규 기자2019-04-16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중세 이래 프랑스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인류유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쓸려 전 세계인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한 순간에 세계 문화유산을 허무하게 잃어버린 사례들은 비단 이번만이 아닌 수차례 있어 왔다. 이 가운데 화마가 인류 유산을 삼켜버린 최근 사례로는 작년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 참사가 대표적이다. 1818년 지어져 200년 역사를 자랑했던 이 박물관은 남미에서 가장 큰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그럼에도 하룻밤 화재로 유물 2,000만 점과 동물 수집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의 90% 정도가 소실됐다. 이 화재로 소실된 유물 가운데는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 1500년 전에 살았던 여성의 두개골을 복원한 ‘루지아’도 포함됐다. 지난 2015년 12월 역시 브라질의 상파울루 시내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포르투갈어 박물관이 불에 탔다. 이 화재로 포르투갈어의 유래와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불길에 사라져갔다. 그해 1월 모스크바 남서부 ‘사회과학학술정보연구소’(INION) 도서관이 화마를 만났다.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18년 건설된 이 도서관은 16세기 희귀 슬라브어 기록뿐만 아니라 19∼20세기 희귀 도서, 국제연맹·유엔·유네스코 문서를 관리했으나, 화재로 장서 200만여 권이 훼손됐다. 특히 불을 끄는 과정에서 뿌린 물이 자료실로 흘러들어 불에 이어 물로 인한 2차 피해도 막심했다. 문화재가 소실되는 화재사고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8년 2월 대한민국 국보 1호 서울 숭례문(崇禮門)이 불탔다. ▲2008년 2월 10일 방화로 불에 탄 국보 1호 숭례문(출처=연합뉴스) 숭례문은 조선이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면서 세운 도성 정문이자 남대문으로 건축 시기를 명확히 아는 서울 시내 목조 현존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특히 숭례문 화재는 70세 남성이 홧김에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방화가 원인으로, 이 화재로 숭례문의 지붕을 잃었고 누각이 무너져 내렸다. 숭례문은 다행히 전소(全燒)되는 위험은 피했고, 이후 5년 3개월간 전통 방식에 가깝게 진행한 복구공사 끝에 2013년 5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한편 AFP 통신은 1990년대에 대형 화재가 난 인류유산으로 '라 페니체 오페라 하우스'와 '리세우 대극장', '윈저성', '보스니아 국립도서관'을 꼽기도 했다.

최상경 기자2019-04-16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온 국민을 울린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당시의 일들은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세월호와 관련한 재판은 마무리되지 않았고 유족에 대한 배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떠나 보낸 이들은 아픔 속에서도 진상규명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추모의 물결이 이는 가운데 세월호가 남긴 과제를 짚어봤다. 진상규명 제자리 걸음, '법적 공방' 여전 5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가 돼버린 진도 팽목항은 여전히 공동의 상흔으로 남아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지금,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은 현재까지 계속되는 중이다. 전국 곳곳에서는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특히 참사가 발생한 전남 진도에서는 16일 오전부터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기억의 벽 일대를 걸으며 희생자를 기억했고,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 24명은 사고해역을 찾아 이제는 볼 수 없는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워했다. 다른 한편에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원과 광주 지역 시민·학생 단체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역시 진실규명을 위해 소리를 높였다. 안산 단원고 2학년 7반 '찬호 아빠'로, 또 유족들을 대표해 진상규명을 외쳐온 전명선 운영위원장(4·16 가족협의회)은 "아직 밝혀진 것과,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진 것도 많지 않다"며 "5년이 흘렀지만 가족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진상은 파악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가족들도 진실은커녕 종결되지 않는 문제들 앞에서 슬픔을 호소했다. '영석 아빠' 오병환 씨는 "세월호 참사 책임자 명단이 1차로 공개됐다. 한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더라"면서 "공소시효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이 시급하다. 진상규명이 돼야 제대로 된 추모도 할 텐데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전면 재수사·책임자 처벌, 거세지는 촉구 목소리 생존자·유족들은 이 같이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진실규명은 제자리 걸음인 상태다. 현재까지 진실과 배경을 둘러싼 법적 분쟁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시간을 조작한 혐의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위기관리 관련 훈령을 불법으로 고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들은 1심 재판조차 끝나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등을 방해한 혐의로 이병기 전 비서실장 등이 기소된 사건도 여전히 1심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 사건 피고인들 역시 특조위 동향을 보고받았을 뿐이라고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게다가 참사 당시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이정현 전 의원은 항소한 상태다. 이제껏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처벌받은 정부 관계자는 김경일 해경 123정장 뿐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유족에 대한 배상과 비용 처리 등도 계류 중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은 국가와 청해진해운에 희생자 1인당 2억 원을 배상하라고 했지만, 현재 다음 기일도 없이 항소심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국가가 이준석 선장 등에게유족 배상액을 물어내라고 제기한 소송 역시 4년째 1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기해, 사건의 전면적인 재수사와 철저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대상 1차 명단을 공개했다. 대상자는 참사 당시 퇴선 조처를 막고 피해자들을 그대로 있게 해 숨지게 한 책임자들이다.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이춘재 해경 경비안전국장, 김수현 서해해경청장 등 당시 구조책임자와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장수 안보실장, 우병우 민정수석실 비서관 등이 포함됐다. 