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규 기자2019-06-24

대한민국 사회에서 부동산은 거주의 개념이 아닌 투자를 통한 이익의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명의로 된 집을 갖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43세에 자기 집을 처음 장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렇게 마련한 집도 말로만의 '내 집'이지 집값의 38%는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로 메운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로 인해 경제적 자립 기반이 아직 취약한 신혼부부의 경우 집값의 거의 절반인 43%를 금융기관에 빚지고 있었다.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최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내 생애 첫 집을 마련(구매·분양·상속 등)한 가구의 주택 장만 시점 가구주 평균 연령은 43.3세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해 6∼12월 표본 6만 1,275 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43.3세는 2017년 43세보다 0.3세, 2016년(41.9세)과 비교하면 2년 새 1.4세 높아졌다. 최근 4년 내 내 집을 가진 경우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집 마련이 쉬웠던 과거 사례까지 모두 포함하면 전체 조사 대상의 내 집 장만 평균 연령은 39.4세였다. 역시 2016년(38.8세), 2017년(39.1세)에 이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더구나 소득 하위 가구(소득 10분위 중 1∼4분위)에서는 최근 4년 내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한 가구주의 연령이 평균 56.7세로 조사됐다. 거의 환갑에 육박하는 인생 후반부에 도달할 때쯤 '내 집' 꿈을 이뤘다는 얘기다. 자가(自家) 보유 방법은 기존 주택 구매(57.6%)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신축 건물 분양·구매(20.8%)와 증여·상속(15.6%) 순이었다. 특히 분양 경쟁률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의 경우 기존 주택을 사서 내 집을 마련하는 비율이 64.7%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렵게 내 집을 마련한 경우라도, 재원은 상당 부분 대출에 의존하고 있었다. 주택 구매 당시 주택가격 대비 금융기관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평균 37.8%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조사 당시 38.2%보다 0.4%포인트(P) 낮지만, 여전히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조사 시점 현재 주택가격 대비 금융기관 주택 대출금 비율(LTV3)의 경우 29.4%로 전년(28.9%)보다 오히려 0.5%P 높아졌다. 축적된 자산이 없는 청년, 신혼부부의 경우 집값 기준 대출 부담이 훨씬 더 컸다. 청년 가구(가구주 연령 만 20∼34세)와 신혼부부 가구(혼인 5년 이하·여성 배우자 연령 만 49세 이하)의 주택 구입 당시 주택가격 대비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각 45.6%, 43.2%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일반 가구의 70.7%가 "주택 대출금이나 임대료 상환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들의 84.3%, 82.7%가 대출금 상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년·신혼부부 열 집 가운데 여덟 집 이상이 주택 관련 대출·임대료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부담 탓에 상당수 청년·신혼부부들은 내 집 마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전·월세 계약 기한에 따라 이곳저곳 떠돌고 있었다. 실제로 현재 주택에서 거주한 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는 비율이 일반 가구에서 36.4%인데 비해,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 가구의 경우 각 80.9%, 69.7%로 33.3∼44.5%P나 높았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도 청년, 신혼부부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신혼부부 가구의 83.3%가 "내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일반가구(82.5%)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청년가구의 71.0%도 자가 소유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김신규 기자2019-06-20

저출산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국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이다. 이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 잠재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경제발전학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학술대회에서 주상영·현준석 건국대 교수는 이러한 우려를 잘 드러내 보였다. 주 교수 등은 '한국경제가 마주한 역풍'이라는 주제의 발표문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2020년부터 (국내에)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내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98%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 교수는 통상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생산성은 둔화하고 투자보다 저축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가 향후 10년(2020∼2029년)간 평균 32만 5,000명씩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국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다 2020∼2023년 잠재생산능력이 매년 0.7%포인트씩 하락하면서 2024년 이후에는 1.0%포인트씩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날 주 교수 등 발제자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성장률을 2% 중반으로 예측한 것과 관련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낙관적인 가정을 근거로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현재 2% 중반 수준이나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어 결국 노동생산성 증가율, 잠재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중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2% 중반으로 유지하려면 경제활동참가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확장재정을 수반하지 않은 채 소극적으로 진행됐던 만큼 현재로선 재정확대를 통해 성장률 급락을 막고, 분배 개선과 각종 구조개혁 과제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이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 만큼 수출증가율이 낮아질 경우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주도형 성장, 지속가능한가'라는 발표문에서 "한국 수출이 IMF 전망에 준하는 증가세를 보인다면 잠재성장률 달성이 크게 어렵지 않겠으나 그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성장전략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혜인 기자2019-06-20

