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1단계 무역합의…무역전쟁 18개월만에 첫 성과

김신규 기자(sfcman87@hanmail.net) ㅣ 등록일 2020-01-16 08: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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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18개월에 걸친 긴 대립의 고리를 끊고 마침내 지난 1월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설명=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12월 13일 미중이 공식 합의를 발표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서명으로 마무리했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지 약 18개월 만이다.

이번 합의는 사실상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중의 첫 합의로, 일종의 휴전을 통해 추가적인 확전을 막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졌던 불투명성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문은 총 96쪽 분량에 달한다.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거시정책·외환 투명성, 교역 확대, 이행 강제 메커니즘 등 8개 챕터로 구성됐다.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했다. 반면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설명=연합뉴스)

합의문에는 미국이 제기해왔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 조작 금지 등에 대한 중국의 약속도 담았다.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17년에 비해 2,000억 달러(231조 7,0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첫해에 767억 달러, 두 번째 해에는 1,233억 달러 어치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서비스 379억 달러, 공산품 777억 달러, 농산물 320억 달러, 에너지 524억 달러 등이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계획은 첫해에 125억 달러, 두 번째 해에 195억 달러 규모다. 2017년에 중국이 2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는데 2년간 320억 달러를 추가 구매하면 2년간 연평균 약 400억 달러 규모가 된다.

미국은 당초 지난해 12월 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1,2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번 합의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기업 비밀 절취에 대한 처벌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은행 증권 보험 등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을 약속했다.

미국은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틀 전인 지난 13일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하고 관찰대상국으로 재분류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이번 합의는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위반한 상품에 대한 판매 중단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기업기술 절취범을 형사 처벌하게 돼 있다.

또 중국은 이번 합의의 발효 이후 30일 이내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이른바 '액션 플랜'을 제출하게 돼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중국 당국의 국영기업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는 이번 합의에서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이 당초 합의문에 담을 것을 주장했던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법률개정 문구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분쟁 해결 절차다. 합의 위반이라고 판단할 경우 실무급,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이른바 '비례적인 시정조치' 권한을 규정했다. 분쟁해결 사무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제를 야기한 당사자가 합의를 깰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미중은 1단계 합의의 이행을 지켜본 뒤 2단계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앞으로 보조금 지급 중단과 함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등에 대해서도 보다 세부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2단계 합의는 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대선까지 1단계 합의를 성과로 내세우는 한편 여전히 부과중인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 2단계 합의를 위해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이전에 중국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다"며 획기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2단계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부과한 대중 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2단계 무역협상 타결 시까지 현재 부과중인 관세의 철회는 없다는 얘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류허 부총리가 대독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서한에서 미중 합의는 세계를 위해서 좋다면서 이번 합의는 미중이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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