향후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조사가 필요한 책임자를 300명 정도로 보고, 추가 명단공개를 통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다. 더불어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민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최상경 기자2019-04-16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건축물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저녁(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엄청난 불길과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영상으로 중계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모습은 여러모로 지난 2008년 2월 10일 밤에 일어난 대한민국 국보 1호 서울 숭례문(崇禮門) 화재를 떠올리게 했다. 11년 간격으로 화마 겪은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 무엇보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한국과 프랑스 수도 중심부에 위치한 대표 문화재다. 조선이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면서 세운 도성 정문이자 남대문인 숭례문은 건축 시기를 명확히 아는 서울 시내 목조 현존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태조 7년(1398)에 완성한 뒤 세종과 세조 때에 보수 공사를 했다. 돌을 쌓아 조성한 석축(石築) 위에 무지개 모양 홍예를 만들고, 그 위에 정면 5칸·측면 2칸인 누각을 올렸다. 현판은 특이하게도 세로로 글씨를 새겼는데,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에는 태종 장자인 양녕대군이 썼다고 기록됐다. 파리 시테섬 동쪽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유럽 고딕 양식 건축을 보여주는 전형으로 꼽힌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열었고,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장례식 등 프랑스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펼쳐진 무대다. 아울러 빅토르 위고가 발표한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무대로도 유명하고, 지금도 하루 평균 관광객 3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전면 광장에는 근대 프랑스의 출발을 알린 프랑크왕국 샤를마뉴 대제 동상이 있다. 이는 이 대성당이 현대 프랑스에 어떤 상징을 지니는지를 웅변으로 보여준다. 숭례문 화재는 70세 남성이 홧김에 일부러 불을 지른 방화였으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첨탑 보수 작업 과정에서 벌어진 실화로 일단은 추정된다. 화재 원인은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상층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사실은 공통점이다. 숭례문 방화범은 2층 문루에 불을 질렀고,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공사를 위해 첨탑 주변에 촘촘하게 설치한 가설물인 비계와 성당 내부 목재를 중심으로 불이 났다. 이로 인해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모두 지붕을 잃었다. 숭례문은 화재가 발생한 다음 날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자 지붕을 해체하기로 결정했고, 오전 2시께 누각이 무너져 내렸다. 노트르담 대성당도 화염 속에서 화재 1시간 만에 나무와 납으로 만든 첨탑이 사라졌다. 생중계된 영상을 본 시민들이 일제히 비통함을 토로한 점도 동일하다. 숭례문 화재 당시 서울시민들은 상실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으며, 화마에 휩싸인 장면에 눈물을 쏟아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시뻘건 불길이 올라오는 모습을 바라본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도 비통함에 사로잡혀 탄식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 모두 전소(全燒)는 피했다는 점이다. 숭례문은 5년 3개월간 전통 방식에 가깝게 진행한 복구공사 끝에 2013년 5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기간은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긴급 발표를 통해 "최악은 피했다"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건축 전공자로 숭례문 복구에 단장으로 참여한 최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접한 순간 안타깝고 슬프기 짝이 없었다"며 "공사 과정에서 실수로 불이 났는지, 아니면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이 방문하는 오버투어리즘 영향으로 화재가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비올레르뒤크가 19세기에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원했는데, 당시에 그는 원형을 따르기보다 새로운 방법과 기술을 도입하고자 했다"며 "프랑스 정부가 향후 대성당을 어떤 방식으로 복원할지 우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천보라 기자2019-04-12

'합헌'에서 '헌법불합치', 66년 만에 뒤집혀 낙태죄가 6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낙태죄 처벌이 '헌법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도록 하는 법 조항 개정이 불가피해졌다. 오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낙태죄 규정은 전면 폐지된다. 헌재는 11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낙태죄 처벌 조항 형법 제269조와 제270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 선고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률이 위헌이지만 바로 무효화할 경우 뒤따를 사회적 혼란이 우려돼 법 개정 등에 일정한 유예기간을 두는 결정이다. 재판관 9명 중 헌법불합치 4명, 단순 위헌 3명, 합헌 의견은 2명이었다. '자기낙태죄'에 해당하는 형법 269조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해왔다. '동의낙태죄'로 불리는 형법 270조는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조항으로 자기낙태죄에 종속되는 범죄다. 이날 헌재 심판에서는 낙태죄가 임산부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주요 쟁점은 지난 2012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동안 달라진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헌재의 결정은 7년 만에 합헌에서 헌법불합치로 뒤집혔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헌재의 결정에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여성계는 "양성평등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중대한 진전을 이룬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개신교와 천주교 등 종교계는 "낙태는 무고한 생명을 직접 죽이는 죄"라며 "생명경시 풍조의 확산을 무시한 판결"이라고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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