앱 하나에 모든 은행의 계좌가 연동되는 이른바 '오픈뱅킹(Open Banking)' 시스템이 10월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시범 가동된다. 오픈뱅킹은 제3자에게 은행 계좌 등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지급결제 기능을 개방하는 제도다. 오픈뱅킹 10월 시범가동…사실상 24시간 운영 금융당국이 20일 오픈뱅킹 이용 대상을 은행과 모든 핀테크 업체로 규정했다. 은행뿐 아니라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결제망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픈뱅킹 시스템은 은행의 금융결제망을 핀테크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앱 하나로 모든 은행에 있는 계좌를 조회하고 출금·이체도 할 수 있게 된다. 이체, 조회 등 기능을 제공하는 정보 제공기관은 은행 18곳으로 정했다. 이는 기존 일반은행 16곳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곳을 추가한 것이다.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금융투자업권에서 지급결제 기능이 있는 금융회사를 추가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용 기관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출금이체 수수료는 30~50원, 입급이체 수수료는 20~40원으로 논의 중이다. 오픈뱅킹 시스템은 사실상 24시간 운영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금융결제망은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0시 30분까지 1시간 중단되지만 오픈뱅킹 시스템은 중단시간을 20분 이내로 가져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킹이나 보이스피싱 등 사고에 대비해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금융사고 발생에 따른 피해 구제나 책임 소재에 대한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7월부터 오픈뱅킹 이용을 희망하는 핀테크 기업으로부터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은행권 시범 서비스는보안성을 점검 후 10월 중시작된다. 전면 도입 시기는 12월이다.

