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자신의 아내를 언급한 것처럼 기록돼 ‘예수 아내 복음서’라고 불리며 논란을 불러왔던 파피루스 조각이 현대에 와서 위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출판부가 발간하는 성서학 권위지 신약학(New Testament Studies·NTS)은 최근호에서 지난 2012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 캐런 킹 교수로부터 공개된 파피루스 조각이 현대에 위조된 것이라는 내용이 실린 논문 6편을 발표했다.

앞서 공개된 파피루스 조각에는 콥트어로 '마리아'라는 이름이 언급되며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아내”…’라는 문장이 써있어 예수의 결혼 유무와 문서의 진위 여부 등 전세계 교계 및 학계 안팎의 많은 논란을 야기했었다.

당시 킹 교수는 해당 조각이 원래 2세기에 쓰인 그리스어 문서를 콥트어로 번역한 4세기 문서로 추정된다고 주장했고 그 후 이 파피루스에 쓰인 잉크의 성분이 고대에 쓰였던 것과 일치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논문에서 전문가들은 파피루스 조각 자체는 오래된 것이지만 여기에 사용된 잉크는 고대 잉크 성분을 흉내 낸 잉크로, 이미 알려진 콥트어 텍스트를 현대에 와서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증거로 파피루스 조각이 하버드대에 넘겨졌을 당시 이와 똑같은 잉크와 필체로 필사된 요한복음 파편도 함께 전해졌는데 이 요한복음 파편의 정체를 텍스트 분석 기법으로 조사해 본 결과 위조가 확실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는 똑같은 필체와 잉크로 쓰인 파피루스 조각도 마찬가지라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또한 파피루스 조각의 탄소연대측정 결과가 기원후 8세기로 나왔지만 이것에 적힌 콥트어 방언은 그 당시에 쓰이지 않던 것이었다는 점과 글의 내용 역시 2002년 한 홈페이지에 실렸던 콥트어 '도마복음'과 똑같았는데 그것이 인터넷에 올리는 과정에서 실수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도 찾았다.

그 밖에도 하버드대에 이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한스-울리히 라우캄프라는 사람은 해당 문서를 1963년 동독 포츠담에서 구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당시 서독에 살았던 라우캄프는 일평생 단 한번도 동독을 찾은 적이 없다는 부분도 지적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파피루스 조각의 진위 논란은 사실상 위조된 문서로 마무리됐지만 아직 위조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학계는 초기 기독교 전문가인 킹 교수도 콥트어 고문서 검증에 익숙지 않은 것일 뿐 위조에 관여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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