김신규 기자2019-06-20

작년 4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가 1년 전에 비해 35만 9,000여개 늘면서 증가 폭을 키웠다. 임금 근로 일자리는 정부 일자리 사업 등의 효과로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많이 늘었다. 반면 건설업과 사업·임대, 제조업 일자리는 감소세를 이어가며 산업별로 상황이 엇갈렸다. 통계청의 ‘2018년 4분기(11월 기준)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 자료를 보면 작년 4분기 전체 임금 근로 일자리(이하 일자리)는 1,849만 4,000개로 전년 동기보다 35만 9,000개(2.0%) 많았다. 작년 동일한 기간과 비교한 일자리 증가 폭은 작년 1분기(2월 기준) 31만 5,000개에서 2분기(5월 기준) 24만 5,000개, 3분기(8월 기준) 21만 3,000개로 계속 축소됐으나 4분기에는 커졌다. 작년 4분기 일자리 가운데 전년 동기와 동일한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1,240만 8,000개(67.1%), 퇴직·이직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324만 7,000개(17.6%)였다. 기업체 생성이나 사업 확장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84만개(15.4%)였고, 기업체 소멸 또는 사업 축소로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48만 1,000개였다. 작년 4분기 일자리 증감을 산업별로 구분한 결과 보건·사회복지 분야 일자리가 11만 4,000개 늘었다. 도·소매 9만 2,000개, 전문·과학·기술 4만 6,000개, 교육도 4만 4,000개나 증가했다.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과 숙박·음식점업도 각각 3만 8,000개 증가했다. 통계청은 정부의 일자리 관련 정책이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도소매업 분야 일자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통계청 관계자에 의하면 보건·사회복지 분야는 의료·보건 인력 수요 증가로 50∼60대 여성 위주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도·소매업도 생산이 계속 확대되면서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늘어나 일자리 확대 통계로 잡힌 것이다. 일자리 증가 요인을 살펴보면 도소매업 생산이 경기 요인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에다 정책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확대 시행으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늘었다. 제도적으로는 초단시간 근로자 중 한 달에 60시간 미만 근로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근로보험 당연 가입 조건이 완화돼 생업 여부와 무관하게 고용보험 가입이 확대된 것도 한 요인이다. 반면 건설업은 일자리가 9만 6,000개 줄었고 사업·임대는 3만 8,000개, 제조업은 1만 2,000개 감소했다. 건설업 일자리를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작년 1분기 3만 5,000개, 2분기 8만 4,000개, 3분기 11만 3,000개가 줄어들어 감소폭이 확대됐으나, 4분기에는 감소세가 둔화한 것이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은 작년 1분기 4,000개, 2분기 2만 8,000개, 3분기 3만 6,000개, 4분기 3만 8,000개 줄며 감소폭을 키웠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폭은 작년 2분기 1만 6,000개, 3분기 1만 9,000개로 커졌다가 4분기 1만 2,000개로 축소됐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은 경기와 구조조정 여파로 계속해서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연령별로 보면 50세 이상이 많이 늘었지만 40대는 줄었다. 작년 4분기 50대 일자리는 전년 동기보다 16만 6,000개, 60세 이상은 15만 1,000개, 20대 이하는 5만 6,000개, 30대는 1만 2,000개 각각 늘었다. 그러나 40대 일자리는 건설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2만 6,000개나 감소했다. 성별의 경우 여성 일자리가 28만 3,000개, 남성이 7만 5,000개 각각 늘었다. 기업 종류로 구분하면 정부·비법인단체 일자리가 12만 8,000개 늘었고 회사법인 일자리는 11만 8,000개, 회사 이외의 법인은 9만 6,000개, 개인 기업체는 1만 7,000개 증가했다. 작년 4분기 일자리 증가폭의 확대로 전 분기에는 감소했던 남성 일자리와 30대 일자리, 개인 기업체 일자리 모두 증가세로 돌아섰다. 물론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임금 근로 일자리를 대상으로 했다. 따라서 비임금 근로자까지 포함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나타난 취업자 동향과는 차이가 있다. 조사 결과는 사회보험, 일용근로소득, 사업자등록자료 등 월·분기별로 입수 가능한 행정자료 8종을 토대로 기업체에서 임금 근로 활동을 하는 근로자의 일자리를 파악한 것이다. 여기서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로서 '취업자'와는 의미가 다르다. 가령 일자리 수는 근로일수를 토대로 산출하기에 한 달간 15일만 일한 경우 일자리 수는 0.5개로 계산된다. 또 무역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야간에 학원 강사로 일하면 취업자는 1명이지만 일자리는 복수로 산정될 수 있다.

천보라 기자2019-06-14

'경기 악화'와 '정부 정책' 등 주원인 개인파산 건수가 올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빚을 갚을 수 없는 채무자가 증가하고 있다. 법원이 공개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1만 5,12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907건) 대비 8.7% 증가한 수치다. 개인파산 신청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11만 8,643건으로 집계됐다. 이후 △2010년 8만 4,725건 △2012년 6만 1,546건 △2014년 5만 5,467건 △2016년 5만 288건 등 해마다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4만 3,397건으로 10년 만에 약 2.7배 감소했다. 그러나 개인파산 신청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우리나라 주력인 조선과 자동차 산업까지 위축되면서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개인파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4월까지 부산지방법원에 신청된 개인파산은 297건으로 전년 동기간(254건)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기업파산도 늘었다. 지난 1~4월까지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307건으로, 지난해 1~4월(245건)보다 약 25.3% 증가했다. 특히 4월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07건으로 집계됐는데, 법인파산 신청 건수가 한 달간 세 자릿수를 넘은 건 처음이다. 기업파산은 서울에 집중됐다. 1~4월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신청된 법인파산은 총 163건으로 전년 대비(110건) 약 48%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파산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을 경기 악화에서 찾고 있다. 이필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는 '경기 악화'와 '정부 정책' 등 두 가지 원인을 지목했다. 이 교수는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우리나라 수출산업이 위축됐다"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기업을 살리고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부 정책이 부족하다보니 기업들의 파산이 많고 거기서 실업자가 많이 발생한다"며 "특히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경영이 어려워서 폐업하고 파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지금처럼 세금을 풀어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근본적으로 복지정책보다 우리나라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들의 투자나 창업이 활성화되는 정책과 재정 투입이 상당히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상경 기자2019-06-13

전기요금 누진제를 어떻게 손볼 지의 문제는 올 여름 관심이 가장 높은 사안 중 하나다. 최근 정부는 서민들의 전기요금부담을 줄이겠다며 누진제 개편을 위한 3가지 방안을 내놨다. 개편안을 두고 의견수렴에 나선 가운데 누진제 개편과 폐지라는 양자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론은 '누진제 폐지안' 선호, 깊어지는 정부의 고민 정부와 한국전력이 3가지 안을 내놓고 국민들의 의견을 모으려고 하지만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론은 누진제 폐지 쪽을 원하고 있지만, 누진제를 폐지할 경우 전기료 부담이 느는 가구가 되려 늘기 때문이다. 한전의 부담도 커진다. 이번에 마련한 개편안은 크게 누진제를 유지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으로 나뉜다. 우선 1안은 현재 3단계 누진제 구간을 유지하고 7~8월에만 구간을 확대해 요금을 깎아주는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는 가구가 많아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두 번째 안은 3단계 누진제를 여름철에만 2단계로 줄여 냉방 시 폭등하는 요금을 막는 것이다. 첫 번째 방식과 효과는 비슷하지만 할인혜택을 받는 가구가 적고 전력다소비 가구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이 많다. 마지막 방안은 누진제 자체를 폐지하고 1년 내내 단일요금을 적용하는 안이다. 이 경우 수혜대상 가구와 할인금액이 적고 오히려 1,400만 가구에서 요금인상이 발생한다. 1안은 1,629만 가구가 한 달에 1만 142원, 2안은 609만 가구가 1만 7,864원, 3안은 887만 가구가 9,951원 각각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수혜받는 가구가 가장 많은 1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여론의 의견은 3안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40% 이상의 국민이 누진제 폐지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홈페이지의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안 온라인 의견게시판'에서도 3안인 누진제 완전 폐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문제는 누진제를 폐지하면 매년 2,500억 원 이상 늘어날 한전의 부담이다. 국민의견 수렴 차 지난 12일에 열린 공청회에선 한전 부담이 최소 961억 원에서 많게는 2,985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와 여름철 폭염 및 겨울철 한파 대책이 섞여 전기요금 인하만 하게 되고 부담을 한전이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한전의 손실로 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면 전기료 인상이나 세금지원이 이뤄지기에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요금할인'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폭넓은 대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정한경 전 에너지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소비자에게 원가 이하로 공급한다고 해서 비용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소비자 각자가 비용을 발생시킨 만큼 공정하게 부담하는 것이 공기업의 사회적 책무 중 하나"라고 밝혔다. 정부와 한전이 누진제 논의를 시작한 만큼 국민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 정부는 이달 안에 전기료 개편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경제계 관계자들은 "여름을 앞두고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이 어떻게 결정될 지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한전 적자에 대한 대응책과 함께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안을 수립하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천보라 기자2019-06-07

벼랑 끝 서민들, 사금융으로 내몰리나 오는 17일부터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까지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지표가 도입된다. DSR은 차주가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소득 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앞으로 신규 가계대출 신청분(기존 대출의 증액이나 재약정, 대환 채무인수 등 포함)부터 DSR 규제가 적용되면서 제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SR이란 대출한도를 측정할 때 연간소득에서 모든 가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DSR이 70%를 넘으면 위험대출, 90%를 넘으면 고위험대출로 분류하고 있다. 제2금융권에 DSR 관리지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2021년 말까지 평균 DSR을 △상호금융은 160% △저축은행은 90% △보험은 70% △카드사는 60% △캐피탈사는 90% 이내로 낮춰야 한다. 또 70% 초과대출 비중은 △상호금융 50% △저축은행 40% △보험 25% △카드사 25% △캐피탈사 45%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90% 초과대출 비중도 △상호금융 45% △저축은행 30% △보험 20% △카드사 15% △캐피탈사 30%를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DSR 도입 목적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면밀히 판단해 무분별한 대출을 막고 가계부채 증가율을 억제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출을 조인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서민 취약차주의 대출 이용에 제약이나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소득을 증빙할 수 없으면 대출이 어려워지는 만큼 제2금융권을 주로 찾던 중·저신용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로이 수습기자2019-06-03

국내 기업의 신생률과 소멸률이 줄어들면서 기업 역동성이 떨어지고 고용불안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의 ‘기업생멸행정통계’를 분석한 결과 기업 신생률은 2011년 15.3%에서 2017년 15.1%로 떨어졌다. 기업 소멸률은 2011년 12.9%에서 2016년 10.8%로 하락했다. 기업 신생률과 소멸률 하락은 기업 역동성 저하를 의미한다. 특히 금융 및 보험업은 기업 신생률이 2011년 25%에서 2017년 16.9%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었던 만큼 2018년 지표는 더 참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은 같은 기간 11.1%에서 9%로 떨어졌고 전문 과학 기술 업종도 17.9%에서 15.6%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 역동성 저하는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표한 ‘주요 산업에서의 기업 역동성 저하 추이와 시사점’에 따르면 일자리 창출률과 소멸률을 합한 ‘일자리 재배치율’이 전반적으로 줄었다. 제조업의 일자리 재배치율은 2016년 25.7%에서 2017년 24.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문 과학 기술 업종은 6.8%에서 5.4%, 금융 및 보험업은 2.3%에서 2.2%로 각각 하락했다. 신생기업 수뿐만 아니라 신규 창업 질도 떨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파악한 올해 1분기 창업기업 수는 총 32만 1748개로 전년 동기 대비 12.1% 낮아졌다. 이 중 전문 과학 기술 업종은 1만 1287개로 3.5%에 불과하다. 반면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은 각각 26.7%와 13.4%를 차지했다. 영세자영업자가 주를 이루는 분야가 40.1%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원복 KIET 부연구위원은 “산업 전반에서 기업 역동성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며 “기업 역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정책을 점검하고 한계기업의 적기 퇴출을 위한 구조조정 시스템을 정비해 시장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규 기자2019-06-03

작년 여름 최악의 폭염을 경험했던 상황에서 서민들은 올 여름 무더위와 냉방기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에 정부가 전기를 많이 쓸수록 할증이 되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해 국민들이 올 여름부터 냉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토론회'를 갖고 누진제를 완화 또는 폐지 등 3개 방안을 공개했다. 작년 말부터 민관 누진제 태스크포스(TF·위원장 박종배 건국대 교수)가 검토해 이날 처음으로 내놓은 전기요금 개선에 대한 3개 대안은 ▲작년 임시할인처럼 현행 3단계 누진제 구조를 유지하되 구간을 늘리는 방안 ▲3단계 누진제를 2단계로 줄이는 방안 ▲누진제를 폐지하는 1단계 단일안 등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한시적으로 7·8월에만 요금을 완화하는 임시조치였다면 이번에는 3가지 방안 중 하나로 한전 전기요금 약관을 개정해 누진제 개편을 제도화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소비자단체·학계·연구계 등 전문가들이 각 대안별 장·단점을 논의했다. 첫번째 방안인 '누진구간 확장안'은 누진체계를 현행처럼 3단계로 유지하되 여름철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작년 한시할인 방식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할인대상은 지난해와 같다. 현행 누진제는 전력 사용량이 200kWh 이하인 1구간에 1kWh당 93.3원을 적용한다. 2구간(201∼400kWh)에 187.9원을, 3구간(400kWh 초과)에는 280.6원을 부과한다. 이 경우 가구당 평균 전력사용은 월 350kWh이다. 이번 확대안은 7∼8월 1구간 상한이 300kWh로 올라가면서 사용량 300kWh까지는 93.3원을 적용한다. 2구간 상한은 450kWh로 올리면서 사용량 301∼450kWh에 187.9원을 부과한다. 450kWh를 초과해야 3구간 요금 280.6원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450kWh 이하 구간의 대다수 국민에게 작년과 동일한 혜택이 제공되지만 현행 누진제 틀이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 물론 450kWh 이상 사용 가구도 1·2 구간을 거쳐서 사용량이 늘기 때문에 그만큼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작년 사용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1,629만가구가 월 1만 142원의 할인혜택을 받게 된다. 두 번째 '누진단계 축소안'은 여름철에만 누진 3단계를 2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여름철에 요금이 가장 높은 3구간을 폐지해 요금 불확실성을 줄이는 한편 각 가구가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할인을 받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경우 609만 가구가 월 1만 7,864원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전력소비가 많은 가구(400kWh 이상 사용)에만 혜택이 부여된다는 측면이 있다. 세 번째 누진제 '폐지안'은 누진제를 폐지해 연중 단일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이다. 전국 887만 가구가 월 9,951원의 요금할인을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누진제를 상시 폐지하는 안으로 누진제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으나, 약 1,400만 가구에서 월평균 4,335원 요금인상 발생이라는 문제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기를 적게 쓰는 1구간 가구는 요금을 인상하는 반면 전기를 많이 쓰는 3구간 가구는 요금이 인하되는 현상으로 인해 새로운 전기요금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1구간 93.3원 2구간 187.9원, 3구간 280.6원의 평균치인 125.5원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1구간에 속한 사람들이 요금을 더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누진제를 폐지하지 않고 누진구간 확대 및 누진단계 축소와 같은 두 방안은 요금인상 요인이 따로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복수의 개편안을 놓고 이날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오는 11일 공청회를 거치는 등 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 최종 개편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4일부터 한전 홈페이지(cyber.kepco.co.kr)에서 인터넷 게시판을 운영해 국민 의견도 받는다. 지난해에도 누진제를 7∼8월 한시적으로 완화했지만 이번에는 작년 12월부터 가동한 민관 태스크포스(TF) 검토를 통해 제도를 개편하게 됐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전기료 '폭탄 청구서'가 쏟아지자 누진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커진 것을 반영한 조치다. 한편 전기요금 누진제는 주택용 전력소비 억제와 저소득층 보호 차원에서 1974년 도입됐다. 사용량이 많을수록 전기요금이 누진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로 돼 있다. 정부가 2016년에 6개 구간을 3개로 줄였는데도 매년 누진제 논란이 반복됐다. 산업부는 누진제에 대한 중장기적 대안으로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을 차등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계시별 요금제는 산업용과 일반용 전력에는 이미 도입됐다.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하려면 가구당 전력 사용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계량기(AMI)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내년까지 최대한 이를 보급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보라 기자2019-05-24

소득주도성장 정책, 효과 발휘하지 못해 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 시행 2년째. 그러나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저소득층 가구 소득이 5분기째 연속 하락했고, 특히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세금이나 건강보험료, 이자 등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소비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9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월 소득 하위 20%인 저소득층 가구(1분위) 월평균 소득은 125만 4,7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2.5%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소득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 가구 이전소득은 63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5.6% 늘었다. 하지만 주된 수입원인 근로소득이 40만 4,400원으로 지난해보다 14.5%나 줄어들었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도 소득이 감소했다. 고소득층 가구(5분위) 월평균 소득은 992만 5,000원으로 전년대비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 가구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이 지난해보다 각각 3.1%, 1.9% 줄었다. 그러나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고소득층 가구는 상여금이나 배당소득 등이 많은 부분 차지하는데, 노사협상이 늦어지면서 지급 시기가 조정된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가계의 명목 가처분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경제 상황이 날로 팍팍해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74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0.5% 줄어들었다.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건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소득층 가구 소득 감소에 대해 "저희도 가슴 아파하는 부분"이라며 "최저임금으로 밀려난 사람도 물론 있겠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고용 여건이 어려운 점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정부는 저소득계층의 근로소득 감소를 큰 숙제로 인식하고 이 부분이 개선되도록 일자리 창출 등 총력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가처분소득이 줄었다는 것은 경제 성장 동력이 꺼져서 더 이상 국민 소득 창출을 제대로 못 한다는 것"이라며 "경제 본연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내외적으로 환경이 나빠진 것도 있지만,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순서가 바뀌어 오히려 역기능을 했다며 "근본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소득이 늘어나려면 산업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산업이 발전하고 기업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일단은 거기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경제가 살아나는 상황을 보면서 소득주도정책을 펴도 좋다"고 말했다.

최상경 기자2019-05-22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의 불똥이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로 튀었다. 미국의 간판 정보통신(IT) 기업인 구글에 이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트럼프 정부의 방침에 따라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봉쇄령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의 서막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 타격 전망, 亞에 미칠경제적 파장 '불가피' 구글이 중국 기업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를 미국 정부 승인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는 수출 제한을 밝힌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화웨이 측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사용권 등 자사 기술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치로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앱 스토어인 '구글플레이'를 설치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구글 뿐만 아니라 인텔, 퀄컴 등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도 화웨이와 거래 끊기에 나섰다. 사실상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만들 때 미국산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쓰지 못하게 된 셈이다. 구글은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 체제와 여기에 탑재되는 기본 앱(모바일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인텔과 퀄컴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프로그램 구동 반도체(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통신칩을 제조·공급한다.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화웨이로썬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는 데다, 핵심 소프트웨어까지 차단돼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화웨이가 기술 자립을 통해 '중국의 애플'로 도약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미국산 부품과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 580만 대에서 올해 1억 5,600만 대, 내년 1억 1,960만 대로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언 쿤츠 로즌블랫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제품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 핵심 부품공급 없이는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며 미국의 거래 금지가 "중국의 5G망 구축을 늦출 수 있고 이는 많은 글로벌 부품공급업체들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는 차세대 기술패권을 쥐기 위한 미·중 경쟁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오래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경망 역할을 감당할 5G(5세대 이동통신)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를 시작으로 미래 기술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 역시 미국 정부의 조치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기술패권 전쟁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경제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는 기술 기업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중 마찰이 거세지면서 해외투자자들이 아시아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들어 해외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을 6조원 넘게 팔았으며, 한국·태국·대만 등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구글과 인텔의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26.8%)과 미국(12.1%)의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할 때, 미·중 갈등의 장기화는 한국에도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우리만의 전략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안덕근 교수는 "미·중 무역 전쟁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특히 한국은 IT 산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규 기자2019-05-14

올 1분기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 9,000억 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때문에 실업증가의 본격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월 12일 고용보험통계에 의하면 올 1분기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동기에 비해 25.7%가 늘어난 1조 8,782억 원이다. 지난 2014년의 1분기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 214억 원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4년 동안 꾸준히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율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구직급여액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을 정도로 급등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구직급여 하한액과 상한액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연동해 거의 매년 바뀌지만, 올해 구직급여 상한액은 지난해 하루 6만 원에서 6만 6,000원으로 10%가 인상됐다. 하한액은 5만 4,216원에서 6만 120원으로 10.8% 인상됐다. 지나해 구직급여 수급자 가운데 77.6%가 하한액 만큼, 18.1%가 상한액을 적용받았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10.9%다. 지난 1분기의 구직급여 지급액이 25%가 넘게 증가한 것은 비자발적 실업의 증가영향이 크다. 3월 기준 1인당 평균 구직급여 지급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114만 원이지만 올해는 127만 원으로 11.4%나 인상됐다. 1인당 구직급여 인상률을 뛰어넘을 만큼 구직급여 지급액이 증가한 것은 비자발적 실업의 증가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동부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자의 증가 등 사회안정망이 확충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신규 기자2019-05-14

지난달 수출물가는 약간 올랐으나 전통적으로 수출효자종목으로 알려진 반도체는 9개월째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입물가의 상승은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물가는 9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낙폭이 다시 커졌다. 한국은행이 5월 14일 발표한 '2019년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의하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2010년=100·원화 기준)는 83.48로 한 달 전보다 0.5% 올랐다. 수출물가는 2월과 3월 각각 0.2% 상승하다 지난달 상승세가 커졌다. 이번 오름폭은 지난해 7월(2.5%) 이후 가장 크다. 공산품 수출물가는 석탄 및 석유제품(4.6%) 위주로 오르며 0.5% 상승했다.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는 0.1% 올랐다. 세부 품목을 보면 휘발유(10.7%), 경유(3.8%)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국제유가 상승에 정제유 수출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품 중에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가는 0.7% 내렸다. 주력 수출 품목인 D램 수출물가는 9.9% 내리며 9개월째 하락했다. D램 수출물가 하락 폭은 지난 1월(14.9%), 2월(6.9%), 3월(5.2%)로 넘어가며 줄어들었으나 지난 달 다시 확대했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시스템반도체를 합한 반도체 수출물가는 5.2% 내리며 전월(3.4%)보다 낙폭을 키웠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정보통신(IT) 업체들의 재고조정이 계속됐다"며 "2분기가 반도체 경기 저점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으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물가지수는 88.91로 1.5%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원재료는 2.8%, 중간재는 1.1%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4%, 0.6% 상승했다. 특히 원유는 6.9%, 나프타 6.6%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수출물가는 0.4% 내리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입물가는 4.8% 올라 1년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수출물가는 한 달 전보다 0.4% 내렸고 수입물가는 0.7% 올랐다.

천보라 기자2019-05-08

스웨덴·미국 등 국가에서 약진 두드러져 한국 삼성전자가 전 세계 주요 국가 근로자들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순위 톱10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미국 애플을 3개국 차이로 따돌리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근로자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에는 미국 구글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인터넷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YouGov)'는지난 7일'근로자들이 선택한 최고의 기업 브랜드(Worker's Choice 2019 Best Brand)'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전 세계 38개국을 대상으로 벌인 총 1,730개 기업 브랜드의 '직장 평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정됐다.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38개국 가운데 총 16개국에서 '톱 10'에 포함돼 구글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총 23개국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며 전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애플은 총 13개국에서 10위 내에 들어 종합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톱10'에 진입한 나라는 1위를 기록한 △필리핀을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한국 등 총 16개국이다. 특히 16개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6위→7위)와 베트남(1위→2위)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대비 순위가 상승하거나 같았다. 올해는 스웨덴과 미국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스웨덴에서 지난해보다 4단계 상승하며 볼보, 이케아, 미셸린, SAS 등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미셸린과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웨덴 그룹이다. 미국에서도 전년대비 3단계 상승하며 종합 1위인 구글(8위)을 제치고 7위에 안착했다. 다만 한국에서의 성적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글(1위)과 LG(2위)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이밖에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국가에서는 '톱10'에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규 기자2019-05-06

이미 보도됐던 대로 5월 7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현행 15%에서 7%로 축소돼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6원씩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이번 유가 상승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간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 조처를 단계적으로 환원하기로 한데 따른 조처다. 기획재정부는 7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휘발유, 경유, LPG 부탄에 부과하는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15%에서 7%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런 축소는 ℓ당 휘발유 65원, 경유 46원, LPG 부탄 16원씩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이달 첫째 주에만 전주보다 ℓ당 20원 가까이 오르는 등 11주 연속 상승하면서 1,400원대 후반 대에 진입한 것을 감안하면, 휘발유 가격은 1,500원대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이달 첫째 주 전주보다 ℓ당 15.7원 오른 1,553.3원으로 집계된 만큼, 1,600원대로 뛸 수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차주들은 유류세 인하 축소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이주혜 씨(33)는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1,2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이 최근 1,400원대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올랐는데 내일부터 또 기름값이 오른다니 부담스럽다"면서 난감해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6일부터 시행돼왔던 유류세 인하 정책은 계획대로 오는 9월 1일부터 유원래대로 환원될 계획이다. 이때는 지금보다 휘발유가 ℓ당 123원, 경유는 ℓ당 87원, LPG부탄은 ℓ당 30원 오른다.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자동차세(주행분, 교통세의 26%), 교육세(교통세의 15%)가, LPG 부탄에는 개별소비세에 교육세(개별소비세의 15%),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3월 10일∼2008년 12월 31일까지 약 10개월간 휘발유·경유·LPG 부탄의 유류세를 10% 인하한 이후 10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환원 시 가격 인상을 이용한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석유 정제업자 등에 대해 휘발유, 경유, LPG 부탄 반출량을 제한해왔다. 정부는 또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반출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매점매석 행위자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긴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각 시·도는 또 11월 30일까지 매점매석·판매 기피 행위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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